변호사 윤경/수필

【택시 타기는 피곤해!】《세상은 교양 있는 사람보다는 돈 있는 사람을 좋아하나 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2. 2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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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타기는 피곤해!】《세상은 교양 있는 사람보다는 돈 있는 사람을 좋아하나 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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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택시를 탔다.

택시 역시 내가 오랜 만인지, 오래된 퇴비 냄새를 풍겼다.

자기 암시를 걸며 아름답고 평화로운농촌 풍경을 떠 올렸지만, ‘소 엉덩이만 연상 된다.

향긋한 커피향 에센스 냄새를 풍기는 센스가 없는 것이 아쉽다.

 

택시 기사는 2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처음부터 친절한 분과 마지막에 친절한 분이다.

처음부터 인사를 건네며 친절하게 대하는 기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좋아하기 때문이고, 마지막에 친절한 기사는 손님이 주는 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택시의 뒷 좌석에 앉아서 기사와 얘기를 나눌 때는 기사의 뒤통수를 쳐다보아야 할지 아니면 거울에 비친 기사의 눈을 보아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결코 양쪽을 번갈아 쳐다보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된다.

택시기사의 뒤통수에 달린 눈이 나를 노려보는 듯한 섬뜩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택시를 잡을 때 흥분한 사람처럼 팔을 크게 휘두르는 것은 품위와 교양을 갖춘 지성인에게는 매우 어색하고 불편한 동작이다.

이상적인 경우라면, 손가락만 까닥하는 우아한 몸놀림에 택시기사가 단숨에 달려와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택시기사들이 길 건너편에서 두 손을 들고 힘껏 흔들어대는 고릴라들에게 압도당하고 만다는 것이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두 손을 드는 것은 택시요금을 두 배로 주겠다는 구애의 몸짓이었다.

세상은 교양 있는 사람보다는 돈 있는 사람을 좋아하나 보다.

 

리무진 택시든 일반 택시든 택시를 탈 때는 뒷좌석에 타야만 왕족이라도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택시는 경찰의 선도 차량이 없기 때문에 교통체증에 꼼짝없이 갇혀서 옆 차에 타고 있는 사람에게 10분 동안 손을 흔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답례로 손을 흔들어 줄 사람은 없다.

당신이 앉아 있는 것을 보지 못한 채 손을 흔들어 택시를 불러 세우려는 멍청이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택시가 목적지에 가까워지면 지폐 한 장을 택시기사에게 건네면서 잔돈은 가지세요.’라고 폼나게 말할 수 있을 정도에서 요금미터기가 멈추어주길 기도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경험이 많고 노련한 택시기사들도 만만치 않아서 요금이 지폐에다가 잔돈 1-2백 원이 더 나올 만한 경로를 택해서, 심하게 많은 팁을 주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든다.

 

택시 타기는 여전히 피곤하다.

그나마 곧 공간이동장치가 출시된다고 하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