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의 대가를 바라지 말라.】《이왕 도와주려거든 바른 심성으로 즐겁게 끝까지 도와라.》〔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삼국지에는 유비의 일화가 나온다.
유비가 고향을 떠나 공부를 하다가 중도에 포기하고 동문수학한 공손찬과 헤어져 고향 탁현 누상촌으로 가는 길에 제법 넓은 개울을 만났다.
아무리 둘러봐도 징검다리 하나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차가운 물속에 바지를 걷고 들어갔으나 물은 생각보다 깊어서 아랫도리가 몽땅 젖어 버렸고 불을 피워 몸을 녹이고 싶었지만 갈 길이 바빠 출발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냇물 저쪽에서 한 늙은이가 유비를 부르고 있었다.
“어르신 무슨 일이십니까?”
“다리도 없는데 네놈이 업어 건네 주어야 할 것 아니냐.”
말투가 귀에 거슬렸지만, 자신은 이미 젖은 몸이라 말없이 건너온 냇물로 들어갔다.
마치 그 늙은이는 유비를 하인 부리듯 하였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그 노인을 업고 개울가에 내려 놓고 나서였다
“이런 내 정신 좀 보소. 네 놈을 부르는 데 급해서 그만 보퉁이를 두고 왔구나.”
유비가 “제가 다녀 오겠습니다.”하자, 노인은 “이놈 네가 어딜 가서 보퉁이를 찾는단 말이냐. 잔말 말고 어서 업어라.”하며 소리친다.
유비는 노인을 업고 한 번 더 냇물을 건넜다.
노인이 유비에게 물었다
“너는 나에게 무엇을 바라고 한 번 더 수고를 했느냐?”
유비가 말했다.
“제가 거절하고 가버렸다면, 어르신을 업고 강을 건넌 처음의 수고마저도 의미가 없어집니다. 하지만 조그만 참으면 첫 번째 수고로움에 두 배의 의미를 얻게 되는 것이죠.”
그러자 노인이 유비를 칭찬하며 말했다.
“나도 네게 빚을 졌으니 하나 일러 주마. 그런 마음이면 결코 남이 네가 그런 마음을 먹고 있다는 걸 알게 해서는 안된다.”
그러자 유비가 빙긋이 웃었다.
“저는 저 자신도 그걸 잊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