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쓸데없는 일에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무의미한 일을 연속적으로 하게 된다.] 【윤경 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6. 4. 16.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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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일에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무의미한 일을 연속적으로 하게 된다.] 【윤경변호사】

 

<디드로 효과(Diderot effect)>

 

프랑스의 계몽주의 사상가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는 “나의 옛 실내복과 헤어진 것에 대한 유감”이란 제목의 에세이에서 친구로부터 선물 받은 실내복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느 날 디드로는 친구에게서 고급 실내복을 선물 받았다.

그는 매우 기뻤다.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서재에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아무렇지도 않았던 책상이 우아한 실내복과 대조가 되면서 왠지 낡고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책상을 새 것으로 바꾸었다.

 

시간이 좀 지나자 벽걸이가 촌스럽게 느껴져 새로 구입했다.

그러자 의자, 시계, 장롱, 책장 등 서재의 모든 것이 초라해 보이기 시작했다.

급기야 서재 전체를 바꾸게 되었고, 바꾸지 않은 것은 자신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디드로(Diderot)는 실내복 하나 때문에 서재의 모든 것을 교체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해서 정작 중요한 글을 쓰지 못하고 우울증에 시달렸다.

 

200년 후 미국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자인 줄리엣 쇼(Juliet Schor)는 이 이야기에 착안하여 그의 저서 “과소비 미국”에서 ‘디드로 효과(Diderot effect)’의 개념을 제기했다.

 

위와 같이 한 가지 물건을 새로 구입하면 그걸 둘러싼 다른 물건들도 그 것과 어울리는 것으로 계속 교체하게 되는 것을 ‘디드로 효과(Diderot effect)’라 한다.

이는 소비행동 뿐 아니라 공부, 비즈니스, 인간관계 등 모든 상황에 적용될 수 있다.

디드로(Diderot)처럼 쓸데 없는 일 하나를 하다보면 그 것과 관련된 다른 쓸데없는 일을 연속적으로 하게 된다.

 

나도 신발을 사면 그 신발에 어울리는 신발끈을 사게 된다.

거기에 어울리는 면바지를 사고, 거기에 어울리는 면티를 사게 된다.

 

‘디드로(Diderot) 병’에 걸렸나 보다.

알면서도 하게 된다.

 

그래도 이런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쓸데 없는 짓이 나에게 소소한 행복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