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안산자락길을 걷고, 커피 한잔 마시며 책을 읽는다.]【윤경 변호사 법무법인 더리드(The Lead)】
토요일 아침 일찍 ‘안산자락길’을 걸었다.
안산시에 있는 것이 아니다.
독립문 뒤편에 있다.
이 길을 좋아하는 이유는 한번 들어서는 순간 무조건 한 바퀴를 돌아야만 주차한 곳까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양재천 산책로는 걷다가 힘들면 적당한 곳에서 돌아오는데, 이곳은 그럴 수가 없다.
한 바퀴 도는 시간은 대략 1시간 30분 정도다.
그런 상황에 나를 몰아넣고 싶을 때가 있다.
데크가 있고 경사도 완만해서 무리 없이 걷기에 좋다.
메타세콰이어 길도 있다.
겨울이라서 한적해서 더 좋다.
홀로 걷기를 마치고, 커피 한 잔에 휴식을 취하며 책을 읽는다.
어떤 삶이 행복한 걸까?
화장실 세면대를 붙잡고 거울 속에서 울고 있는 자신을 대면한 적이 있는가?
그 불쌍한 사람은 고독하고 적막한 공간에 던져져 혼자의 힘으로 버티고 있는 중이다.
아무래도 세상은 녹록지 않다.
내 마음 같은 걸 신경 써주는 사람은 없다.
나라는 존재는 그저 아무것도 아니다.
회사와 학교와 사회와 국가라는 거대한 집단 속 하나의 구성원일 뿐.
나는 언제나 그 주변부에서 대중의 무리를 따라 발맞춰 걸어가야 한다.
그렇게 사회는 우리를 다그친다.
대중으로 남아 있으라. TV 속의 주인공들에게 열광하고, 직장 내 높으신 분들에게 예의를 갖추고, 시장의 고객들에게 고개를 숙여라.
그래서다.
사랑을 한다는 것이 놀라운 까닭은.
가슴이 무너진 날, 그 사람에게로 가자.
그의 얼굴과 맑은 눈동자와 나를 반기는 미소를 보자.
그리고 그의 손을 잡고 이 밤을 보내는 거다.
바로 그 순간 나는 세상의 주인공이 된다.
세계는 나를 중심으로 회전하고 일상의 하찮음은 주변부로 사라진다.
사랑하는 이를 품에 안는다는 것은 그래서 그렇게도 놀라운 일이다.
우리가 연인의 손을 잡을 때, 세계의 구조는 재편되고 나와 그 사람은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선다.
사랑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표면적인 사실을 넘어선다.
사랑은 세계의 문제다. 새로운 세계와의 조우.
이것이 사랑하는 이를 만난다는 행위의 진정한 의미다.
이제 그의 지평은 나의 지평으로 침투해 들어와서 결국 나의 세계와 겹쳐진다.
나는 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 기존의 세계에는 없던 신비하고 새로운 것들을 하나씩 마주하게 된다.
그의 향기, 그의 옷가지, 그의 가구들, 그의 취향, 그의 언어, 그의 세계관, 그의 습관들.
나는 그가 먹는 것을 먹고, 그가 하는 말을 따라 하며, 그의 세계를 받아들인다.
그래서 헤어진다는 것은 그렇게 슬픈 일이 아니다.
그가 사라진다고 해도 그의 세계는 그대로 남을 것이기 때문에.
나는 한동안 그가 그대로 놓고 간 세계를 이리저리 배회하게 될 것이다.
그의 물건들을 들춰보고, 그의 생각의 파편들을 더듬을 것이다.
하지만 슬퍼할 필요는 없다.
사라진 것이 아니니까.
그의 세계는 나의 세계 위에 온전히 남는다. 나의 세계는 넓어지고 두터워지며, 그렇게 나는 성숙해간다.
- 채사장의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중에서 -
사랑에는 결코 후회가 없다.
그 아픔 조차 아름답기 때문이다.
사랑은 반드시 누려야 할 인생 최고의 기쁨이다.
어떤 삶을 살든 사랑만큼은 미루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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