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담론보다는 사소한 에피소드를 담은 글이 더 재미있다.]【윤경 변호사 법무법인 더리드(The Lead)】
오늘 신문에서 우연히 “김동길의 인물 에세이”를 읽었다.
노태우에 대한 글이다.
인터넷을 뒤져 그 전에 나왔던 이병철, 이주일, 김수환, 전두환, 함석헌 등에 대한 글을 찾아 모두 읽었다.
인물평치고는 지엽적이고 사소한 에피소드에 기반하고 있어, 평가의 근거는 약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흥미롭다.
자신이 겪은 ‘사소한 에피소드’를 다룬 글들이라서 아주 쉽고 재미있다.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객관적 입장”에서 쓴 글은 아니라고 김동길 교수 스스로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글은 그저 흥밋거리로 읽고 지나가면 족한 것이지, 자신의 생각과 다른 글이라고 해서 비난할 것은 아니다.
요즘 신문기사를 보면, 자신의 생각이나 입장과 다른 글에 욕설과 비난의 댓글이 줄줄이 달린다.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이 점점 도를 넘는다.
이런 시대에 이런 글을 쓰는 노교수의 용기도 대단하다.
러시아에는 “황제철도”라는 것이 있다.
러시아 황제인 알렉산드로 2세가 철도를 놓으라고 지시를 하면서 지도에 철도가 놓일 자리를 자를 대고 그었다.
그런데 자를 잡은 황제의 손가락이 조금 튀어나온 바람에 직선으로 긋다가 ‘볼록한 곡선’이 생겼다.
누구도 감히 황제에게 “직선을 그리려 한 것이었지요?”라고 묻는 사람이 없었다.
황제가 그어준 선 그대로 철도를 깔았다고 하여 그 구간을 “황제철도”라 한다.
이젠 우리 사회도 권력자나 대중의 눈치를 보면서 알아서 기는 풍토가 사라졌으면 한다.
어떤 사람들은 한번 자신의 의견을 굳혀 놓은 뒤에는 그 믿음을 정당화하는 일에 생애를 건다.
세계를 보는 자신의 시각만이 유일하게 옳은 길이라고 확신한다.
다른 사람의 견해에 비난을 하고 심지어 분노를 표출한다.
이는 참으로 슬픈 일이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관점에서도 배울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서 티끌만한 진실이라도 찾아보려고 노력해 보자.
그 순간 당신은 인내심 강하고, 더 너그럽고, 보다 철학적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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