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행을 택한 어머니의 말, “오늘이 내일이면 좋겠다.”】《죽는다는 것은 결코 슬픈 일이 아니다. 그 존엄사의 여정을 통해 난 모녀 간의 아름다운 추억을 보았다. 이 책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삶’에 관한 이야기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주문한 책이 오늘 오후 도착했다.
“오늘이 내일이면 좋겠다.”라는 도서다.
남유하 작가는 조력사망을 원하는 어머니를 스위스로 모시고 갔다.
암으로 고통 받는 어머니가 존엄사로 생을 마감하는 과정을 그린 에세이다.
최종일을 하루 앞둔 어머니가 죽음을 하루라고 빨리 앞당기고 싶어 한 말이 바로 “오늘이 내일이면 좋겠다.”이다.
첫 장을 펼치니 프롤로그가 나온다.
겨우 4페이지를 읽는 순간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단숨에 읽었다.
슬퍼서 나오는 눈물이 아니라, 모녀간의 그 아름다운 추억과 삶이 감동적이어서다.
난 존엄사에 대해 관심이 많고, 내 죽음은 내가 선택하는 방법으로 사랑하는 가족이나 지인들과의 추억 속에 아름답게 끝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죽는다는 것은 결코 슬픈 일이 아니다.
그 존엄사의 여정을 통해 난 모녀 간의 아름다운 추억을 보았다.
이 책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삶’에 관한 이야기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삶의 나뭇가지에서 많은 추억의 낙엽을 떨어뜨린다.
어쩔 수 없이 우리 곁을 떠나는 기억을 더듬으며 느끼는 안타까운 마음을 추억을 통해 다시 확인하는 것은 아닐까.
나 역시 내가 죽고 난 후에도 사랑하는 가족들이 좋은 추억으로 나를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애틋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험한 세상을 헤치고 나갈 용기를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