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주식과 공매도금지】《바람이 흔들리는가, 깃발이 흔들리는가?》〔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0. 3. 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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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과 공매도금지】《바람이 흔들리는가, 깃발이 흔들리는가?》〔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오늘 뉴스를 보니 공매도 금지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공매도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

다만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국가경제나 기업 입장에서 유리하므로, 공매도 금지의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수혜자는 국가기업이다.

국가나 기업은 주식시장의 폭락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식투자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주가 상승기에는 누구나 돈을 번다.

하지만 주식폭락장에서 돈을 버는 것이 더 쉽고 빠르다.

 

공매도의 역사는 너무 길다.

네덜란드에서 최초의 주식시장이 형성될 때도 공매도가 존재했다.

선물도 공매도와 비슷한 헷지기능을 하는데, 선물시장의 역사도 주식시장만큼이나 길다.

 

추세매매의 대가인 제시 리버모어(Jesse Livermore)는 거의 대부분의 수익을 공매도로 벌었다.

위대한 투자자인 앙드레 코스톨라니(Andre Kostolany)도 폭락장에서 돈을 벌었다.

 

가치투자의 대가라고 불리는 워렌 버핏(Warren Buffett)도 마찬가지다.

며칠 전 워렌 버핏은 코로나 사태로 미국 주가가 폭락한 날에 수백억 원어치의 주식을 쓸어 담았다.

(관련기사 사이트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0/03/233989/

https://www.fnnews.com/news/202003051805460192 )

세계경제의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그는 점차 그 매수규모를 늘여 나갈 것이다.

그의 말대로 이렇게 헐값에 사들이는 기회가 언제 또 오겠는가?

 

난 공매도 반대론자는 아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그대로 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원전폐지건, 세금퍼주기건 국민들이 주체이므로, 국민들이 원하는대로 하면 된다.

그럼 아무 문제 없다.

 

공매도금지가 이루어지면, 파장은 크겠지만 그에 적응하여 시장은 그럭저럭 다시 돌아갈 것이다.

 

다만 주식시장의 상승기보다 폭락기가 더 길다는 점, 폭락시장에서는 매물벽이 거의 없어서 과도한 폭락과 급등이 연출되기 때문에 그 변동성으로 인한 투자수익이 매우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주식투자자들이 돈을 버는 것은 상승기가 아니라 폭락기라는 것을 역사는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즉 주식투자를 하는 어떤 분이 폭락장을 두려워한다는 말은 이미 대부분의 자금이 고점에서 물려 있어 더 이상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말을 자인하는 것이다.

이는 곧 투자시점을 잘못 잡은 커다란 패착에 들어선 것을 의미한다.

고통스런 기다림 끝에 온 상승장에서 얼마의 이익을 얻겠지만, 또다시 고점에서 물리는 일이 반복될 것이다.

 

포커판에 끼어든지 30분이 지나도록 누가 봉인지 모른다면, 그때는 당신이 봉이다.”라는 격언이 있다.

제시 리버모어는 당신이 폭락장에서 돈을 벌지 못한다면 빨리 주식시장을 떠나라라고 말했다.

폭락장을 기회로 생각하지 않고 두려하는 분이라면, 기관이나 외국인의 먹이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분은 결코 주식투자를 해서는 안된다.

 

로버트 그린(Robert Greene)이 쓴 전쟁의 기술(The 33 Strategies Of War)” 중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16세기 일본에 신음류(新陰流)라는 독특한 검술이 등장했다.

이 방법을 쓰는 사무라이는 발걸음부터 눈의 깜박임까지 상대방의 모든 움직임을 똑같이 따라해 적을 곤혹스럽게 했다.

인내심을 잃은 적이 공격에 나서 허점을 보이는 순간 치명적인 반격을 가한다.

이 검술의 핵심은 상대방이 초조하고 불안해 하는 와중에도 끝까지 침착성을 잃지 않는 데 있다.

일본의 어느 사무라이는 일부러 대결장소에 늦게 나타나 화가나 갈갈이 뛰는 상대방의 목을 단칼에 베기도 했다.

뛰어난 사무라이는 칼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마음을 평정한 사람이다.

 

상대방과 겨루어야 하는 포커판이나 금융투자시장에도 이 원리는 강력하게 적용된다.

 

혼마 무네히사(本間宗久, 1717~1803)는 일본 에도시대에 쌀 거래로 일본 경제를 좌지우지했던 거상이다.

사케다5의 창시자로서 전설적인 투자 명인 중 한사람이다.

 

현재 주식차트의 기술적 분석에 쓰이는 캔들차트의 고안자인 혼마 무네히사가 거래 초기, 거듭된 실패로 빈털터리가 되자 고향에 있는 산사로 들어간다.

어느 날 주지스님은 담 너머 펄럭이는 깃발을 가리키며 자네는 저 깃발이 왜 흔들린다고 생각하나라고 묻는다.

답을 알 길이 없던 혼마가 바람이 불어대니 흔들리는 거죠라고 건성으로 대답하자,

스님은 저 깃발이 흔들리는 건 자네 맘이 흔들리기 때문이네라고 말한 뒤 사라졌다.

 

결국 흔들리는 마음이 문제였다.

여기서 큰 깨달음을 얻은 혼마는 이후 투자에서 백전백승하며 거래의 신’, ‘앉아서 천하를 움직이는 사람으로 불리기 시작한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 평정심을 잃지 않은 자가 게임에서 승리한다.

흔들리는 것은 깃발이 아니라 마음이다.”

도박판이나 투자의 금융시장에서 패한 자는 상황이 불리해서가 아니라 마음이 불리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