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실과 치간치솔】《27살 수녀의 치아가 모두 문드러져 버렸다니!》〔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이탈리아의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에게는 두 딸이 있었다.
베네치아에서 마리나 감바를 만나 10년 넘게 부부처럼 살았지만 합법적 부부가 아니었다,
냉정한 아버지 갈릴레오는 두 딸을 피렌체 교회 아르체트리에 있는 산 마테오 수녀원에 보냈다.
당시 큰 딸 비르지니아는 13살이었고, 둘째 리비아는 12살이었다.
둘 다 합법적인 자녀가 아니었기 때문에 결혼을 하기 어려웠다.
당시 출생의 문제가 있는 딸을 결혼시키려면 막대한 지참금이 필요했다.
17세기 초반 이탈리아에서 수녀원 생활은 평탄하지 않았다.
춥고 배고프고 고단한 생활의 연속이었다.
수녀원에서는 항상 먹을 것이 부족했고, 건강을 돌보기 어려웠다.
수녀로서 마리아 첼레스테(Maria Celeste)라는 이름을 갖게 된 큰 딸은 1628년 3월 25일 편지에서 아버지 갈릴레오에게 다음과 같이 썼다.
“내 나이에 벌써 거의 이가 없어서 씹기가 힘들어요. 아버지가 기름기 많은 양고기를 보내줄 수 있다면 아주 기쁠 거에요. 나는 양고기를 분명히 먹을 수 있을 테니까요.”
큰 딸 마리아는 배고파서 먹을 것을 보내달라고 말했다.
그런데 치아가 거의 없었다.
스물일곱 살밖에 되지 않는 딸은 충치로 인한 치통이 심해서 스스로 자기 이빨을 모두 발치해 버렸다.
그 딸은 1634년에 사망했다.
고작 서른 세 살였다.
이질을 앓다가 속절없이 세상을 떠버렸다.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고, 겨우 27살의 젊은 나이에 충치로 이빨이 모두 문드러지고, 고통에 시달리다가 이질로 사망했다는 것이 정말 끔찍하고 허망하다.
그 흔한 치실과 치간치솔을 왕창 보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고, 의료기술이 발달해 스케일링과 임플란트 등으로 건강한 치아를 유지할 뿐 아니라 위생적이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정말 힘들고 고통스런 삶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겨우 반세기 전만 해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을 것이다.
우리가 과거가 아닌 지금 이런 시대에 태어난 것은 정말 놀라운 행운이다.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선진국으로 출장이나 여행을 다녀보면, 이제는 우리나라가 그 나라에 비해 못산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 나라의 시스템이 우리나라보다 더 비효율적이고 불편하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더 많다.
선진국의 느려 터진 서비스, 식당 종업원들의 불친절함, 일찍 닫는 편의점이나 점포, 돈 받는 화장실 등 말이다.
유럽 대도시에서조차 와이파이(Wi Fi)가 안 되거나 느리고 자주 연결이 끊기는 것 또한 답답하다.
비행기도 우리나라 항공편을 타면 더 푸근하고 편하다.
외국항공기에 비해 우리나라 국적기 승무원들은 너무 친절하다.
광개토대왕 시절과 비교한다고 해도,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부강한 시대에 살고 있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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