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사과의 위력】《좀 더 겸손하고, 여유롭고, 관대하고, 친절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정치인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상대방을 비방하고 헐뜯는 ‘네거티브(Negative) 전략’을 구사한다.
히틀러가 사용한 대중선동의 기술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왜 상대방을 치켜세우고 존중해 주는 문화가 정치인들에게는 없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네거티브(Negative) 전략이 포지티브(Positive) 전략보다 대중의 마음을 더 사로잡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자리에는 늘 소문이 따라 다닌다.
소문은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다른 사람의 스캔들이나 악행을 전파하는 사람은 몹시 흥분되고 즐겁다.
반면 소문의 주인공은 고통과 괴로움에 갇혀 있다.
소문은 위험하지만, 항상 살아 남는다.
소문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속성 때문에 여전히 강력하고 잘 먹힌다.
악은 매혹적이지만, 선은 지루하다.
사람들은 ‘교훈적인 이야기’보다 ‘범죄물’을 더 좋아한다.
오랜 세월을 한결 같이 함께 산 부부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것보다 혈투 끝에 갈라선 커플(Couple)의 사연을 듣는 것이 더 재미있다.
다른 사람들의 선행, 업적이나 잘난 척하는 것을 듣는 것보다 그들의 불행, 고난, 망가진 모습에 더 열광한다.
오랜 만에 만난 사람에게 “어떻게 지내세요?”하고 묻는다.
이때 상대방이 “잘 지냅니다.”라고 대답하면, 대화는 바로 끝난다.
잘 지내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가던 길을 가면 된다.
대화가 흥미로워지는 것은 ‘상대방이 잘 지내지 못할 때’이다.
자동차 경주를 흥미롭게 지켜보는 이유는 단순히 자동차가 트랙을 미친 듯이 도는 모습을 구경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관심을 끄는 것은 드물게 일어나는 ‘돌발사고’이다.
이를 목격하기 위해 몇 시간이고 경기를 지켜본다.
마치 죽음을 기다리는 독수리 같다.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나면, 사고가 나지 않은 ‘반대 차선’에서도 정체가 발생한다.
기꺼이 도와주려는 것이 아니다.
타인의 불행을 지켜보면서 자신이 사고를 당하지 않은 사실을 기뻐하고 짜릿한 전율을 느낀다.
정치권은 선보다 악이 팽배해 있다.
크고 실한 사과들이 들어 있는 상자에 썩은 사과를 집어넣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멀쩡한 사과들도 모두 썩어버린다.
반대로 썩은 사과들이 들어 있는 상자에 좋은 사과를 넣으면 어떨까?
그런다고 썩은 사과들이 다시 좋아지지는 않는다.
단 한 개의 좋은 사과도 함께 썩어버린다.
숙청과 보복, 비난과 음해, 내로남불 등 정치권에 존재하는 썩은 사과들이 좋은 사과들마저 점점 썩게 만들고 있다.
좀 더 겸손하고, 여유롭고, 관대하고, 친절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신바람 나는 뉴스에 국민들이 모두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