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단조롭고 재미없다고 느낄 때】《 젊은이들에게는 간절함이나 절박함이 커다란 성취의 원동력이 되지만, 나이가 들면 이젠 가끔씩 마음을 내려놓은 것이 필요하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많이 걷고나면, 피곤해서 금방 잠이 든다.
체력이 떨어지는 모양이다.
노안이 심해져 안경도 원거리용, 중거리용, 근거리용을 따로 쓰지 않으면, 눈이 금방 피로해진다.
흰머리는 물론 흰수염과 흰콧털까지도 보인다.
우리 베이비붐 세대가 60세를 넘기기 시작했다는 것은 꽤나 충격적인 일이다.
자신들은 영원히 나이 먹지 않으리라 믿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제는 삶의 기회들이 더 이상 없다는 실존적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순간이 왔다.
마음 깊이 자리한 나이듦에 대한 공포다.
17세기 정치인이자 시인이었던 앤드류 마블(Andrew Marvell)은 그 느낌을 단 두 줄로 잘도 표현했다.
“그러나 나는 등 뒤에서 듣는다(But at my back I always hear).
시간이 날개달린 전차처럼 달려오는 소리를(Time’s winged chariot hurrying near).”
50대 중반이 되면 인생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한쪽 발은 여전히 안전한 직업이 주는 편안함을 디디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다가올 미래의 불확실성과 노후대비에 대한 두려움의 냄새를 맡는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이제부터 살아야 할 시간보다 되돌아볼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과는 다른 눈으로 세상과 삶을 바라보게 된다.
인생에는 완벽한 성공도, 절망뿐인 실패도 없다.
젊은이들에게는 간절함이나 절박함이 커다란 성취의 원동력이 되지만, 나이가 들면 이젠 가끔씩 마음을 내려놓은 것이 필요하다.
난 아직은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지 못했나 보다.
가끔은 삶이 단조롭고 재미없다고 느낄 때가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