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꾀죄죄한 또르의 변신】《만지고, 껴안고, 얼굴을 비벼대는 그 촉감만으로도 아름답고, 놀라운 감동을 준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1. 11. 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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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죄죄한 또르의 변신】《만지고, 껴안고, 얼굴을 비벼대는 그 촉감만으로도 아름답고, 놀라운 감동을 준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오늘은 한달에 한번 또르가 목욕과 미용을 하는 날이다.

털이 길게 자란데다가 엉켜버려 꾀죄죄한 모습의 걸레덩어리가 되었다.

동물병원에 데려가기 전에 마음껏 산책을 시킨다.

 

오늘 아주 짧게 미용을 했다.

향긋한 샴푸냄새가 난다.

 

내 얼굴을 또르의 보송보송한 털에 갖다 대고 문지르면, 기분이 정말 좋아진다.

가볍고 살랑거리는 부드러운 솜털이 내 두뺨을 스치는 그 촉감이 너무 좋다.

깨끗하게 세탁한 향긋한 이불에 몸을 던졌을 때의 그 기분좋음보다 천만배 즐겁다.

작은 생명의 따뜻한 온기와 함께 팔딱팔딱 뛰는 심장의 두근거림이 그대로 느껴진다.

 

온 몸이 부드럽고 가벼운 하얀 털로 덮혀 있지만, 배 쪽은 털이 없이 분홍빛의 맨살이다.

어린 아이의 살보다도 더 연약해 세게 만지면 터질 것 같다.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찹쌀떡을 만지는 느낌이다.

배를 가볍게 쓰다듬으면, 또르가 좋아한다.

 

가볍게 여러 번 쓰다듬고 있으면, 또르는 기분 좋게 눈을 감는다.

나도 누워있는 또르를 베고 잠을 청한다.

세상의 어느 베개보다도 편하다.

행복감이 온몸으로 전달된다.

 

또르를 만지고, 껴안고, 얼굴을 비벼대는 그 촉감만으로도 세상은 아름답고, 놀라운 감동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