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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의 승인, 한정승인, 단순승인】《특별한정승인》〔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3. 1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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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의 승인, 한정승인, 단순승인】《특별한정승인》〔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단순승인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2015-2017 참조]

 

. 의의

 

피상속인의 권리·의무를 무제한·무조건으로 승계하는 것을 말한다.

 

. 방법

 

단순승인의 의사표시

 

법정단순승인(1026)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1)

 

상속의 한정승인이나 포기의 효력이 생긴 이후에는 더 이상 단순승인으로 간주할 여지가 없으므로, 이 규정은 한정승인이나 포기의 효력이 생기기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63586 판결 참조). 한정승인이나 포기의 효력이 생긴 후에 상속재산을 처분한 경우에는 뒤에서 볼 제3호의 해당 여부만 문제될 뿐이다.

 

상속의 한정승인이나 포기는 상속인의 의사표시만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법원에 신고를 하여 가정법원의 심판을 받아야 하며, 그 심판은 당사자가 이를 고지받음으로써 효력이 발생한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20401 판결 참조). 이는 한정승인이나 포기의 의사표시의 존재를 명확히 하여 상속으로 인한 법률관계가 획일적으로 처리되도록 함으로써, 상속재산에 이해관계를 가지는 공동상속인이나 차순위 상속인, 상속채권자, 상속재산의 처분 상대방 등 제3자의 신뢰를 보호하고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상속인이 가정법원에 상속포기의 신고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수리하는 가정법원의 심판이 고지되기 이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하였다면, 이는 상속포기의 효력 발생 전에 처분행위를 한 것에 해당하므로 제1026조 제1호에 따라 상속의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373520 판결).

 

여기서 처분행위라 함은 재산의 현상 또는 그 성질을 변하게 하는 사실적 행위 및 재산의 변동을 생기게 하는 법률적 행위를 포함한다 할 것이나 상속재산의 보존 및 관리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5. 6. 23. 선고 201450913 판결).

 

상속인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지 아니한 때(2)

 

민법은 상속인이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또는 그 의사와 무관하게 단순승인 의제의 효과로 인하여 상속채무에 대하여 무한책임을 부담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상속인이 자유롭게 상속 포기나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인정하면서도, 상속인에게 부여된 이러한 선택권이 자칫 후순위 상속인이나 상속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법적 지위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는 점에 유의하여 법적 불안정을 조기에 해소하고자 상속인이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선택할 수 있는 제척기간을 3개월로 한정하고 있다.

상속인이 제한능력자인 경우에는 제1019조 제1항의 기간은 그의 친권자 또는 후견인이 상속이 개시된 것을 안 날부터 기산한다(1020).

 

상속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3)

 

1026조 제3호의 법정단순승인 사유가 있으면 그 전에 상속인이 한 한정승인 또는 포기의 효력이 소멸하고 단순승인의 효과가 발생하여 상속인의 고유재산에 대하여도 집행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점 때문에 제1026조 제3호는 상속인의 배신적 행위에 대한 제재로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라 함은 한정승인을 함에 있어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로써 상속재산을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는 것을 뜻하므로, 위 규정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상속인이 어떠한 상속재산이 있음을 알면서 이를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 즉 그 재산의 존재를 쉽게 알 수 없게 만들려는 의사가 있을 것을 필요로 한다. 위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민법은 상속에 있어 법적 안정성이라는 공익을 도모하기 위하여 포괄·당연승계주의를 채택하면서,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채무를 무한정 상속하여 파탄에 빠지는 것을 막아 상속인을 보호하기 위해 상속인으로 하여금 그의 의사에 따라 상속의 효과를 귀속시키거나 거절할 수 있는 자유를 주고자 상속의 포기·한정승인제도를 두고 있는 것이므로, 법원으로서는 위와 같은 한정승인제도의 취지와 의의를 염두에 두고 제1026조 제3호의 의미와 효과를 고려하여, 1026조 제3호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한정승인에 의한 청산절차에서 재산목록에 기재되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실제 상속채권자의 지위에 있으면 청산절차의 대상이 되고 그의 재산목록에 기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권효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소송 등의 분쟁이 예상되거나 계속 중인 상태에서 상속이 개시된 경우, 한정승인을 하는 상속인으로서는 분쟁과 관계된 재산이나 채권, 채무 등을 재산목록에 기입하게 되면 자칫 분쟁의 결과에 따라 그 내용이 사실과 달라지거나, 또는 이로 인해 소송상대방의 주장을 인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를 기입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더욱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29853 판결).

 

. 효과

 

제한 없이 피상속인의 권리, 의무를 승계한다(1025).

 

2. 한정승인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2018-2026 참조]

 

. 의의와 취지

 

상속으로 인하여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것을 말한다(1028, 1029). 이는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채무를 무한정 상속하여 파탄에 빠지는 것을 막아 상속인을 보호하려는 데 본래의 목적이 있다.

 

. 방법

 

원칙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상속재산의 목록을 첨부하여 가정법원에 한정승인의 신고를 하여야 한다(1030). 여기서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의 의미에 관하여는 다툼이 있으나, 통설 및 판례는 상속개시의 사실 및 자기가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을 의미한다고 한다. 따라서 상속재산 및 상속채무의 존재를 알아야만 위 고려기간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 가정법원의 한정승인신고 수리의 심판은 일응 한정승인의 요건을 구비한 것으로 인정한다는 것일 뿐 그 효력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고, 상속의 한정승인의 효력이 있는지 여부의 최종적인 판단은 실체법에 따라 민사소송에서 결정될 문제이다(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221882 판결).

 

특별한정승인

 

헌법재판소는 신고기간이 도과하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하는 개정 전 민법 제1026조 제2호가 상속인의 재산권과 사적자치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고(헌법재판소 1998. 8. 27. 선고 96헌가22 등 전원재판부 결정), 2002년 민법 개정으로 특별한정승인 제도가 신설되었다.

 

2002. 1. 14. 법률 제6591호로 개정된 민법 제1019조 제3항에 따르면, 상속인은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1026조 제1호 및 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단순승인 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을 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상속재산 중 이미 처분한 재산이 있는 때에는 그 목록과 가액을 함께 제출하여야 한다(1030조 제2).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다.’ 함은 상속인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함으로써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것을 뜻하고,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였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상속인에게 있다(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7904 판결. 예컨대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30517 판결은 피상속인이 사망 전 암으로 장기간 치료받으면서 치료비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사망하였고 상속인 중 1인이 피상속인의 생전에 관련 민사소송에서 피상속인의 대리인으로서 소송을 수행하면서 피상속인의 자산이 없음을 주장한 적도 있었던 사안에서 상속인들이 상속채무의 초과 사실을 알지 못한 데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았고,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58768 판결은 상속채권자들이 피상속인의 사망일부터 1년이 경과한 후에서야 경매신청 등 권리를 행사하기 시작한 사안에서 상속인들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월 내에는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이를 알지 못한데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보았다).

 

위 한정승인 기간은 특별한정승인 신고의 가능성을 무한정 남겨둘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법적 불안 상태를 막기 위하여 마련한 제척기간이다(대법원 2003. 8. 11. 200332 결정 등 참조.).

 

이러한 민법 제1019조 제3항은 민법 부칙(2002. 1. 14. 개정 법률 부칙 중 2005. 12. 29. 법률 제7765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 3, 4항에 따라 1998. 5. 27.부터 위 개정 민법 시행 전까지 상속개시 있음을 안 상속인과 1998. 5. 27. 전에 상속개시 있음을 알았지만 그로부터 3개월 내에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다가 1998. 5. 27. 이후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게 된 상속인에게도 적용되므로, 이러한 상속인들도 위 부칙 규정에서 정한 기간 내에 특별한정승인을 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그러나 위 부칙 규정상 1998. 5. 27. 전에 이미 상속개시 있음과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모두 알았던 상속인에게는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러한 상속인은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없는 것으로 귀결된다.

 

민법 제1019조 제1, 3항의 각 기간은 상속에 관한 법률관계를 조기에 안정시켜 법적 불안 상태를 막기 위한 제척기간인 점,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법정대리인 제도와 민법 제1020조의 내용 및 취지 등을 종합하면, 상속인이 미성년인 경우 민법 제1019조 제3항이나 그 소급 적용에 관한 민법 부칙 제3, 4항에서 정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였는지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이 언제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2440 판결,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215268 판결 참조).

 

미성년 상속인의 법정대리인이 인식한 바를 기준으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는지 여부이를 알게 된 날을 정한 다음 이를 토대로 살폈을 때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애당초 적용되지 않거나 특별한정승인의 제척기간이 이미 지난 것으로 판명되면, 단순승인의 법률관계가 그대로 확정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효과가 발생한 이후 상속인이 성년에 이르더라도 상속개시 있음과 상속채무 초과사실에 관하여 상속인 본인 스스로의 인식을 기준으로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적용되고 제척기간이 별도로 기산되어야 함을 내세워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19232918 전원합의체 판결).

 

가사소송규칙 제75조 제3항은 가정법원의 한정승인신고 수리 심판서에 신고 일자와 대리인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도록 정할 뿐 민법 제1019조 제1항의 한정승인과 같은 조 제3항의 특별한정승인을 구분하여 사건명이나 근거조문 등을 기재하도록 정하고 있지 않고, 재판실무상으로도 이를 특별히 구분하여 기재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신설된 후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하거나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된 후에 한정승인신고를 하고 가정법원이 특별한정승인의 요건을 갖추었다는 취지에서 수리심판을 하였다면 상속인이 특별한정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적용되는 사건에서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하거나 민법 제1026조 제1, 2호에 따라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된 다음 한정승인신고를 하여 이를 수리하는 심판을 받았다면, 상속채권에 관한 청구를 심리하는 법원은 위 한정승인이 민법 제1019조 제3항에서 정한 요건을 갖춘 특별한정승인으로서 유효한지 여부를 심리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289651 판결. 이 판례는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84936 판결은 특별한정승인에 대응하는 제도가 없는 상속포기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 제한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한 에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에는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1026조 제3).

 

판례는 여기서 부정소비라 함은 정당한 사유 없이 상속재산을 써서 없앰으로써 그 재산적 가치를 상실시키는 행위를 의미하고(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63586 판결. 이 판결은 상속인이 상속재산인 농지를 처분한 대금 전액이 우선변제권자인 농업기반공사에게 귀속되었다면 상속재산의 부정소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라는 것은 한정승인을 함에 있어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로써 상속재산을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30968 판결 : 상속에 관한 비용은 상속재산 중에서 지급하는 것이고(민법 제998조의2), 상속에 관한 비용이라 함은 상속재산의 관리 및 청산에 필요한 비용을 의미하는바, 장례비용도 피상속인이나 상속인의 사회적 지위와 그 지역의 풍속 등에 비추어 합리적인 금액 범위 내라면 이를 상속비용으로 보아야 한다. 피고들은 소외 망 정한철이 사망한 후 정한철이 가지고 있던 소외 대한생명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보험계약 해약환급금 8,793,540원을 수령하여 이를 망인의 장례비용에 충당하였다는 것인바,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들이 상속재산인 해약환급금을 정한철의 장례비용으로 지출한 것은 합리적인 범위 내의 금액으로서 정당하여, 해약환급금은 상속에 관한 비용으로 모두 지출되어 남지 않게 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들이 한정승인 신고시 해약환급금을 상속재산의 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로써 기입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한편, 1019조 제3항은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을 한 경우뿐만 아니라 제1026조 제1호 및 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에도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설사 상속인들이 상속재산 협의분할을 통해 이미 상속재산을 처분한 바 있다고 하더라도 상속인들은 여전히 제1019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329562 판결).

 

. 한정승인의 효과

 

상속재산의 범위에서 상속채무에 대한 책임 부담

 

한정승인을 하면 상속인은 상속개시 된 때부터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의무를 승계하지만 그 상속채무에 대한 책임은 상속재산의 범위[1019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한정승인을 한 경우에는 그 상속인은 상속재산 중에서 남아있는 상속재산과 함께 이미 처분한 재산의 가액을 합하여 변제를 하여야 한다(1034조 제2)] 내로 제한되므로, 상속채권자는 한정승인자의 고유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할 수 없다.

 

상속채권자가 상속인을 상대로 상속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경우 상속인이 한정승인 항변을 하면 법원은 피고는 망 OOO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에서 원고에게 금 OOO원을 지급하라는 주문을 내어야 하고(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30968 판결), 이러한 집행권원에 기초하여 상속채권자가 상속인의 고유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하는 것은 위법하므로, 이 경우 상속인은 제3자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대법원 2005. 12. 19. 2005128 결정 : 상속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에서 피고의 한정승인 항변이 받아들여져서, 원고 승소판결인 집행권원 자체에, ‘상속재산의 범위에서만금전채무를 이행할 것을 명하는 이른바 유한책임의 취지가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속인의 고유재산임이 명백한 임금채권 등에 대하여 위 집행권원에 기한 압류 및 전부명령이 발령되었을 경우에, 상속인인 피고로서는 책임재산이 될 수 없는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이 행하여졌음을 이유로 제3자이의의 소(민사집행법 제48)를 제기하거나, 그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 자체에 대한 즉시항고(민사집행법 제227조 제4, 229조 제6)를 제기하여 불복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민사집행법 제44)에 의하여 불복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하고, 나아가 만약 그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이 이미 확정되어 강제집행절차가 종료된 후에는 집행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되, 피전부채권 중 실제로 추심한 금전 부분에 관하여는 그 상당액을 반환을 구하고, 아직 추심하지 아니한 부분에 관하여는 그 채권 자체의 양도를 구하는 방법에 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하였으면서도 한정승인 항변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법원은 단순이행판결을 선고할 수밖에 없는데, 그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상속인은 변론종결 전의 한정승인을 이유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집행력의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623138 판결(한정승인에 의한 책임의 제한은 상속채무의 존재 및 범위의 확정과는 관계가 없고 다만 판결의 집행대상을 상속재산의 한도로 한정함으로써 판결의 집행력을 제한할 뿐이다. 특히 채권자가 피상속인의 금전채무를 상속한 상속인을 상대로 그 상속채무의 이행을 구하여 제기한 소송에서 채무자가 한정승인 사실을 주장하지 않으면, 책임의 범위는 현실적인 심판대상으로 등장하지 아니하여 주문에서는 물론 이유에서도 판단되지 않는 것이므로 그에 관하여는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 그러므로 채무자가 한정승인을 하고도 채권자가 제기한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 그 사실을 주장하지 아니하는 바람에 책임의 범위에 관하여 아무런 유보가 없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는 그 후 위 한정승인 사실을 내세워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봄이 옳다). 그러나 위와 같은 기판력에 의한 실권효 제한의 법리는 채무의 상속에 따른 책임의 제한 여부만이 문제되는 한정승인과 달리 상속에 의한 채무의 존재 자체가 문제되어 그에 관한 확정판결의 주문에 당연히 기판력이 미치게 되는 상속포기의 경우에는 적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79876 판결). 다만, 채권자가 상속포기 사실을 알면서도 확정판결을 받았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확정판결에 따른 집행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 여지는 있다(200879876 판결도 이러한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한정승인자도 피상속인의 채무는 그대로 승계하므로 피상속인의 채무에 관한 기존의 보증채무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상속재산과 고유재산의 분리

 

책임재산의 분리

 

피상속인의 채무에 대한 한정승인자의 책임은 상속재산으로 한정되고, 그 결과 상속채권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인의 고유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없으며 상속재산으로부터만 채권의 만족을 받을 수 있다.

이와의 형평 및 한정승인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한정승인자의 고유채권자는, 상속재산에 관하여 담보권을 취득하였다는 등 사정이 없는 이상, 상속채권자가 상속재산으로부터 그 채권의 만족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상속재산을 고유채권에 대한 책임재산으로 삼아 이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한정승인자의 고유채무가 조세채무인 경우에도 그것이 상속재산 자체에 대하여 부과된 조세나 가산금, 즉 당해세에 관한 것이 아니라면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6. 5. 24. 선고 2015250574 판결).

 

한정승인자가 상속재산에 관하여 처분행위를 한 경우

 

처분행위 자체는 유효함

 

민법은 한정승인자에 관하여 그가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한 경우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1026조 제3) 외에는 상속재산의 처분행위 자체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정승인으로 발생하는 위와 같은 책임제한 효과로 인하여 한정승인자의 상속재산 처분행위가 당연히 제한된다고 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10. 3. 18. 선고 200777781 전원합의체 판결).

 

따라서 한정승인자가 상속재산에 관하여 제3자에게 소유권을 이전해 주거나 저당권 등의 담보권을 설정해 주더라도 그 자체는 법률상 유효하다. 다만, 이 경우 한정승인자는 제1026조 제3호에 의하여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되는 수가 있고, 그 밖에도 상속채권자는 수익자가 악의인 경우에는 그 수익자에 대하여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한정승인자로부터 상속재산에 관하여 저당권 등의 담보권을 취득한 사람과 상속채권자 사이의 우열관계

 

민법은 한정승인자가 상속재산으로 상속채권자 등에게 변제하는 절차는 규정하고 있으나, 한정승인만으로 상속채권자에게 상속재산에 관하여 한정승인자로부터 물권을 취득한 제3자에 대하여 우선적 지위를 부여하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으며, 1045조 이하의 재산분리 제도와 달리 한정승인이 이루어진 상속재산임을 등기하여 제3자에 대항할 수 있게 하는 규정도 마련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한정승인자로부터 상속재산에 관하여 저당권 등의 담보권을 취득한 사람과 상속채권자 사이의 우열관계는 민법상의 일반원칙에 따라야 하고, 상속채권자가 한정승인의 사유만으로 우선적 지위를 주장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치는 한정승인자가 그 저당권 등의 피담보채무를 상속개시 전부터 부담하고 있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대법원 2010. 3. 18. 선고 200777781 전원합의체 판결).

 

혼동의 예외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한 때에는 피상속인에 대한 상속인의 재산상의 권리, 의무는 소멸하지 아니한다(1031).

 

상속재산의 관리

 

상속인은 그 고유재산에 대하는 것과 동일한 주의로 상속재산을 관리하여야 한다(1022).

 

. 청산절차

 

청산절차는 한정승인자가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법원이 선임한 관리인이 진행할 수도 있다. 즉 상속인이 수인인 경우에는 법원은 각 상속인 기타 이해관계인의 청구에 의하여 공동상속인 중에서 상속재산관리인을 선임할 수 있고(1040조 제1), 법원이 선임한 관리인은 공동상속인을 대표하여 상속재산의 관리와 채무의 변제에 관한 모든 행위를 할 권리의무가 있으며(1040조 제2), 아래 청산절차에 관한 규정은 관리인에 준용한다(1040조 제3).

 

채권자에 대한 공고, 최고

 

한정승인자는 한정승인을 한 날로부터 5일 내에(관리인이 선임된 경우에는 관리인이 그 선임을 안 날로부터 5일 내, 1040조 제3항 단서) 일반상속채권자와 유증받은 자에 대하여 한정승인의 사실과 일정한 기간 내에 그 채권 또는 수증을 신고할 것을 공고하여야 한다(1032조 제11). 그 기간은 2월 이상이어야 한다(1032조 제12). 위 공고에는 기간 내에 신고하지 아니하면 청산으로부터 제외될 것을 표시하여야 한다(1032조 제2, 88조 제2).

 

또한 한정승인자는 알고 있는 채권자 및 유증받은 자에 대하여는 각각 그 채권 또는 수증을 신고하도록 최고하여야 한다(1032조 제2, 89). 알고 있는 채권자나 유증받은 자는 청산으로부터 제외하지 못한다.

한정승인자는 위 신고기간 만료 전에는 상속채권의 변제를 거절할 수 있다(1033).

 

배당변제

 

한정승인자는 위 신고기간 만료 후에 상속재산으로서 그 기간 내에 신고한 채권자와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하여 각 채권액의 비율로 변제하여야 한다(1034조 제1항 본문). 그러나 우선권 있는 채권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1034조 제1항 단서). 여기서 이러한 배당변제를 받을 수 있는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한정승인자가 채권신고의 최고를 하는 시점이 아니라 배당변제를 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한정승인자가 채권신고의 최고를 하는 시점에는 알지 못했더라도 그 이후 실제로 배당변제를 하기 전까지 알게 된 채권자가 있다면 그 채권자는 배당변제를 받을 수 있는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18. 11. 9. 선고 201575308 판결).

 

1019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특별한정승인을 한 경우에는 그 상속인은 상속재산 중에서 남아있는 상속재산과 함께 이미 처분한 재산의 가액을 합하여 위 변제를 하여야 한다(1034조 제2항 본문). 다만, 한정승인을 하기 전에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에 대하여 변제한 가액은 이미 처분한 재산의 가액에서 제외한다(1034조 제2항 단서).

 

한정승인자는 위와 같이 배당변제를 할 때에는 변제기에 이르지 아니한 채권에 대하여도 변제하여야 한다(1035조 제1). 조건이 있는 채권이나 존속기간의 불확정한 채권은 법원의 선임한 감정인의 평가에 의하여 변제하여야 한다(1035조 제2).

 

한정승인자는 배당변제를 통해 상속채권자에 대한 변제를 완료한 후가 아니면 유증받은 자에게 변제하지 못한다(1036).

 

한정승인자는 상속채권자에 대한 배당변제나 수증자에 대한 변제를 하기 위하여 상속재산의 전부나 일부를 매각할 필요가 있는 때에는 민사집행법에 의하여 경매하여야한다(1037). 이에 근거하여 민사집행법 제274조에 따라 행하여지는 상속재산에 대한 형식적 경매는 한정승인자가 상속재산을 한도로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에 대하여 일괄하여 변제하기 위하여 청산을 목적으로 당해 재산을 현금화하는 절차이므로, 그 제도의 취지와 목적, 관련 민법 규정의 내용, 한정승인자와 상속채권자 등 관련자들의 이해관계 등을 고려할 때 일반채권자인 상속채권자로서는 민사집행법이 아닌 민법 제1034, 1035, 1036조 등의 규정에 따라 변제받아야 한다고 볼 것이고, 따라서 그 경매에서는 일반채권자의 배당요구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233709 판결).

 

부당변제 등으로 인한 책임

 

한정승인자가 제1032조의 규정에 의한 공고나 최고를 해태하거나 제1033조 내지 제1036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어느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에게 변제함으로 인하여 다른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에 대하여 변제할 수 없게 된 때에는 한정승인자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1038조 제1항 전단). 이 경우에 변제를 받지 못한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는 그 사정을 알고 변제를 받은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1038조 제2항 전단).

 

1019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특별한정승인을 한 경우 그 이전에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함을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있는 상속인이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에게 변제한 때에도 이로 인하여 다른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에 대하여 변제할 수 없게 된 때에는 한정승인자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1038조 제1항 후단). 이 경우에 변제를 받지 못한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는 특별한정승인 이전에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함을 알고 변제받은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1038조 제2항 후단).

 

위 손해배상청구권 또는 구상권은 변제를 받지 못한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1038조 제3, 766조 제1). 부당변제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에도 같다(1038조 제3, 766조 제2).

 

잔여 상속재산에 의한 변제

 

신고기간 내에 신고하지 아니한 상속채권자 및 유증받은 자로서 한정승인자가 알지 못한 자는 상속재산의 잔여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변제를 받을 수 있다(1039조 본문).

그러나 상속재산에 대하여 특별담보권이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1039조 단서).

 

바. 한정승인의 효력

 

 채무에 관한 것이 아니라 책임에 관한 것이다(채무와 책임의 분리). , 소송물에는 영향이 없다.

 

 따라서 변론종결 전에 한정승인을 하였으나 주장을 하지 않아서 한정승인을 반영하지 아니 한 채 판결이 선고된 경우에도, 채무자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즉 기판력에 의하여 차단되지 않는다(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623138 판결).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623138 판결 : 한정승인에 의한 책임의 제한은 상속채무의 존재 및 범위의 확정과는 관계가 없고 다만 판결의 집행대상을 상속재산의 한도로 한정함으로써 판결의 집행력을 제한할 뿐이다. 특히 채권자가 피상속인의 금전채무를 상속한 상속인을 상대로 그 상속채무의 이행을 구하여 제기한 소송에서 채무자가 한정승인 사실을 주장하지 않으면, 책임의 범위는 현실적인 심판대상으로 등장하지 아니하여 주문에서는 물론 이유에서도 판단되지 않는 것이므로 그에 관하여는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 그러므로 채무자가 한정승인을 하고도 채권자가 제기한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 그 사실을 주장하지 아니하는 바람에 책임의 범위에 관하여 아무런 유보가 없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는 그 후 위 한정승인 사실을 내세워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봄이 옳다.

 

 변론종결 후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한 경우 채무자가 집행 단계에서 한정승인에 의한 책임제한을 주장할 수 있다는 점에는 이론이 없지만, 그 주장방법에 관하여는  청구이의의 소에 의한다는 견해,  집행문부여에 관한 이의신청 또는 이의의 소에 의한다는 견해,  3자이의의 소에 의한다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한편 변론종결 전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하고서도 한정승인을 주장하지 않아 책임재산의 유보 없는 판결이 확정된 경우 채무자가 집행 단계에서 한정승인을 주장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기판력긍정설과 기판력부정설의 대립이 있으나 판례는 채권자가 피상속인의 금전채무를 상속한 상속인을 상대로 그 상속채무의 이행을 구하여 제기한 소송에서 채무자가 한정승인 사실을 주장하지 않으면 책임의 범위는 현실적인 심판대상으로 등장하지 아니하여 주문에서는 물론 이유에서도 판단되지 않으므로 그에 관하여 기판력이 미치지 않고, 따라서 채무자가 한정승인을 하고도 채권자가 제기한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그 사실을 주장하지 아니하여 책임의 범위에 관한 유보가 없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는 그 후 위 한정승인 사실을 내세워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본다(대판 2006. 10. 13. 200623138).

 

 그러나 상속포기의 경우에는 상속에 의한 채무의 존재 자체가 문제 되어 그에 관한 확정판결의 주문에 당연히 기판력이 미치게 되므로, 변론종결 전에 상속포기를 하였음에도 이를 주장하지 아니하여 채권자의 승소판결이 확정되었다면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없다(대판 2009. 5. 28. 200879876).

 

 다만 상속포기신고는 그 수리심판이 당사자에게 고지된 때에 그 효력이 발생하므로, 피고가 변론종결 전에 상속포기 신고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변론종결 후에 상속포기심판서를 송달받았다면 이는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사유로서 청구이의의 사유가 된다(대판 2004. 6. 25. 200420401).

 

 그 밖에 이의이유로 문제 되는 것으로는 부집행의 합의(대판 1996. 7. 26. 9519072) 등이 있다.

 

사. 한정승인이 이루어진 경우 상속재산의 강제집행절차(배당절차)에서 일반상속채권자가 한정승인자로부터 상속재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고유채권자보다 우선하는지 여부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17, 심영진 P.3-24 참조]

 

 법원이 상속인의 한정승인신고를 수리하게 되면 민법 1028조에 따라 피상속인의 채무에 대한 상속인의 책임은 상속재산으로 한정되지만, 민법이 한정승인자에 관하여 상속재산의 처분행위 자체를 직접적으로 제한핸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정승인으로 발생하는 책임제한 효과로 인하여 한정승인자의 상속재산 처분행위가 당연히 제한된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같은 법은 한정승인만으로 상속채권자에게 상속재산에 관하여 한정승인자로부터 물권을 취득한 제3자에 대하여 우선적 지위를 부여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한정승인이 이루어진 상속재산임을 등기하여 제3자에 대항할 수 있게 하는 규정도 마련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한정승인자로부터 상속재산에 관하여 저당권등의 담보권을 취득한 사람과 상속채권자 사이의 우열관계는 민법상의 일반원칙에 따라야 하고, 상속채권자가 한정승인의 사유만으로 우선적 지위를 주장할 수는 없다.

 

이러한 이치는 한정승인자가 그 저당권 등의 피담보채무를 상속개시 전부터 부담하고 있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대판() 2010. 3. 18. 200777781].

 

 그러나 상속재산의 강제집행절차에서 한정승인자의 고유채권자가 담보권 등 우선권을 갖고 있지 않다면 상속채권자가 우선적 지위를 가지며, 한정승인자의 고유채무가 조세채무인 경우에도 그것이 상속재산 자체에 대해 부과된 조세와 가산금, 즉 당해세에 관한 것이 아니라면 마찬가지이다(대판 2016. 5. 24. 201 5250574 참조).

 

 한편 상속부동산에 관하여 민사집행법 274 1항에 따른 형식적 경매절차가 진행된 것이 아니라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가 진행된 경우에는, 비록 한정승인 절차에서 상속채권자로 신고한 자라고 하더라도 집행권원을 얻어 그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함으로써 일반채권자로서 배당받을 수 있다(대판 2010. 6. 24. 201014599).

 

3. 특별한정승인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5호, 이지영 P.181-202 참조]

 

가. 관련 규정

 

 민법 제1019(승인, 포기의 기간)

 상속인은 상속개시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내에 단순승인이나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다.

 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상속인은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 실없이 제1항의 기간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1026조 제1호 및 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월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신설 2002.1.14.>[상속인이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하지 않으면 단순승인으로 간주하던 민법 제1026조 제2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96헌가22)에 따라 신설되었고, 이 규정에 따른 한정승인을 특별한정승인이라 한다].

 

* 부칙 <6591, 2002.1.14.>

 (한정승인에 관한 경과조치) 1998 5 27일부터 이 법 시행전까지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자중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없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내에 알지 못하다가 이 법 시행전에 그 사실을 알고도 한정승인 신고를 하지 아니 한 자는 이 법 시행일부터 3월내에 제1019조 제3항의 개정규정에 의한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다만, 당해 기간내에 한정승인을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

 (한정승인에 관한 특례) 1998 5 27일 전에 상속 개시가 있음을 알았으나 상속채무 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이내에 알지 못하다가 1998 5 27일 이후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 라 제1019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다만, 각 호의 기간 이내에 한정승인을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 <신설 2005.12.29.>[특별한정승인 제도에 대한 경과조치 적용대상자를 ‘1998. 5. 27.부터 이 법 시행(2002. 1. 14.) 까지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자로 한정한 부칙 제3조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2002헌가22, 2002 헌바40, 2003헌바19, 46)에 따라 신설됨]

1. 법률 제7765호 민법 일부개정법률(개정법률) 시행 전에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고도 한정승인을 하지 아니한 자는 개정법률 시행일부터 3월 이내

2. 개정법률 시행 이후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게 된 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월 이내

 

 민법 제1026(법정단순승인)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

2. 상속인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내에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지 아니한 때

 

나. 상속 승인·포기 기간(1019조 제1)

 

 우리 민법은 피상속인이 사망하면 상속인이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의무를 당연히 승계하는 당연승계주의(법정취득주의)를 채택하면서(1005), 상속인의 사적 자치와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상속인이 자유롭게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선택권은 후순위상속인이나 상속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법적 지위를 불확실하게 하므로 상속을 둘러싼 법률관계를 조기에 확정하기 위해 신고기간 제한(제척기간)을 두고 있다(대법원 2003. 8. 11. 200332 결정).

 대법원 2003. 8. 11. 200332 결정 : 민법 제1019조 제3항의 기간은 한정승인 신고의 가능성을 언제까지나 남겨둠으로써 당사자 사이에 일어나는 법적 불안 상태를 막기 위하여 마련한 제척기간이고, 경과규정인 개정 민법(2002. 1. 14. 법률 제6591) 부칙 제3항 소정의 기간도 제척기간이라 할 것이며, 한편 제척기간은 불변기간이 아니어서 그 기간을 지난 후에는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그 기간을 준수하지 못하였더라도 추후에 보완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통상 신고기간 또는 고려기간, 숙려기간으로 불리는데 이하 신고기간이라 칭한다.

 

 신고기간의 기산점은 상속인이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이다(1019조 제1).

 

 상속개시 사유(사망)가 발생하였음을 아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고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점까지 알 것을 요한다(상속인지위인식시설)(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311172 판결).

 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311172 판결 : 민법 제1019조 제1항에 의하면 재산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이내에 단순승인이나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이라 함은 상속개시의 원인이 되는 사실의 발생을 앎으로써 자기가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이고, 상속재산 또는 상속채무의 존재를 알아야만 위 고려기간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1. 6. 11. 911 결정 등 참조).

 

 1019조 제1항의 문언상 이와 같은 사유를 실제로 알아야 하고, 과실이나 착오로 알지 못한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원칙적으로 이와 같은 사유를 상속인 본인이 알아아 하지만, 상속인이 제한능력자인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친권자후견인)이 안 날부터 기산하는데(1020), 이해상반행위(921)에 해당하는 등 법정대리권이 제한되는 때에는 법정대리인이 알아도 신고기간을 기산하지 않으므로 특별대리인을 선임하여 그가 상속개시 있음을 알아야 신고기간을 진행한다.

 

 가정법원이 한정승인 신고수리 심판을 하여도 일응 한정승인의 요건을 구비한 것으로 인정할 뿐 그 효력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므로, 한정승인의 효력이 있는지에 관한 최종적 판단은 상속채권에 관한 소송에서 이루어진다(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221882 판결 등).

 

. 특별한정승인 규정의 신설(1019조 제3)

 

 1차 헌법재판소 결정과 2002년 민법 개정

 

상속재산과 달리 상속채무는 이를 주장하는 채권자가 나서기 전에는 알기 어렵고(피상속인과 동거하지 않는 상속인들은 더욱 그러하다), 일반적으로 적극재산도 채무도 없는 것으로 인식한 상황에서 장차 채권자가 나타날 경우를 대비하여 한정승인포기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앞서 본 판례의 상속인지위인식시설에 따르면, 상속인이 신고기간 내에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지 못한 채 기간을 도과하여 단순승인 간주되는 경우가 많았다.

 

헌법재판소는 1998. 8. 27. “상속인이 귀책사유 없이 채무초과 사실을 알지 못하여 기간 내에 한정승인포기를 하지 못한 경우에도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는 제1026조 제2호가 상속인의 재산권, 사적자치권을 침해한다.”라는 이유로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였다(헌재 1998. 8. 27. 선고 96헌가22 등 전원재판부 결정).

 

그에 따라 2002. 1. 14. 법률 제6591호로 민법이 개정되어 상속인이 중대한 과실 없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허용하는 특별한정승인 제도(1019조 제3)가 신설되었다[민법 부칙 <6591, 2002. 1. 14.>  (시행일)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이 법의 효력의 불소급) 이 법은 종전의 규정에 의하여 생긴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한정승인에 관한 경과조치) 1998. 5. 27.부터 이 법 시행 전까지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자 중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다가 이 법 시행 전에 그 사실을 알고도 한정승인 신고를 하지 아니한 자는 이 법 시행일부터 3월 내에 제1019조 제3항의 개정규정에 의한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다만 당해 기간 내에 한정승인을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

 

위 신설 규정은 2002. 1. 14.부터 시행되어 2002. 1. 14. 이후 상속개시 있음을 안 상속인은 특별한정승인이 가능해졌다.

 

또한 민법 부칙 제3항은 헌재결정과 동시에 법개정이 되었더라면 아직 3개월의 신고기간이 남아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었던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1998. 5. 27.부터 개정법 시행 전까지 상속개시 있음을 안 자 중 개정법 시행 전에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게 되었으나 한정승인 신고를 하지 않은 자는 개정법 시행일로부터 3개월 내에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정하였다.

 

1998. 5. 27.부터 개정법 시행 전 상속개시가 있음을 알았으나 개정법 시행 후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게 된 경우 부칙 제3조 문언에 포함되지 않아 개정규정이 적용되는지 문제 되었는데, 판례는 개정 경위, 평등의 원칙 등을 고려하여 개정규정에 따라 특별한정승인이 가능하다고 해석하였다(대법원 2005. 4. 14. 선고 200456912 판결).

 

 2차 헌법재판소 결정과 2005년 민법 개정

 

위 개정 민법 부칙에 의하면, 1998. 5. 26. 이전에 상속개시 있음을 안 자는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그 이후에 알았어도 개정규정에 의해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헌법재판소는 2004. 1. 29. “위 민법 부칙 제3항이 1998. 5. 27. 전에 상속개시 있음을 알고 그 이후에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상속인에 대해 소급적용을 안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고 상속인의 사적자치권, 재산권을 침해한다.”라는 이유로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였다.

 

다만 1998. 5. 27. 전에 상속채무 초과사실까지 다 알고도 이를 다투지 않은 상속인은 상속인에게 그 책임을 돌릴 수 있는 사유로 위 결정 당시 이미 단순승인의 법률관계가 확정되었고, 이 경우까지 개정규정의 소급효를 인정하는 것은 이미 종결된 과거의 사실 또는 법률관계에 사후적으로 작용하여 상속채권자의 재산권을 진정소급입법으로써 박탈한다는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소급효를 인정하지 않아도 합헌이라고 하였다(헌재 2004. 1. 29. 선고 2002헌가22 등 전원재판부 결정).

 

위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2005. 12. 29. 법률 제7765호로 민법이 개정되었다.

 

신설된 부칙 제4항에 따라 1998. 5. 27. 전에 상속개시 있음을 알았으나  개정법률 시행일인 2005. 12. 29. 전에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사람은 2005. 12. 29.부터 3개월,  2005. 12. 29. 이후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게 된 사람은 이를 안 날부터 3개월 내 특별한정승인이 가능해졌다.

 

 소급 적용 범위

 

이상의 내용에 따라 각 유형별로 적용되어야 할 신고기간과 법률을 정리한 표는 다음과 같다.

쟁점에 관한 견해 대립과 관련하여 긍정설(반대의견)은 ▲칸(미성년자가 성년에 이르러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부터 3월 내 특별한정승인 가능)에 해당하고, 부정설(다수의견)은 ◆칸(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소급 적용되지 않아 특별한정승인 불가)에 해당한다.

 

. 특별한정승인의 요건과 효과

 

 일반적 요건

 

상속인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신고기간 내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 또는 법정단순승인(1026조 제1, 2)되었을 것과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부터 3월 내에 한정승인을 하였을 것이 요건이다(1019조 제3).

 

중대한 과실이 없을 것의 의미와 증명책임에 관하여 판례는 상속인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함으로써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것을 의미하고, 중대한 과실 없이 신고기간 내에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상속인에게 있다고 한다(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58768 판결 등).

 

이는 상속인의 실제 능력과 사정, 구체적으로 피상속인과 상속인 사이의 교류관계, 동거 여부, 상속채무의 종류, 상속채권자로부터의 청구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5. 5. 26. 선고 200451740 판결, 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7904 판결 등).

 

특별한정승인 신고가 수리되었다고 하여 선의이거나 중대한 과실이 없다는 점이 추정되는 것은 아니다.

 

상속인이 제한능력자인 경우를 안 때는 누구의 인식을 기준으로 중대한 과실 유무 또는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을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살펴본다.

 

 특별한정승인의 효과

 

특별한정승인 신고가 이루어지면 이미 발생한 (법정)단순승인의 효력이 소급적으로 소멸하고 한정승인의 효력이 발생한다.

 

1034, 1038조는 특별한정승인 전에 이루어진 상속재산 처분과 상속채권 변제가 유효함을 전제로 이해관계의 조정에 관하여 규정한다.

 

 원칙적으로 상속인은 상속재산의 범위에서 상속채무를 안분 변제한다(1034조 제1).

 

예를 들어, 상속재산 9억 원, 상속채권자 A, B, C의 채권이 각 6억 원인 경우[예시사안1], 상속채권 18억 원을 상속재산 9억 원 범위에서 배당변제(50%)하여 A, B, C에게 각 3억 원씩 변제한다.

 

 상속재산 중 일부를 이미 처분하였을 경우 남아 있는 상속재산에 이미 처분한 재산의 가액을 합하여 그 한도 내에서 배당변제한다(1034조 제2항 본문).

 

위 예시사안1에서 상속재산 6억 원을 처분하여 상속재산이 3억 원만 남은 경우[예시사안2], 처분한 재산 가액을 합하여 9억 원 범위 내에서 배당변제하므로 마찬가지로 A, B, C에게 각 3억 원씩 변제한다.

 

 특별한정승인 전 상속채권자에게 변제한 경우 그 금액은 이미 처분한 재산의 가액에서 제외한다(1034조 제2항 단서).

 

위 예시사안2에서 상속재산 6억 원을 처분하여 상속채권자 A의 채권을 전액 변제하였던 경우를 상정한다[예시사안3].

 

상속채권자에게 변제하였으므로 6억 원은 상속재산에서 제외하고, 3억 원을 B, C에게 각 1.5억 원씩 변제한다.

 

이때 특별한정승인 전 변제를 받은 상속채권자 A는 수령한 돈을 반환할 필요가 없고 A의 채권은 부활하지 않는다.

 

상속인은 상속재산인 9억 원 범위에서 채무를 변제하게 되나, 특별한정승인 전 변제받은 상속채권자 A는 전액 만족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아직 변제받지 못한 채권자 B, C는 나머지 상속재산의 범위 내에서 안분변제를 받게 되어 상속채권자 A, B, C 사이에는 불균형이 발생한다.

 

그 불합리는 아래 손해배상청구권과 구상권에 의해 제한적으로 조정된다.

 

 1038조 제1항 후문은 과실 있는 상속인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정한다.

 

특별한정승인 전 상속인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지 못한 데 경과실이 있다면(중과실이 있으면 특별한정승인 자체가 불가능하다), 상속인은 그 변제로 인하여 다른 상속채권자에게 변제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고 고유재산으로 책임진다.

 

 [예시사안3]에서 상속인에게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모른 데 경과실이 있는 경우 상속인은 B, C에게 변제하지 못하게 된 각 1.5억 원(예시사안2와의 차액)을 배상해야 한다.

 

 특별한정승인 전 변제받은 상속채권자가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다른 상속채권자는 그로 인하여 변제받지 못한 한도에서 상속채권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1038조 제2항 후문).

 

 [예시사안3]에서 A가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면서도 6억 원을 변제받은 경우 B, C A에게 각 1.5억 원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마. 법정대리인이 기간 내 상속한정승인을 못한 미성년자가 성년이 된 후 스스로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19다232918 전원합의체 판결)

 

 이 사건의 쟁점은,  상속인이 미성년인 경우 민법 제1019조 제3항이나 그 소급 적용에 관한 민법 부칙에서 정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 등을 판단할 때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적극),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하여 특별한정승인이 불가능하더라도, 상속인이 성년에 이른 뒤에 본인 스스로의 인식을 기준으로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이다.

 

 피고에 대해 채무를 지고 있던 원고의 아버지가 사망하여 원고의 어머니와 미성년인 원고가 채무를 공동으로 상속하였다.

 

 피고는 1993, 2003년 원고를 상대로 각각 승소하였고 당시 원고의 어머니가 친권자로서 원고를 대리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성년에 이른 다음인 2013년에도 공시송달로 승소판결을 받았고, 이를 집행권원으로 2017년경 원고의 예금채권에 대해 강제집행을 하자 원고는 곧바로 특별한정승인신고를 하고 이 사건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

 

 원심은 원고의 특별한정승인이 유효하다고 보아 청구이의를 인용하였다.

 

 미성년 상속인의 법정대리인이 인식한 바를 기준으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는지 여부’와 ‘이를 알게 된 날’을 정한 다음 이를 토대로 살폈을 때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애당초 적용되지 않거나 특별한정승인의 제척기간이 이미 지난 것으로 판명되면, 단순승인의 법률관계가 그대로 확정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효과가 발생한 이후 상속인이 성년에 이르더라도 상속개시 있음과 상속채무 초과사실에 관하여 상속인 본인 스스로의 인식을 기준으로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적용되고 제척기간이 별도로 기산되어야 함을 내세워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⑺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상속 개시 당시 원고가 미성년자였으므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 등을 판단할 때에는 법정대리인인 원고의 어머니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고, 원고의 어머니는 피고가 소를 제기하여 승소한 1993년과 2003년경에는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이 크며, 1993년경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았다면 원고에게는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처음부터 적용되지 않고 2003년경 비로소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았더라도 이미 3개월의 제척기간이 지났으므로, 원고가 2017년에 한 특별한정승인 신고는 어느 모로 보나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특별한정승인이 유효하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상속인이 미성년인 동안 법정대리인이 제척기간 도과 등으로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없더라도, 상속인이 성년에 이르면 본인 스스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부터 3월내에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며, 이는 합헌적 법률해석의 원칙 및 특별한정승인 제도의 입법 경위,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법정대리인 제도, 상속인의 자기책임 원칙 등을 고려하여 법 규정을 해석한 결과로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원칙에 부합할 뿐더러 상속채권자와의 이익 형량이나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도 타당하다는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노정희, 대법관 김상환의 반대의견과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이동원의 보충의견,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김상환의 보충의견이 있다.

 

바. 단순승인 간주된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한 후 상속채권자가 제기한 본안 소송에서 한정승인의 항변을 하는 경우 법원이 특별한정승인의 유효 여부를 심리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289651 판결)

 

 이 사건의 쟁점은, 단순승인 간주된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한 후 상속채권자가 제기한 본안 소송에서 한정승인의 항변을 하는 경우 법원이 특별한정승인의 유효 여부를 심리하여야 하는지 여부이다.

 

 피상속인이 범죄로 사망하였고 그로부터 약 7개월 후 상속인들이 가해자로부터 형사 합의금을 수령하였으며, 그 무렵 상속채권자가 상속채권에 관한 소를 제기하자 피상속인들이 한정승인 신고를 한 사안이다.

 

 원심은 상속인들이 합의금을 수령한 것은 상속채권을 변제받은 것으로서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에 해당하므로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되고 그 이후에 이루어진 한정승인은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였다.

 

 대법원은 상속인들이 피상속인 사망 후 3개월의 신고기간이 지나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되었고 합의금을 수령한 것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이 이미 발생한 단순승인의 효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으며, 상속인들에게는 신설된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적용되고 상속인들이 한정승인 신고를 하였으므로, 원심은 위 한정승인이 민법 제1019조 제3항의 요건을 갖춘 특별한정승인으로서 유효한지 여부를 심리·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위 한정승인신고가 단순승인 간주 후에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효력이 없다고 본 것은 잘못이라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였다.

 

4. 한정승인의 효력을 제한하는 민법 제1026조 제3호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전보성 P.2415-2419 참조]

 

. 관련 규정

 

 민법

1019(승인, 포기의 기간)

 상속인은 상속개시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내에 단순승인이나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기간은 이해관계인 또는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가정법원이 이를 연장할 수 있다. <개정 1990.1.13>

 생략

 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상속인은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없이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1026조 제1호 및 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월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신설 2002. 1. 14.>

 1026(법정단순승인)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

2. 상속인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지 아니한 때

3. 상속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

부칙(2002. 1. 14.)

(한정승인에 관한 경과조치) 1998 5 27일부터 이 법 시행전까지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자 중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019조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다가 이 법 시행 전에 그 사실을 알고도 한정승인 신고를 하지 아니한 자는 이 법 시행일부터 3월 내에 제1019조 제3항의 개정규정에 의한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다만, 당해 기간 내에 한정승인을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

(한정승인에 관한 특례) 1998 5 27일 전에 상속 개시가 있음을 알았으나 상속채무가 상속 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이하 상속채무 초과사실이라 한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이내에 알지 못하다가 1998 5 27일 이후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제1019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다만, 각 호의 기간 이내에 한정승인을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 <신설 2005. 12. 29.>

1. 법률 제7765호 민법 일부개정법률(이하 개정법률이라 한다) 시행 전에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고도 한정승인을 하지 아니한 자는 개정법률 시행일부터 3월 이내

2. 개정법률 시행 이후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게 된 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월 이내

 1030(한정승인의 방식)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함에는 제1019조 제1항 또는 제3항의 기간 내에 상속재산의 목록을 첨부하여 법원에 한정승인의 신고를 하여야 한다.

 1019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한정승인을 한 경우 상속재산 중 이미 처분한 재산이 있는 때에는 그 목록과 가액을 함께 제출하여야 한다. 자의 복리를 위하여 자의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부, 모 또는 자의 청구에 의하여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를 변경할 수 있다. (단서 생략)

 

. 사안의 특이성

 

일선에서 이러한 사건을 접했을 때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9853 판결과 같은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주심 대법관님의 신념이나 가치관이 투영된 하나의 예라고 생각된다. 대상판결의 논증보다는 대법원이 이러한 결론을 내린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이 부분을 중점으로 설명한다.

 

. 특별한정승인 도입 배경

 

 이에 관해서는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19232918 전원합의체 판결 중 민유숙 대법관의 반대의견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개정 전 민법은 “3의 짧은 신고기간 내 상속인이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지 않으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하였다. 대법원은 민법 제1019조 제1항의 신고기간 기산일을 엄격히 보아, 그 기산점은 상속인이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 즉 피상속인이 사망한 것과, 그로 인해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을 의미하는 것이지, 상속채무의 존재를 알아야만 신고기간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확립된 입장이었다(대법원 1969. 4. 22. 선고 69232 판결, 대법원 1984. 8. 23. 8417-25 결정 등).

 

 이 때문에 상속인이 귀책사유 없이 상속채무가 존재함을 알지 못하여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하지 않았다가 신고기간이 지난 후 비로소 상속채무가 있음을 알게 되면, 그때는 신고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한정승인과 상속포기가 불가능하여 상속채무로부터 벗어날 수 없게 된다.

 

 헌법재판소 1998. 8. 27. 선고 96헌가22 등 결정은 위와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여 법정단순승인 사유인 민법 제1026조 제2호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였고, 이에 따라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신설되었다.

이 규정에 따른 한정승인을 특별한정승인이라고 한다. 즉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것을 안 날을 기산점으로 규정하였다.

 

 그런데 개정 민법 부칙 제3항은 특별한정승인 제도가 1998. 5. 27. 이전에는 소급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규정하였다.  1998. 5. 27.부터 개정 법률 시행일까지 기간 동안만의 경과규정을 둔 것이다. 따라서 1998. 5. 27. 이전의 상황, 즉 상속인이 1998. 5. 27. 이전에 상속개시가 있음을 알게 되었으나, 그 이후에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경우에는 민법 개정 전과 마찬가지의 부당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 2004. 1. 29. 선고 2002헌바40 등 결정은 부칙 제3항 중 “1998 5 27일부터 이 법 시행 전까지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자 중 부분을 헌법불합치결정하였다.

1998. 5. 27.은 헌법재판소의 첫 번째 헌법불합치결정 선고일인 1998. 8. 27.부터 3개월 전의 날짜이다.

 

 대법원이 한정승인 요건에 관해서 엄격한 해석을 유지한 결과, 두 차례에 걸쳐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을 초래했다고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 민법 개정 뒤의 변화

 

 상속채무가 상속재산보다 많은 경우 상속채무를 그대로 떠안을 상속인은 없겠기에, 상속개시부터 신고기간 3개월을 경과하였다고 하여 법정단순승인이 있었다고 보는 것은 가혹하다.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신설되기 전에는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하거나 법정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되면, 상속관계가 확정되어 그 후 한정승인을 해도 아무런 효력이 없었다.

 

 특별한정승인 규정 신설 후에는, 상속인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신고기간 내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을 하거나 법정단순승인으로 간주된 경우에도 상속인은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 특별한정승인을 함으로써 상속채무에 대한 책임을 제한할 수 있게 되었다.

 

 관련 규정상 한정승인 심판청구서에 한정승인이나, 특별한정승인을 구분하여 사건명이나 근거조문을 기재하도록 정하고 있지 않으며, 재판서에도 양자를 특별히 구분하여 기재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신설된 후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하거나 법정단순승인으로 간주된 후, 한정승인 심판청구를 한 경우 가정법원이 수리심판을 하였다면, 특별한정승인이라는 명칭이 없더라도 특별한정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289651 판결).

 

.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29853 판결의 의의

 

 위와 같은 이유로 민법 제1026조 제3호에 정해진 고의의 재산목록 불기재라는 사유도 한정승인을 한 자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의 의미를 넓게 해석하는 것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대상판결은 바로 이러한 취지를 강조한 것이다.

 

판결(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29853 판결) 사안에서 피고 2.의 소송대리인은 상속한정승인 심판청구를 한 대리인과 동일하였다.

 

 민법 제1026조 제3호의 고의의 의미에 관해서,  상속인이 재산목록에 기입하여야 할 상속재산이 존재함을 알면서 누락하면 충분하다는 견해,  원칙적으로 고의로 족하되 누락시킨 데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때에는 법정단순승인사유에 제외하여야 한다는 견해,  고의뿐 아니라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상속재산의 존재를 쉽게 알 수 없게 만들려는 의사)도 있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대법원은 의 견해를 채택한 바 있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30968 판결).

그리고 고의의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쪽에 있다(대법원 2005. 5. 26. 선고 200451740 판결).

 

판결(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29853 판결) 사안에서 피고 측이 상속재산분할 사건에서 피상속인에 대한 소송수계를 한 뒤에 상속한정승인을 신고하였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피고 측은 상속재산분할 사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피상속인의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의 내역을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대개 고의를 인정하는 것이 재판실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위 판결(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29853 판결)은 이러한 경우 한정승인자가 자기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재산목록을 작성하리라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해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앞에서 본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법률해석을 한 사례라 평가하고 싶다.

 

바. 한정승인의 효력을 제한하는 민법 제1026조 제3호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9다29853 판결)

 

 위 판결의 쟁점은, 법정단순승인 사유 중 한정승인을 함에 있어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로써 상속재산을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는 경우인지를 판단하는 기준과 그 증명책임이다.

 

 민법 제1026조 각호의 사유가 있으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게 되는데, 민법 제1026조에 정해진 법정단순승인 사유 중 제3호는 상속인이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이다. 이러한 제3호의 법정단순승인 사유가 있으면 그 전에 상속인이 한 한정승인 또는 포기의 효력이 소멸하고 단순승인의 효과가 발생하여 상속인의 고유재산에 대하여도 집행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점 때문에 민법 제1026조 제3호는 상속인의 배신적 행위에 대한 제재로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상속인이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민법 제1026조 제3)에서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라 함은 한정승인을 함에 있어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로써 상속재산을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는 것을 뜻하므로(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30968 판결 등 참조), 위 규정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상속인이 어떠한 상속재산이 있음을 알면서 이를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 즉 그 재산의 존재를 쉽게 알 수 없게 만들려는 의사가 있을 것을 필요로 한다. 위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민법은 상속에 있어 법적 안정성이라는 공익을 도모하기 위하여 포괄당연승계주의를 채택하면서,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채무를 무한정 상속하여 파탄에 빠지는 것을 막아 상속인을 보호하기 위해 상속인으로 하여금 그의 의사에 따라 상속의 효과를 귀속시키거나 거절할 수 있는 자유를 주고자 상속의 포기한정승인제도를 두고 있는 것이므로(헌법재판소 2004. 10. 28. 선고 2003헌가13 결정 등 참조), 법원으로서는 위와 같은 한정승인제도의 취지와 의의를 염두에 두고 민법 제1026조 제3호의 의미와 효과를 고려하여, 민법 제1026조 제3호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한정승인에 의한 청산절차에서 재산목록에 기재되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실제 상속채권자의 지위에 있으면 청산절차의 대상이 되고 그의 재산목록에 기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권효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소송 등의 분쟁이 예상되거나 계속 중인 상태에서 상속이 개시된 경우, 한정승인을 하는 상속인으로서는 분쟁과 관계된 재산이나 채권, 채무 등을 재산목록에 기입하게 되면 자칫 분쟁의 결과에 따라 그 내용이 사실과 달라지거나, 또는 이로 인해 소송 상대방의 주장을 인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를 기입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더욱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원고가 상속세를 전부 납부한 후 망인(다른 공동상속인)에게 그 몫을 구상하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 망인이 사망하여 유족들인 피고들이 소송수계 하였다.

한편 망인과 원고 사이의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 사건도 피고들이 망인을 수계하였다.

 

 원심은 구상금 청구를 일부 인용하면서, 한정승인을 하여 자신은 망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 범위 내에서만 인용되어야 한다는 피고2 주장에 대하여, 위 상속재산분할심판 등을 통해 망인으로부터 상속받을 재산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대법원은 피고2로서는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 법원의 판단에 따라 자신의 상속재산에 대한 권리 유무 및 범위가 달라질 입장에서 섣불리 적극재산에 상속재산을 기입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2에게 그 재산의 존재를 쉽게 알 수 없게 만들려는 의사, 즉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따라서 민법 제1026조 제3호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5. 상속 승인·포기 시 미성년자 보호의 문제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5호, 이지영 P.181-202 참조]

 

. 기존 법리에 따른 보호 가능성 검토

 

상속인이 미성년인 경우 법정대리인인 친권자, 후견인이 상속 승인포기를 대리하도록 되어 있지만, 친권자의 경우에는 후견인과 달리 법정대리권 행사를 관리,감독하는 제도가 없다.

 

상속채무 초과 상태에서는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는 것이 상속인에게 유리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법정대리인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면서도 한정승인, 포기나 특별한정승인을 하지 않는 것은 착오나 무지로 인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 경우 기존 법리에 따라 대리행위의 효력을 부인하여 미성년자를 보호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이해상반행위

 

친권자와 미성년자 사이에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경우에 친권의 공정한 행사를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제921조는 법정대리인의 대리권을 제한하고 반드시 특별대리인의 선임을 통해서만 대리하도록 규정한다.

 

어떤 경우를 이해상반행위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대립하나, 판례는 행위를 객관적, 외형적으로 보아 이해의 대립이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이해상반행위라고 하며, 친권자의 의도나 그 행위의 결과 실제로 이해의 대립이 생겼는지는 묻지 않는다(형식적 판단설)(대법원 1993. 4. 13. 선고 9254524 판결 등).

 

이 사건과 같이 공동상속인인 친권자와 미성년 자녀가 단순승인을 하는 경우 그 단순승인행위가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해 명시적으로 판단한 판례는 없다.

 

판례는 공동상속인인 친권자가 자신과 미성년 자녀의 상속을 포기하여 성년인 다른 자녀가 상속을 받게 한 사안에서는 이해상반행위가 아니라고 하였는데 자세한 이유는 설시되어 있지 않다[대법원 1989. 9. 12. 선고 88다카28044 판결. 친권자 본인도 상속을 포기하여 미성년 자녀의 상속포기로 이익을 얻지 않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형식적 판단설의 취지를 강조한다면, 친권자가 미성년자의 단순승인행위를 적극적, 소극적으로 대리하는 것이 이해상반행위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채무초과가 아닌 때에는 단순승인으로 자녀의 재산이 증가하므로 불이익한 행위가 아니어서 상속채무 초과 상태일 때에만 이해상반 여부가 문제 될 수 있는데, 상속채무 초과 여부는 외형적, 형식적으로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나아가 전체 상속재산이 채무초과 상태여도 적극재산은 구체적 상속분(특별수익, 기여분 고려해야 함)에 따라 승계되는 반면 상속채무는 법정상속분에 따라 분할 승계되므로, 실제로 해당 상속인이 상속하는 재산이 채무초과인지는 쉽게 알기 어렵다.

 

한편 이해상반행위의 범위를 정하는 것은 거래의 안전 미성년자의 보호라는 두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와 관련되고(외형적객관적으로 알기 어려운 사정을 고려하여 이해상반성을 넓게 인정하면 거래의 안전을 해하는 반면 미성년자의 보호에 충실하게 되고, 반대로 이해상반성을 엄격하게 인정하면 거래의 안전은 도모되나 미성년자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친권자의 대리에 대해 아무런 감독 제도가 없는 현실에서 상속에 관한 미성년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이해상반성 판단을 탄력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견해도 가능하다.

 

상속채무 초과 상태에서 미성년 자녀가 친권자와 함께 단순승인을 하면 그로 인하여 친권자의 상속지분이 감소하여 친권자의 채무 부담비율도 감소하므로 이것이 미성년자에게는 불리한 반면 친권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다만 상속채무 초과 상태에서 친권자는 상속을 포기하고 미성년자만 단순승인하는 경우는 그로 인해 친권자가 이익을 얻는 것이 없어 비난가능성이 더 큰데도 이해상반행위로 포섭하기 어려운 난점이 있다).

 

상속채무 초과 상태인 경우가 외견상 명백한 경우 등으로 한정하여 거래안전과의 조화도 도모할 수 있다.

 

다만 이해상반행위로 볼 경우 친권자는 미성년자의 단순승인을 대리할 수 없고, 1019조 제1항의 신고기간도 특별대리인을 선임하여야 진행하게 된다.

 

그 경우 특별대리인을 선임하지 않는 한 신고기간이 진행하지 않아 미성년 상속인이 성년에 이를 때까지는 장기간 상속관계를 확정할 수 없고 성년에 이른 후 상속포기를 하게 되면 그 효과가 상속개시 시점으로 소급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

 

 대리권 남용

 

판례는 법정대리인이 대리권을 남용하여 자신이나 제3자에게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오는 반면 미성년자 본인에게는 손실만을 초래하는 배임적인 대리행위를 하고, 이를 거래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 제107조 제1항 단서를 유추적용하여 대리행위가 무효라고 한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64669 판결).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64669 판결 : 진의 아닌 의사표시가 대리인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대리인의 진의가 본인의 이익이나 의사에 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한 배임적인 것임을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민법 제107조 제1항 단서의 유추해석상 대리인의 행위에 대하여 본인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고, 상대방이 대리인의 표시의사가 진의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는 표의자인 대리인과 상대방 사이에 있었던 의사표시 형성 과정과 내용 및 그로 인하여 나타나는 효과 등을 객관적인 사정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인 친권자의 법률행위에서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므로, 법정대리인인 친권자의 대리행위가 객관적으로 볼 때 미성년자 본인에게는 경제적인 손실만을 초래하는 반면, 친권자나 제3자에게는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오는 행위이고 그 행위의 상대방이 이러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민법 제107조 제1항 단서의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행위의 효과가 자에게는 미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상속포기나 한정승인과 같이 법원에 신고해야 하는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는 거래상대방이 없으므로 대리권 남용 법리를 적용할 수 있는지, 가정법원 또는 다른 이해관계인이 남용 사실을 알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논의가 있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이 법정대리인이 본인이나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배임적 의사 없이 단순한 부지나 착오로 한정승인포기를 하지 않은 대부분의 경우에는 대리권 남용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착오에 의한 법정단순승인의 취소

 

상속 승인포기 행위에 관하여도 민법 총칙편의 취소 규정이 적용된다(1024).

 

법정단순승인은 신고기간 도과로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의제하는 것으로(1026조 제2), 의제된 의사표시에 해당하고 이에 대해서도 착오에 의한 취소가 가능하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한정승인포기를 하면 채무를 면할 수 있음을 몰랐다거나 특별한정승인 제도를 알지 못하여 특별한정승인을 하지 못하였다는 등 법률의 부지를 이유로 단순승인을 취소할 수 있는가?

 

이는 동기의 착오에 불과하고 이것이 표시되는 등으로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되기는 어려울뿐더러 이를 알지 못한 데 법정대리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 법정대리인이 기간 내 상속한정승인을 못한 미성년자가 성년이 된 후 스스로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19다232918 전원합의체 판결)

 

 1998. 5. 27. 전에 이미 상속개시 있음과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모두 알았던 상속인이 민법 제1019조 제3항의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민법 제1019조 제3항은 민법 부칙(2002. 1. 14. 개정 법률 부칙 중 2005. 12. 29. 법률 제7765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3항, 제4항에 따라  1998. 5. 27.부터 위 개정 민법 시행 전까지 상속개시 있음을 안 상속인과  1998. 5. 27. 전에 상속개시 있음을 알았지만 그로부터 3월 내에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다가 1998. 5. 27. 이후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게 된 상속인에게도 적용되므로, 이러한 상속인들도 위 부칙 규정에서 정한 기간 내에 특별한정승인을 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그러나 위 부칙 규정상 1998. 5. 27. 전에 이미 상속개시 있음과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모두 알았던 상속인에게는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러한 상속인은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없는 것으로 귀결된다.

 

 상속인이 미성년인 경우, 민법 제1019조 제3항이나 그 소급 적용에 관한 민법 부칙(2002. 1. 14.) 3, 4항에서 정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였는지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은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 민법 제1019조 제1, 3항의 각 기간은 상속에 관한 법률관계를 조기에 안정시켜 법적 불안 상태를 막기 위한 제척기간인 점,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법정대리인 제도와 민법 제1020조의 내용 및 취지 등을 종합하면, 상속인이 미성년인 경우 민법 제1019조 제3항이나 그 소급 적용에 관한 민법 부칙(2002. 1. 14. 개정 법률 부칙 중 2005. 12. 29. 법률 제7765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 3, 4항에서 정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였는지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이 언제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따라서 미성년 상속인의 법정대리인이 1998. 5. 27. 전에 상속개시 있음과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모두 알았다면, 앞서 본 민법 부칙 규정에 따라 그 상속인에게는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러한 상속인은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없다또한 법정대리인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이 1998. 5. 27. 이후여서 상속인에게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적용되더라도, 법정대리인이 위와 같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을 기준으로 특별한정승인에 관한 3월의 제척기간이 지나게 되면, 그 상속인에 대해서는 기존의 단순승인의 법률관계가 그대로 확정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미성년 상속인의 법정대리인이 인식한 바를 기준으로 할 때 민법 제1019조 제3항의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적용되지 않거나 그 제척기간이 이미 지난 경우, 상속인이 성년에 이른 뒤 본인 스스로의 인식을 기준으로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미성년 상속인의 법정대리인이 인식한 바를 기준으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하였는지 여부 이를 알게 된 날을 정한 다음 이를 토대로 살폈을 때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애당초 적용되지 않거나 특별한정승인의 제척기간이 이미 지난 것으로 판명되면, 단순승인의 법률관계가 그대로 확정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효과가 발생한 이후 상속인이 성년에 이르더라도 상속개시 있음과 상속채무 초과사실에 관하여 상속인 본인 스스로의 인식을 기준으로 특별한정승인 규정이 적용되고 제척기간이 별도로 기산되어야 함을 내세워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6. 민법상 상속재산의 청산절차 v. 채무자회생법상 상속재산 파산절차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17, 심영진 P.3-24 참조]

 

. 민법상 상속재산의 청산절차

 

 한정승인의 의의 및 효과

 

한정승인이란 상속인이 상속으로 인하여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것을 말한다(민법 제1028).

법원이 한정승인신고를 수리하게 되면 피상속인의 채무에 대한 상속인의 책임은 상속재산으로 한정되고, 그 결과 상속채권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인의 고유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대법원 2010. 3. 18. 선고 200777781 전원합의체 판결). 다만 상속의 한정승인은 채무의 존재를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그 책임의 범위를 한정하는 것에 불과하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30968 판결).

한정승인에 의한 책임의 제한은 상속채무의 존재 및 범위의 확정과는 관계가 없고 다만 판결의 집행대상을 상속재산의 한도로 한정함으로써 판결의 집행력을 제한할 뿐이다(일종의 물적 유한책임’)(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623138 판결).

 

 민법상 한정승인에 의한 청산절차

 

상속의 한정승인이 있으면, 상속재산과 상속인(한정승인자)의 고유재산이 분리되는 효과가 발생하고, 상속인은 상속재산을 가지고 상속채무를 청산하는 절차로 들어가게 된다.

민법은 제1032조 이하에서 한정승인자가 상속채권자와 수증자에 대한 상속채무를 신속공평하게 변제하기 위한 청산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공고최고

 

한정승인자는 한정승인을 한 날로부터 5일 내에 일반상속채권자와 유증받은 자에 대하여 한정승인의 사실과 일정한 기간 내에 그 채권 또는 수증을 신고할 것을 공고하여야 함 - 최고기간은 2월 이상이어야 함(§1032)

위 공고에는 채권자가 기간 내에 신고하지 아니하면 청산으로부터 제외될 것을 표시하여야 함(§1032, §88)

또한 청산인은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 대하여는 각각 그 채권신고를 최고하여야 함. 알고 있는 채권자는 청산으로부터 제외하지 못함(§1032, §89)

한정승인자는 최고기간 만료 전에는 상속채권의 변제를 거절할 수 있음(§1033)

 

 배당변제

 

한정승인자는 최고기간 만료 후에 상속재산으로서 그 기간 내에 신고한 채권자와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하여 각 채권액의 비율로 변제하여야 함. 그러나 우선권 있는 채권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함(§1034)

한정승인자는 상속채권자에 대한 변제를 완료한 후가 아니면 유증받은 자에게 변제하지 못함(§1036)

최고기간 내에 신고하지 아니한 상속채권자 및 유증받은 자로서 한정승인자가 알지 못한 자는 상속재산의 잔여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변제를 받을 수 있음. 그러나 상속재산에 대하여 특별담보권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함(§1039)

 

 상속재산의 경매

 

배당변제 등을 하기 위하여 상속재산의 전부나 일부를 매각할 필요가 있는 때에는 민사집행법에 의하여 경매하여야 함(§1037)

 

한정승인자가 위와 같은 공고나 최고를 해태하거나 민법 제1033조 내지 제1036 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어느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에게 변제함으로 인하여 다른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에 대하여 변제할 수 없게 된 때에는 한정승인자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민법 제1038조 제1항 전단).

또한 위와 같은 경우 변제를 받지 못한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는 그 사정을 알고 변제를 받은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민법 제1038조 제2항 전단).

 

 민법상 한정승인에 의한 청산절차의 문제점

 

이와 같이 민법상 한정승인에 의한 청산절차는 상속채무에 대한 변제를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에게 맡기고 있다. 그러나 한정상속인이 민법의 청산 관련 규정을 정확히 해석하여, 우선권이 있는 채권자를 판단하여 먼저 변제하고 일반채권자들에게 각 채권액의 비율로 안분배당하는 일이 쉽지 않고, 그 이행에 상당한 부담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실제에 있어서는 한정승인 수리심판이 있는 경우 한정상속인에 의하여 청산절차가 진행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상속채권자에 의한 개별적인 청구나 집행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한정상속인은 한정승인이 수리된 이후에도 상속채권자들이 제기하는 소송 및 집행 등에 개별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 채무자회생법상 상속재산 파산절차

 

채무자회생법은, 상속인으로 하여금 상속재산의 파산을 신청하여 파산관재인이라는 공평하고 중립적인 제3자를 통하여 상속채권자들에 대한 채무의 청산절차의 이행을 완료할 수 있도록 하는 상속재산 파산제도를 두고 있다.

상속재산의 파산이란 상속재산으로 상속채권자 및 유증을 받은 자에 대한 채무를 완제할 수 없을 때에 상속채권자 및 유증을 받은 자와 상속인의 고유채권자의 이익을 조정할 목적으로 상속재산과 상속인 고유재산을 분리하여 상속재산에 대해 청산을 하는 파산절차를 말한다(채무자회생법 제307).

민법상 한정승인에 의한 청산절차와 달리, 상속재산의 파산절차에서는 파산관재인이 존재하고, 채권자집회 및 채권조사기일을 개최하게 되며, 법의 규정에 따라 상속채권자 및 유증을 받은 자에게 우선순위에 따라 평등하게 배당할 수 있다. 또한 채무자회생법에 정한 부인권 규정을 통하여 편파변제를 방지하고 상속재산의 부당한 감소를 시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채무자회생법 제400조 내지 제402).

 

. 민법상 청산절차와 상속재산 파산절차의 관계

 

 상속재산 파산절차의 우선성

 

채무자회생법은 한정승인자가 상속재산으로 상속채권자 및 유증을 받은 자에 대한 채무를 완제할 수 없는 것을 발견한 때에는 지체 없이 파산신청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299조 제2), 한정승인자에게 파산신청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한정승인자가 이러한 의무를 위반한 경우 이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상속채권자 등에게 배상할 책임을 지게 된다.

또한 채무자회생법은 상속재산에 대한 파산선고는 한정승인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나, 파산취소 또는 파산폐지의 결정이 확정되거나 파산종결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그 절차를 중지한다고 규정하여(346), 상속재산 파산절차의 우선성을 인정하고 있다.

 

 민법상 청산절차에서 파산절차로의 전환

 

상속재산에 대하여는 민법 제1045(상속재산의 분리청구권)의 규정에 의하여 재산의 분리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 즉 상속개시된 날로부터 3월 내에 한하여 파산신청을 할 수 있으나, 그 사이에 한정승인 또는 재산분리가 있은 때에는 상속채권자 및 유증을 받은 자에 대한 변제가 아직 종료하지 아니한 동안에도 파산신청을 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300).

상속이 개시된 날로부터 3월이 경과한 후에도 한정승인 또는 재산분리에 기한 청산절차가 진행되는 중에는 상속재산에 대한 파산 신청을 할 수 있다.

 

7. ‘알고 있는 채권자의 의미 및 범위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17, 심영진 P.3-24 참조]

 

. ‘알고 있는 채권자의 의미

 

민법 제1032조 제2항은 법인청산 시 채권신고의 최고에 관한 민법 제89조를 준 용하여,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하여는 각각 채권신고를 최고하도록 하고 있다.

공고는 한정승인자가 알지 못하는 채권자의 채권신고를 독촉하기 위한 제도인데 비하여 최고는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하는 채권신고를 위한 독촉제도라고 할 수 있다.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한 채권신고의 최고에는 채권을 청산으로부터 제외시키는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89조 후문).  알고 있는 채권자가 위 최고를 받고도 채권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청산으로부터 제외시킬 수 없다.

민법 제89조의 알고 있는 채권자 청산법인의 장부 기타 자료에 의하여 채권을 갖고 있는 자로서 청산인이 알고 있는 자뿐만 아니라 청산법인에 대하여 채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자도 포함된다.

즉 청산인이 채권자로 인정하지 않는 자라도 청산법인에 대하여 채권을 주장하고 있는 이상 알고 있는 채권자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판례 중에는, 청산법인에 대하여 채권을 주장하는 자와 이를 부정하는 청 산법인 사이에 다툼이 있거나 소송이 계류 중인 때에도 알고 있는 채권자에 포함 된다고 본 사례가 있다(대법원 1964. 6. 16. 선고 645 판결).

 

. ‘알고 있는 채권자의 범위 및 기준시점(최고 시 v. 배당변제 시)

 

민법은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하여는 각각 그 채권신고를 최고하여야 하고, 알고 있는 채권자는 청산으로부터 제외하지 못하며(민법 제1032조 제2, 89),  최고기간이 만료된 후 그 기간 내에 신고한 채권자와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하여 각 채권액의 비율로 변제하여야 하고(민법 제1034조 제1),  위 기간 내에 신고하지 아니한 상속채권자로서 한정승인자가 알지 못한 자는 상속재산의 잔여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변제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민법 제1039).

 

채권신고의 최고를 할 당시에는 한정승인자가 알지 못했으나 이후 배당변제를 하기 전까지 알게 된 채권자가 있는 경우 그 채권자도 민법 제1034조 제1항의 알 고 있는 채권자로서 배당변제를 받을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최고기준시설과  변제기준시설의 대립이 있다.

변제기준시설이 타당하므로, 채권신고의 최고를 할 당시에는 알지 못했더라도 그 이후 배당변제를 하기 전까지 알게 된 채권자도 민법 제1034조 제1항의 알고 있는 채권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다. 민법 제1034조 제1항에 따라 배당변제를 받을 수 있는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시점(=한정승인자가 배당변제를 하는 시점)(대법원 2018. 11. 9. 선고 2015다75308 판결)

 

 민법은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하여는 각 채권액의 비율로 변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반면(민법 제1034조 제1) 한정승인자가 알지 못한 자는 상속재산의 잔여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변제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인지 여부에 따라 상속채권자의 지위가 달라지는 바, 상속부동산에 관하여 가압류 기입등기 후 그 피보전권리가 양도된 경우 그 양수인이 알고 있는 채권자에 해당하는지 문제 된다. 또한 설령 피고의 주장대로 채권신고의 최고 당시에는 소외 3 등이 원고를 알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배당변제 전에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이상 알고 있는 채권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문제 된다.

 

 한정승인자는 한정승인을 한 날로부터 5일 내에 일반상속채권자와 유증받은 자에 대하여 한정승인의 사실과 일정한 기간(이하 ‘신고기간’이라고 한다) 내에 그 채권 또는 수증을 신고할 것을 공고하여야 하고,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는 각각 그 채권신고를 최고하여야 한다(민법 제1032조 제1항, 제2항, 제89조). 신고기간이 만료된 후 한정승인자는 상속재산으로서 그 기간 내에 신고한 채권자와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대하여 각 채권액의 비율로 변제(이하 ‘배당변제’라고 한다)하여야 한다(민법 제1034조 제1항 본문). 반면 신고기간 내에 신고하지 아니한 상속채권자 및 유증받은 자로서 ‘한정승인자가 알지 못한 자’는 상속재산의 잔여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변제를 받을 수 있다(민법 제1039조 본문). 여기서 민법 제1034조 제1항에 따라 배당변제를 받을 수 있는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한정승인자가 채권신고의 최고를 하는 시점이 아니라 배당변제를 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한정승인자가 채권신고의 최고를 하는 시점에는 알지 못했더라도 그 이후 실제로 배당변제를 하기 전까지 알게 된 채권자가 있다면 그 채권자는 민법 제1034조 제1항에 따라 배당변제를 받을 수 있는 ‘한정승인자가 알고 있는 채권자’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