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의 줄서기 예법]【윤경변호사】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 전시회에 다녀왔다.
얼마 전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 전시회를 보러 갔다가 긴 줄이 장난이 아니어서 포기하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그런데 뭉크전은 상대적으로 한가하다.
쿠사마 야요이보다는 인기가 없는 모양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줄서기는 정말 일품이다.
누가 뭐라고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줄을 잘 선다.
고딩 시절 만원버스 타던 생각을 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줄을 서는 데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
앞 사람과의 거리를 정확하게 유지해야 한다.
거리를 너무 많이 두어 공간이 생기게 되면, 바로 당신 앞에 사람들이 지나가는 통로가 생기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반대로 혀를 쑥 내밀어 앞 사람의 목에 닿는다면, 거리가 너무 가까운 것이라고 보면 된다.
아주 긴 줄에 서 있을 때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방향으로 시선을 두는 것이 좋다.
혼자만 반대방향으로 서 있게 되면, 뒤에 서있는 사람은 당신의 뒤통수를 바라볼 수 없게 되고, 당신이 앞 사람인지 알 수 없게 된 그 사람은 방향감각을 잃고 헤매게 되기 때문이다.
긴 줄은 조금씩 전진한다.
그때마다 보조를 맞추어 앞으로 움직여 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어느 정도의 공간이 생겼다가 한 번에 성큼 앞으로 움직이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뒤에 서있는 사람이 지체 없이 이렇게 물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줄 서 계신 것 맞나요?”
이 말은 곧 ‘줄 서는 법도 모르세요?’와 같은 의미다.
줄서기는 진지하면서도 인내를 요하는 행위다.
줄 서다가 사랑하는 연인을 만났다는 사람은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죽음도 불사할 만큼 멋진 뒤통수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줄 서다가 사랑을 만나는 일 따위는 기대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앞에 서 있는 커플은 더운 날씨에도 꼭 붙어서 떨어질 줄 모른다.
쳐다 보는 내가 덥다.
작품 중 “별이 빛나는 밤(Starry Night)”과 "마돈나(Madonna)"가 인상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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