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물은 엎지르기 마련이라고 생각해 보라.]【윤경 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6. 10. 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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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엎지르기 마련이라고 생각해 보라.]【윤경 변호사】

 

우리 집 여자들은 핸드폰이나 지갑, 신용카드, 카메라 등을 자주 잃어버리거나 식당 등에서 놓고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남자보다 빈도가 심하다.

 

아마도 여자 옷에는 남자 옷만큼이나 주머니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머니가 없어 지갑이나 핸드폰을 손에 들고 있다가 자리에 놓고 오거나 잃어버리는 것이다.

 

근데 난 물건을 잃어버렸다는 이유로 우리 아이들을 혼낸 적이 없다.

그 이유는 너무 단순하다.

나도 지갑이나 귀중품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절대 안 잃어버릴 자신이 없다.

 

세상을 살다보면 이렇게 ‘사소하지만 안 좋은 일들’이 누구에게나 반드시 벌어진다.

 

그때 난 이렇게 생각한다.

“물은 엎지르기 마련이다.”

 

‘사소하지만 안 좋은 어떤 일들’이 일어난다고 각오하고 있으면 그 일이 벌어져도 덜 놀라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덜 보인다.

게다가 물이 엎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면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까지 든다.

인생이 아무 일 없이 순탄하게 흘러간다는 점에 대해서 고마운 마음을 갖기 시작한다.

 

누군가가 카펫이나 당신 옷에 커피나 우유를 쏟았다고 생각해 보자.

아마도 짜증이 나고 스트레스를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음료수를 마시다 보면 쏟게 마련이라고 생각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것은 똑같은 사건을 두고 다른 관점을 갖게 만든다.

 

물은 엎지르기 마련이라고 생각해 보라.

그것을 편히 받아들이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일은 그 순간 인생에서 아무런 것도 아닌 일로 변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