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르왕자의 귀환】《또르가 내 코와 입술을 핥아도 그게 전혀 비위생적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기분이 좋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또르가 활기를 찾았다.
이제는 밥도 잘 먹고,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앞으로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해주면 좋겠다.
행동이 느려지고, 밥을 잘 먹지 않으면 그게 아프다는 신호란 것을 이번에 알았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또르가 문 앞에서 나를 기다릴 때 차가운 맨바닥에 앉지 않도록 따뜻한 방석을 깔아주었다.
그런데 항상 내 슬리퍼를 가지고 들어가 방석 위에 자리를 잡는다.
내 발냄새까지도 사랑하는 충성스럽고 귀여운 놈!!!
실은 나도 목욕 안한 또르의 구수한 냄새가 좋다.
잘 때는 항상 침대 위로 올라와 내 손등을 정성스레 핥는다.
내 배 위로 올라가 킁킁 잠옷 냄새를 맡는가 하면, 내가 잠들면 또르는 내 머리 위 베개에서 또아리를 틀고 잠을 잔다.
아마 이런 결정을 내린 모양이다.
“난 이제 엄마 젖을 먹는 유아기를 벗어 났어. 사료를 먹는 강아지란 말이야. 그러니까 아빠 머리 위에 한번 올라타 볼까?”
내 발 밑에서 자지 않고 항상 내 머리 위에서 잔다.
밤중에 일어나 화장실에 갈때면, 침대에서 쏜살같이 달려내려와 내 발꿈치 뒤로 아장아장 따라온다.
너무 기분이 좋다.
녀석은 너무 귀엽다.
하지만 가끔 야비하고, 야생적이기도 하다.
항상 내 슬리퍼와 양말을 물어 뜯는다.
슬리퍼를 물고 흔들어 댈 때는 성난 호랑이 같다.
우리 집에서 누가 서열이 더 높은지를 내게 이해시키려 들려는 것이 분명하다.
또르는 아직도 ‘진한 애정표현’을 한다.
너무 진하다는 것이 문제다.
안아주기만 하면, 즉시 고개를 돌려 그 짧은 혀로 내 코와 볼을 맹렬히 핥는다.
얼굴이 침 범벅이 되는 것 정도는 참아 줄 수 있다.
문제는 내 ‘입술’까지 핥는다는 것이다.
또르의 침이 잔뜩 묻어도 그게 비위생적이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사랑하는 이와 키스할 때 ‘상대방의 침’이 더럽다고 느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