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3260

[빛 바랜 사진 1장이 떠올리게 하는 것들]【윤경변호사】

[빛 바랜 사진 1장이 떠올리게 하는 것들]【윤경변호사】 서재에서 오래된 책 한권을 꺼내들었는데 사진 한 장이 떨어진다. 전혀 못 보던 사진이다. 고교 시절 교실에서 책을 보고 있을 때 카메라를 가지고 온 친구가 찍어 준 사진으로 기억된다. 교실 안에서 찍은 유일한 사진이다. 수줍고 소심한 성격이었다. 사실 고교 시절은 치열한 대학입시 준비에 찌들어 있었기 때문에 즐거운 추억이 별로 없다. 근데 이 사진을 보니 아름다웠던 시간들이 생각난다. 사진 속의 내가 웃고 있다. 10대의 어린 나이인데도 당시 머리 뒷부분에 새치가 무척 많았다. 사진에도 새치가 보인다. 스트레스가 극심했었나 보다. 그런데 20대 후반 들어서면서 새치가 모두 없어졌다. 기억과 망각 사이에는 사진이 있다. 잊혀져 가는 것을 떠 올리게 ..

[사교성 있는 매력적인 인간이 되는 방법]【윤경변호사】

[사교성 있는 매력적인 인간이 되는 방법]【윤경변호사】 현대 사회에서는 “활달하고 적극적인 사람”이 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사회화(socialization)’가 필요한 사회이다. 사람을 두 부류로 나눈다면,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는 사람’과 ‘나처럼 커튼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척하면서 왕따처럼 구석에 서 있는 사람’이다. 사회화의 핵심은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데' 있다. “피곤해 보여요.”라고 말하면, 일단 첫 단추는 잘 끼운 셈이다. 인생은 피곤한 것이며, 누구나 자신은 너무 열심히 일한 나머지 항상 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절대 “좋아 보이는데.”라고 말문을 열지 마라. 이 말은 상대방에게서 그의 인생이 얼마나 험난한 지에 대하여 ‘떠들 기회’를 빼앗아 가는 것..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무엇일까.]【윤경변호사】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무엇일까.]【윤경변호사】 생텍쥐베리(Saint Exupery)의 어린 왕자에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는 말이 나온다. 맞는 말이다. 다만 그런 ‘유치하고 재미 없는 대답’을 원한 것은 아니니, 의젓하고 현실적인 어른으로 돌아가 다시 생각해 보자. 어느 경제학자의 말에 의하면, ‘부자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일 중 하나라고 한다. 공부 잘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필사적인 심정’으로 ‘공부 잘하기’에 도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돈을 벌고 부자가 되고 싶은 열망’은 대부분 사람들의 잠재의식에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 모두들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그래서 ‘공부 잘하는 것’보다 ‘큰 부자가 되는 ..

[자신을 격려하고 아끼는 사람은 내면의 행복을 찾을 줄 아는 사람이다.]【윤경변호사】

[자신을 격려하고 아끼는 사람은 내면의 행복을 찾을 줄 아는 사람이다.]【윤경변호사】 그녀는 어렸을 때, 어머니를 도와 집안일을 자주 했다. 상을 받기 위해서였다. 그녀가 집안일을 도울 때마다 어머니가 상으로 사탕을 주곤 했다. 학생 시절에는 좋은 성적을 받아 아버지한테 상을 받곤 했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이만큼 자랐는데 더 이상 부모님의 선물을 받을 수는 없잖아요. 이제는 저에게 선물을 줘요. 왜냐고요? 선물이야말로 제 자신을 격려하는 가장 유용한 수단이거든요." 그녀가 몸담고 있던 회사에 부도가 났다. 실업자 신세가 된 그녀는 몇 달 동안 집에 틀어박혀 지냈다. 새 직장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자신이 없었다. '면접에서 망신을 당할지도 몰라.'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녀는 집 안에서..

[인생은 극적인 반전이 있는 영화다.]【윤경변호사】

[인생은 극적인 반전이 있는 영화다.]【윤경변호사】 탈무드에 나오는 유대인의 오래된 동화 가운데 ‘하늘을 나는 말’ 이야기가 있다. 왕의 노여움을 산 사내가 사형을 선고 받았다. 사내는 왕에게 구명을 탄원하며 이렇게 말했다. “만약 저에게 1년의 여유를 주신다면, 왕께서 가장 아끼는 말에게 하늘을 나는 방법을 가르치겠습니다.” 그러면서 1년이 지났는데도 그 말이 하늘을 날지 못한다면 그 때 자기를 처형해도 좋다고. 왕은 그 탄원을 받아들였고, 그의 사형은 1년 동안 유예되었다. 감방 죄수들은 사내에게 물었다. “말이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는가?” 그러자 그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그 1년 안에 왕이 죽을지도 모르고, 내가 죽을지도 모르지. 어쩌면 저 말이 죽을지도 모르고 말이야. 앞으로 어..

[생사의 기로에 선 ‘또르’]【윤경변호사】

[생사의 기로에 선 ‘또르’]【윤경변호사】 정말 귀신 꿈을 꿨다. 또르가 ‘염소 DNA’가 있는지 산책을 나가면 꽃이나 풀잎을 뜯어 먹는다. 심지어 집 안에서는 크리넥스 휴지를 먹어 치운다. 드디어 탈이 났다. 토한 후부터 먹지를 않는다. 배를 쓰다듬어 주다가 잠이 들었다. (꿈 속) 염라대왕 : 또르가 많이 아프구나. 갈 때가 된 모양이다. 나 : 아니 깜비도 15년을 살았는데, 무슨 망발을... 염라대왕 : 강아지의 수명은 하늘에 달렸느니라. 나 : 저 거위도 몇십 년을 산다는데, 겨우 7개월 된 강아지에게 그런 잔인한 말을 하시다니. 그렇지 거위야. 거위 : 반말하지 말아 줄래. 나 너보다 나이 많아. 염라대왕 : 둘 중 하나를 선택해라. 첫 번째, 1년을 같이 살다가 영영 헤어지는 것. 두 번째 ..

[세상에서 가장 큰 것은 마음이다.]【윤경변호사】

[세상에서 가장 큰 것은 마음이다.]【윤경변호사】 옛날 옛적에 그리스 남쪽 크레타 섬에는 사람의 몸에 소의 머리를 한 미노타우로스라는 괴물이 살았다. 이 괴물은 미궁 속에 갇혀 있었는데 사람의 고기만을 먹었다. 그래서 크레타사람들은 바다 건너 약소국이었던 아테네 왕국에 해마다 선남선녀 각 6명씩을 산 제물로 바치도록 했다.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Theseus)는 산 제물로 바쳐지는 젊은이들 사이에 섞여 미궁으로 들어가 괴물을 퇴치하고 아테네로 돌아왔다. 테세우스를 비롯한 아테네의 젊은이들이 크레타섬에서 타고 돌아온 배에는 30개의 노가 있었다. 아테네인들은 테세우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그가 타고 온 배를 오래오래 보존하기로 했다. 그 후 아테네인들은 이 배가 썩어가자 낡은 널빤지를 제거하고 새 목재..

[그대, 잘 지내나요?]【윤경 변호사】

[그대, 잘 지내나요?]【윤경 변호사】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 김용택의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구름이 끼거나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부는 날에는 시를 읽는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에는 시를 읽는다. 몇 줄의 짤막한 글이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킨다. 참 신기하다. 시를 읽다 보면 어찌 사람의 마음을 이리도 잘 표현했을까 하고 감탄을 한다. 달빛에 취해 있는 섬진강변의 환하고 고운 자태가 머릿속에 그..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윤경변호사】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윤경변호사】 10대 때는 몰랐다. 뭐가 뭔지 모르고 철부지로만 살았다. 하지만 이제는 알게 되었다. 그때가 부모 품에서 가장 걱정 없이 순수했던 시절이었음을. 티 없이 맑은 영혼을 지닌 때였음을. 20대 때는 정말 몰랐다. 활짝 피어보지 못한 젊은 시절이 가여웠고, 그렇게 저물어 갈 것 같은 내 인생이 안타깝기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알게 되었다. 그 시절이 얼마나 눈부시게 아름다웠는지를 어떤 두려움도 불사할 만큼 뜨거운 시절이었음을. 실패와 좌절마저도 아름다운 추억거리가 되었음을. 30대 때는 미처 몰랐다. 젊음이 훌쩍 내 곁을 떠나는 기분이었다. 더 늦기 전에 뭔가 이루지 않으면 큰일 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이제 통렬히 깨닫게 되었다. 그리 서두르지..

[해보지 못한 후회는 평생 지속된다.]【윤경변호사】

[해보지 못한 후회는 평생 지속된다.]【윤경변호사】 후회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해보지 못한 후회’와 ‘해보고 나서 하는 후회’다. “차라리 한번 해보기라도 할 걸!” 사람들은 해보지 못한 일에 대한 후회를 한다. 한참 망설이다가 끝내 하지 못하고 시기를 놓쳐 버린다. 그리고는 시도조차 하지 못한 것에 후회를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하지 말았어야 해!” 이처럼 하고 나서 나중에 하는 후회도 있다. 시도는 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경우다. 차라리 처음부터 하지 말걸 괜히 시작했다가 시간만 낭비했다며 후회한다. 위 두 가지 후회는 둘 다 무언가 이루지 못한 것을 두고 하는 후회지만, 그 의미는 정말 다르다. 후회는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하지만 해보지 못한 후회는 평생 지속된다.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