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바랜 사진 1장이 떠올리게 하는 것들]【윤경변호사】 서재에서 오래된 책 한권을 꺼내들었는데 사진 한 장이 떨어진다. 전혀 못 보던 사진이다. 고교 시절 교실에서 책을 보고 있을 때 카메라를 가지고 온 친구가 찍어 준 사진으로 기억된다. 교실 안에서 찍은 유일한 사진이다. 수줍고 소심한 성격이었다. 사실 고교 시절은 치열한 대학입시 준비에 찌들어 있었기 때문에 즐거운 추억이 별로 없다. 근데 이 사진을 보니 아름다웠던 시간들이 생각난다. 사진 속의 내가 웃고 있다. 10대의 어린 나이인데도 당시 머리 뒷부분에 새치가 무척 많았다. 사진에도 새치가 보인다. 스트레스가 극심했었나 보다. 그런데 20대 후반 들어서면서 새치가 모두 없어졌다. 기억과 망각 사이에는 사진이 있다. 잊혀져 가는 것을 떠 올리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