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3260

[관심과 애정이 담긴 기대를 받으면, 그에 부응하는 노력을 하게 되고 정말 그렇게 된다.]【윤경변호사】

[관심과 애정이 담긴 기대를 받으면, 그에 부응하는 노력을 하게 되고 정말 그렇게 된다.]【윤경변호사】 리더스 다이제스트(Reader's Digest)에 나온 일화이다. 어느 중학교 교사가 얼어붙을 듯 추운 2월의 어느 날 아침 차를 몰고 학교로 출근하는 길이었다. 학교 정문에 도착할 무렵 앞서 가던 버스가 갑자기 길가에 있는 약국 앞에 멈춰 섰다. 그때 한 소년이 비틀거리며 버스에서 내리더니 무너지듯 눈길 위에 쓰러졌다. 버스 운전사와 그 교사는 거의 같은 순간에 소년에게로 달려갔다. 학교 학생이었다. 소년의 창백하고 텅 빈 얼굴은 주위에 쌓인 눈보다도 더 하얗게 보였다. 운전사가 속삭였다. "죽었어요." 교사는 충격에 휩싸여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버스 안에서는 겁먹은 표정의 학교 학생들이 내..

[신의 한수, 권한위임]【윤경변호사】

[신의 한수, 권한위임]【윤경변호사】 대부분의 상사들은 ‘권한위임’에 인색하다. 부하직원에 대한 불안과 불신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고 모든 것을 직접 해야만 안심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늘 마음이 편치 않고, 긴장상태에 있으며, 늘 분주하다. 그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한을 위임하면 자신은 빈털터리가 되고 말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하직원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신도 가지고 있다. 심지어는 부하직원을 경쟁상대로 생각한다. 하지만 부하직원에 대한 이런 불신과 불안은 괜한 걱정이다. 직원들에게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 모든 정보를 직원들과 공유하라. 그리고 믿고 맡기면 된다. 모두 알아서 잘 처리할 것이다.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고 모든 것을 직접 해야 하는 사람들은 외롭다. 아..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을 보면서 ‘서울거리 걷기’를 고민하다.]【윤경변호사】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을 보면서 ‘서울거리 걷기’를 고민하다.]【윤경변호사】 서울의 골목길을 걷다 보면, 전에는 보지 못한 많은 것이 저절로 보인다. 몇 시간을 걸어도 지루하지 않다. 단독주택 철대문이나 이발소, 참기름 짜는 집, 구멍가게 등을 발견하면, 어릴 적 살던 집 골목길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기분이다. 오늘은 오전 8시에 집을 나와 ‘연남동 골목길’을 걸었다. 그래도 부족해서 오는 길에 ‘남산한옥마을’에 들려 1시간 가량 더 걸었다.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파랗다. 너무 파래서 물감을 칠한 것 같다. 이런 하늘을 본 것이 너무 오랜 만이다. 걷는 것이 이리 큰 즐거움을 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전에는 가까운 거리조차 차를 이용했는데, 이제는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닌다. 그런..

[부모는 자식이 뉘우치지 않아도 이미 그 자식을 용서하고 있다.]【윤경변호사】

[부모는 자식이 뉘우치지 않아도 이미 그 자식을 용서하고 있다.]【윤경변호사】 어느 가정에 5남매를 모두 대학까지 졸업시키고, 시집 장가보내 이제는 한시름 놓은 아버지가 있었다. 어느 날 폐암으로 건강이 안 좋아져 고생하던 아버지는 자식, 며느리, 사위들을 불러 모았다. 무슨 유언을 남기시려나 보다 하고 기대에 부푼 자식들에게 아버지가 말하였다. “이 애비가 너희들 키우고 사업을 하느라 빚을 좀 졌다. 빚에 빚이 늘어나 지금은 약 7억 정도 된다. 내가 건강이 안 좋고 이제는 벌 능력도 없으니, 너희들이 얼마씩 갚아줘야겠다. 여기 이 종이에 얼마씩 갚겠다는 금액을 좀 적어라.” 아버지에게 재산이 있는 줄 알았던 자식들은 서로 얼굴만 멀뚱히 쳐다보고 아무 말이 없었다. 누군가 말했다. “저희가 무슨 돈이 ..

[함부로 남을 가르치려 들지 말라.]【윤경변호사】

[함부로 남을 가르치려 들지 말라.]【윤경변호사】 어느 대학교수가 퇴임을 하게 되면 카리브해로 환상적인 휴가를 하기로 했다. 퇴임하던 날 교수는 여행할 생각에 마음은 들떴지만, 평생을 바친 직장을 뒤로 하고 떠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때로는 깊이 있게 때로는 폭넓게 학생들의 가슴에 심어주곤 했었다. 수십년을 강단에서 보내고서도 가르치는 걸 멈출 수 없었다. 휴가 중에도 말이다. 하지만 그는 멈추어야 할 때를 모르는 사람인 것 같았다. 학자티를 낼 때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 지를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어떻든지 간에 기회만 오면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가르치려 들었다. 그가 선실로 들어서면서 심부름하는 아이에게 물었다. “이보게, 자네 심리학을 공부해 본 적 있나..

[상황이 불리한 것이 아니라 마음이 불리한 것이다.]【윤경변호사】

[상황이 불리한 것이 아니라 마음이 불리한 것이다.]【윤경변호사】 ‘금융시장에서의 투자’는 ‘도박판’과 비슷하다. ‘금융거래’나 ‘투자’를 노름판에서의 ‘도박’과 비교하는 것은 불경스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의 거래건 도박이건 모두 돈을 벌고자 하는 목적에서 비롯되었고, 치밀한 두뇌싸움에서 다른 사람을 이겨야 성공할 수 있으며, 극도의 긴장감과 함께 쾌감을 동반한다는 등의 공통점도 있으니, 전혀 다르다고 치부하기도 어렵다. 도박이 인류의 시작과 함께 존재하였다는 것은 그만큼 도박이 인간의 본성을 가장 잘 이해한 오락이라는 뜻일 것이다. 가치투자자의 창시자인 ‘벤자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이나 ‘피터 린치(Peter Lynch)’, ‘워렌 버핏(Warren Buffett)’ ..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의 “I'm Yours”]【윤경변호사】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의 “I'm Yours”]【윤경변호사】 곡도 좋지만, 가사 내용은 더 좋다. 샤워를 하면서 흥얼흥얼 따라 부르고 있노라면, 점점 기분이 좋아진다. 나처럼 영어발음이 나쁠 때는 대강 소리나는 대로 적어 외워 부르면 더 원어민 발음처럼 더 그럴듯하게 들린다. Well you done done me and you bet I felt it 웨르 유 돈돈 미인유 베라 펠팃 I tried to be chill but you're so hot that I melted 아 트라이투 버츄 소핫데라 멜티드 I fell right through the cracks 아 펠라이 뚜더크랙스 Now I'm trying to get back 나 암 트라잉 투 겟베엑 Before the cool d..

[걷는 즐거움 - 서촌마을]【윤경변호사】

[걷는 즐거움 - 서촌마을]【윤경변호사】 주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벼운 세수만 한 채 경복궁 옆 ‘세종마을(서촌마을)’로 향했다. 트레드밀(treadmill) 위를 걷는 것은 지겹고 단조로운데 반해 골목길을 걷는 것은 오랜 시간을 걸어도 재미있다. 발바닥의 감촉을 느끼며 걸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주말 아침이라 그런지 골목길이 한가해서 좋다. 3시간 가량 걸으니 허기진다. 눈에 띄는 가게로 들어가 브런치를 먹었다. 브런치 카페의 분위기가 아늑하고 여유롭다. 서래마을, 경리단길, 홍대 앞, 이태원 등 지금까지 다녀 본 브런치 카페 중 가장 맛있는 곳은 사실 가로수길의 ‘에이블(ABLE)’이다. 낙엽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떨어진 낙엽을 밟고 걷노라면 가슴 속에 허허로운 바람이 분다. 낙엽이 되어 떨어지기..

[남산자락에 있는 동국대 캠퍼스와 장충단공원을 걷다.]【윤경변호사】

[남산자락에 있는 동국대 캠퍼스와 장충단공원을 걷다.]【윤경변호사】 이렇게 좋은 가을 날씨는 얼마 남지 않았다. 걷고 싶은 마음에 운동 삼아 아침 일찍 남산산책로로 향했다. 초록빛의 푸른 숲을 향해 크게 숨을 한번 쉰다. 축복이나 희망에도 색깔이 있다면 아마도 초록빛일 것이다. 동국대 캠퍼스에 주차를 했다. 남산산책로의 여러 갈래 길들이 동국대 캠퍼스와 연결되어 있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 동국대는 오래 전 사법시험 1차를 볼 때 가본 것이 전부다. 그때는 언덕 위에 지어진 낡고 허름한 건물 안에서 시험을 치루었고, 캠퍼스가 작고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오늘 가보니 남산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공기도 깨끗하고 규모도 아주 크다. 중앙도서관 1층 카페에서 커피와 케익을 시켜 4층으로 가지고 올라가..

[치유하는 신비한 마음, 사랑]【윤경변호사】

[치유하는 신비한 마음, 사랑]【윤경변호사】 ‘깜비’를 좋아했지만, 깜비가 내 얼굴을 핥는 것은 싫었다. 특히 입술을 핥을 때는 나도 모르게 밀쳐냈다. 그러다보니 깜비는 안아주면 한두 번 얼굴핥기를 시도하다가 그친다. 솔직히 비위생적인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 마음이 오랫 동안 잘 이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깜비가 마지막 투병생활을 할 때 피부병이 생긴 몸을 쓰다듬고 손으로 쓸어주었다. 고름과 염증이 세균 덩어리겠지만, 나에게 피부병이 옮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아픈 깜비를 어루만지고 몸을 쓰다듬으면, 놀랍게도 상태가 진정된다. 주위에서는 “더러운 부분을 함부로 만지다가 병 옮으면 어떡해?”라고 걱정하지만, 지금껏 난 아무 병도 옮지 않았다. 고린도전서 13장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