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정보/형사소송

【형사절차에서의 비상상고, 형사파기환송판결의 사실상 및 법률상 판단의 기속력】《상고심 파기판결의 기속력을 위반한 위법과 비상상고 이유로서의 법령위반(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2오5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3. 31. 11:03
728x90

형사절차에서의 비상상고, 형사파기환송판결의 사실상 및 법률상 판단의 기속력】《상고심 파기판결의 기속력을 위반한 위법과 비상상고 이유로서의 법령위반(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25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형사절차에서 비상상고

 

. 의의

 

비상상고는 확정판결에 대하여 그 심리 또는 재판에 법령위반이 있음을 이유로 하여 인정되는 비상구제절차이다.

 

비상상고는 법령의 해석·적용의 통일을 주된 목적으로 하며 비상상고에 의하여 원판결이 파기되고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게 유리하게 변경되는 것은 그 반사적 효과에 불과한 점에서 구체적 사실인정의 착오를 시정하여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의 구제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재심과 구별된다.

 

비상상고의 사유는 사건의 심판(소송절차 및 재판내용)이 법령에 위반한 것(441, 446)이다.

 

여기에서 그 사건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것이라고 함은 확정판결에서 인정한 사실을 변경하지 아니하고 이를 전제로 한 실체법의 적용에 관한 위법 또는 그 사건에 있어서의 절차법상의 위배가 있음을 뜻하는 것이므로, 단순히 그 법령 적용의 전제사실을 오인함에 따라 법령위반의 결과를 초래한 것과 같은 경우는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42 판결).

 

. 신청

 

비상상고의 신청권자는 검찰총장이고, 관할법원은 대법원이다(441).

 

비상상고를 함에는 그 이유를 기재한 신청서를 대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442). 상고의 경우와 달리 그 신청서 자체에 반드시 그 이유를 기재할 것이 요구된다.

 

. 접수

 

신청서(비상상고장)가 접수되면 전산입력하고 기록표지는 [전산양식 B1210]을 사용하여 작성하며 사건부호는 를 붙이고 사건명란에 원판결의 죄명을 기재하면 된다.

 

. 심리

 

공판의 개정

 

비상상고사건을 심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판기일을 열어야 한다. 공판기일을 열지 않고 신청서만을 검토하여 비상상고에 대한 판결을 할 수 없다.

 

공판기일에는 검사가 출석함을 요하나, 그 밖에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출석의 요부는 양설이 대립되므로, 공판기일 통지의 여부는 반드시 미리 재판부의 지시를 받아서 정하여야 한다.

 

공판기일에는 검사가 신청서(비상상고장)에 의하여 진술하여야 한다(443).

 

사실의 조사

 

대법원은 신청서에 포함된 이유에 한하여 조사하여야 한다(4441).

 

비상상고의 경우에는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은 없다. 비상상고사건을 심리함에 있어 법원의 관할, 공소(公訴)의 수리, 소송절차에 관하여는 사실조사를 할 수 있으며(같은 조 2),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합의부원에게 사실조사를 명할 수 있고 다른 법원(예컨대 지방법원)의 판사에게 사실조사를 촉탁할 수 있다(같은 조 3, 431).

 

. 판결

 

기각판결

 

비상상고가 이유 없다고 인정한 때에는 판결로 비상상고를 기각하여야 한다(445).

 

파기판결

 

비상상고가 이유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원판결 또는 소송절차를 파기하는 판결을 하여야 한다(446).

 

원판결의 파기

 

원판결이 법령에 위반한 때에는 그 위반된 부분을 파기하여야 한다(같은 조 1호 본문). 단 원판결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때에는 원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사건에 대하여 다시 판결을 한다(같은 조 1호 단서).

 

소송절차의 파기

 

소송절차가 법령에 위반한 때에는 그 위반된 절차를 파기하여야 한다(같은 조 2). 이 경우에는 원판결은 파기하지 않는다.

 

판결의 효력

 

비상상고의 판결은 파기자판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피고인에게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447). 즉 비상상고의 판결은 원칙적으로 이론적 효력만 있을 뿐이다.

 

2. 상고심 파기판결의 기속력을 위반한 위법과 비상상고 이유로서의 법령위반(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25 판결)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40호, 오대석P.707-728]

 

. 쟁점

 

이 사건에서 1차 상고심과 2차 상고심 모두가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 취지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음에도 사건을 환송받은 사실심은 그 각 파기환송판결의 취지에 반하여 반복적으로 유죄판결을 하였다.

원판결이 확정되기까지 전체 심리과정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관계에는 실질적 변동이 생기지 않았고, 상고심의 2차례에 걸친 무죄 취지 파기판결에도 불구하고 그 파기판결 취지에 반하는 사실심판결이 선고되었다. 나아가 2차 상고심은 1차 환송 후 원심판결에 1차 상고심의 파기판결에 반하는 기속력 위반이 있음을 직접적으로 지적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2차 환송 후 원심은 2차 상고심(그리고 1차 상고심)의 파기판결 취지를 거스르고 1차 환송 후 원심과 동일한 취지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2차 환송 후 원심은 상고 없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검찰총장은 확정된 2차 환송 후 원심판결에 대하여 법령위반을 이유로 비상상고를 하였다.

결국 이 사건 쟁점은 상고심 파기판결의 기속력을 위반한 것이 비상상고이유인 법령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 비상상고 일반

 

 의의 및 기능

 

 비상상고는 확정판결을 대상으로, 그 심리 또는 재판에 법령위반이 있음을 이유로 인정되는 비상구제절차이다. 확정판결의 시정제도라는 점에서 미확정판결의 시정제도인 상고와 다르다. 한편 확정판결의 시정제도라는 점에서는 재심청구와 같지만, 신청이유(심판의 법령위반), 신청권자(검찰총장), 관할법원(대법원), 판결효력(원칙적으로 피고인에게 미치지 않음) 등에서 재심과 구별된다.

 

 비상상고는 법령해석과 법령적용의 통일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다수설, 판례)[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42 판결 : 형사소송법 제441조는 검찰총장은 판결이 확정한 후 그 사건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것을 발견한 때에는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비상상고 제도는 법령 적용의 오류를 시정함 으로써 법령의 해석적용의 통일을 도모하려는 데에 주된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그 사건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것이라고 함은 확정판결에서 인정한 사실을 변경하지 아니하고 이를 전제로 한 실체법의 적용에 관한 위법 또는 그 사건에 있어서의 절차법상의 위배가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법령위반이 있음이 명백한 경우, 법령 해석적용에 관해 지도적 기능을 담당하는 최고법원으로 하여금 법령위반이 있다는 점을 선언하게 함으로써, 장차 동일한 과오가 반복됨을 방지할 수 있고, 법령 해석적용의 통일을 도모할 수 있다. 원판결의 법령 해석적용의 잘못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을 위한 파기자판을 하도록 하여 피고인을 구제함으로써 사건 해결의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하는 기능도 가진다. 다만 원판결이 파기되고 유죄판결을 받았던 자에게 판결 내용이 유리하게 변경되는 것은 비상상고의 부수적반사적 효과에 불과하다.

 

 근거 법령

 

 형사소송법과 군사법원법 모두가 비상상고에 대하여 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441(비상상고이유)

검찰총장은 판결이 확정한 후 그 사건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것을 발견한 때에는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할 수 있다.

 445(기각의 판결)

비상상고가 이유 없다고 인정한 때에는 판결로써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446(파기의 판결)

비상상고가 이유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다음의 구별에 따라 판결을 하여야 한다.

1. 원판결이 법령에 위반한 때에는 그 위반된 부분을 파기하여야 한다. , 원판결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때에는 원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사건에 대하여 다시 판결을 한다.

2. 원심소송절차가 법령에 위반한 때에는 그 위반된 절차를 파기한다.

 군사법원법

492(비상상고 이유)

검찰총장은 군사법원의 판결 또는 이 법에 따른 상소법원의 판결이 확정된 후 그 사건의 심판이 법률을 위반한 것을 발견하였을 때에는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할 수 있다.

 497(기각의 판결)

비상상고가 이유 없다고 인정하면 판결로 기각하여야 한다.

 498(파기의 판결)

비상상고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면 다음 각호의 구분에 따라야 한다.

1. 원판결이 법령을 위반한 경우에는 그 위반한 부분을 파기하여야 한다. 다만 원판결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때에는 원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사건에 대하여 다시 판결을 한다.

2. 원심소송절차가 법령을 위반한 경우에는 위반한 절차를 파기한다.

 

 법원의 형사 판결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이, 군사법원의 판결에 대하여는 군사법원이 적용되는 것이나 적용법조만 다를 뿐 확정판결에 법령위반이 있는 경우 이를 시정하는 제도라는 점에서는 양자 간 차이가 없다.

 

 비상상고 이유

 

 심판의 법령위반

 

심판의 법령위반이 있는 때에 비상상고를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441, 군사법원법 제492). 여기서 심판이란 사건의 심리와 판결을 의미한다.

 

 법령위반이 있을 때에만 비상상고를 할 수 있고, 단순한 사실오인을 이유로 한 비상상고는 허용되지 않는다. 법령위반이란  판결의 법령위반 또는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을 말한다. 판결의 법령위반은 판결내용에 실체법적 또는 절차법적 위반사항이 있는 것이고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이란 소송절차에 절차법적 위반사항이 있는 것을 말한다.

 

 판결의 법령위반과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의 구별기준

 

양자를 구별하는 기준에 관하여 견해가 나뉜다.  판결의 법령위반이란 판결내용과 판결절차의 법령위반을 의미하고,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은 판결 전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을 의미한다는 견해가 있다(소송조건 포함설). 이 견해는 소송조건의 오인도 판결의 법령위반에 해당한다고 본다. 소송조건에 대한 법원의 확인의무는 실체 법령을 올바르게 적용하여야 할 의무에 버금가는 중요사항이라는 점을 이유로 한다.  소송조건에 관한 법령위반 중 원판결을 파기하고 면소판결을 선고하여야 하는 경우에만 판결의 법령위반에 해당하고 다른 소송조건에 관한 법령위반(공소기각, 관할위반)은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에 해당한다는 견해가 있다(면소판결 포함설). 형식판결보다 유무죄에 대한 실체판결이 오히려 피고인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는 것을 근거로 한다.  판결 내용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법령위반이 판결의 법령위반이고,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은 판결 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을 의미한다는 견해가 있다. 통설적 견해에 해당한다.

 

 판결의 법령위반과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의 구별실익

 

재판의 형식과 효력에 차이가 있다. 판결의 법령위반의 경우에는 파기자판이 가능하고 피고인에게 효력이 미치지만,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의 경우에는 파기를 할 수 있음에 그치고 피고인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형사소송법 제446, 447).

 형사소송법

447(판결의 효력)

비상상고의 판결은 전조 제1호 단행의 규정에 의한 판결 외에는 그 효력이 피고인에게 미치지 아니한다.

 

 법령위반의 명백성

 

통설은 비상상고는 사건의 심판이 법령을 위반하였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는 것으로 본다. 의의(疑義)가 없을 정도로 명백한 경우에 한하므로, 법령해석에 의의(疑義)가 있고 당해 문제의 법해석에 관하여 학설의 대립이 있는 경우, 대법원 판례가 상호 일치하지 않는 경우 등에 대해서까지 그 결론을 구하거나 법령해석의 통일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비상상고를 신청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새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심판의 법령위반이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까지도 비상상고를 허용하게 된다면, 법령해석과 법령적용의 통일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비상상고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법령위반의 구체적 사례

 

 실체법령을 잘못 적용한 경우

 

 폐지된 법률 또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구법을 적용한 경우[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31 판결(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의 야간 단독폭행이 법률개정에 의하여 반의사불벌죄로 변경되었으므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신법을 적용하여야 하는데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가 있었음에도 공소기각판결을 하지 않고 구법을 적용하여 약식명령을 고지한 사안)]

 

 형사미성년자 또는 심신상실자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하는 경우

 

 법정형이나 처단형을 초과하는 형을 선고한 경우[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1 판결(벌금형의 법정형 상한선이 500만 원임에도 700만 원을 선고한 경우)]

 

 징역형이 없음에도 징역형을 선택하고 집행유예한 경우[대법원 1957. 7. 5. 선고 4290형비상2 판결(징역형이 삭제되었음에도 징역형을 선택하고 그 집행을 유예한 경우)]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을 위반한 경우[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22 판결 : 이 사건 약식명령의 형이 벌금 200만 원임에도 그에 대한 정식재판청구사건에서 원판결 법원은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였으므로, 원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에 규정된 불이익변경 금지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이 사건 비상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형사소송법 제446조 제1호 단서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불리한 원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을 하기로 한다]

 

 환부대상인 물건을 몰수한 경우(대법원 1960. 12. 21. 선고 601 판결)

 

 확정판결을 전후로 한 범죄에 대하여 2개의 형을 선고하여야 함에도 1개의 형을 선고한 경우[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24 판결 이 사건에 관하여 대법원은 원판결을 파기하였을 뿐 자판에 나아가지 않았는데 그 이유에 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하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판시하였다] 등을 들 수 있다.

 

 소송조건 등의 흠결을 간과하여 실체판결을 한 경우

 

 공소기각판결, 공소기각결정, 면소판결을 하여야 함에도 유죄판결을 선고한 경우 -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가 있는데도 유죄판결을 선고한 경우(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1),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어 형을 면제하거나 친족의 고소가 없어 공소기각판결을 하여야 하는데 유죄판결을 선고한 경우(대법원 2000. 10. 13. 선고 991 판결),  이혼소송을 취하함으로써 간통고소의 유효 요건을 상실하였음에도 공소기각판결을 하지 않고 유죄판결을 선고한 경우(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11 판결),  공소시효가 완성된 경우(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62 판결),  동일한 사건에 관하여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대법원 624 판결, 대법원 703 판결, 대법원 901 판결, 대법원 20071 판결 등)]

 

 신분적 재판권 흠결을 간과한 경우

 

 증거법 규정을 간과하여 사실인 정을 잘못한 경우(증거조사절차를 거치지 않은 증거를 유죄판결의 이유로 적시하거나 자백이 유일한 증거임에도 유죄판결을 선고한 경우 등)

 

 증거로 제출되지 않 았고 증거조사도 되지 않은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와 진술조서 등을 유죄의 증거로 인정한 경우[대법원 1964. 6. 16. 선고 642 판결  비상상고를 받아들이면서도 원판결의 다른 증거에 의하여 범죄사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원판결의 이유 일부만을 파기한 사안이다. 이 경우 주문은 다음과 같다. “원판결 중 (1) 검찰관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 신문조서 (2) 검사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진술조서 (3) 국립과학 수사연구소감정인 공소외 2 작성의 감정서를 증거로 인용한 부분을 파기한다”] 등을 들 수 있다.

 

 소송절차를 위반한 경우

 

 판결선고 절차의 법령위반(재판서에 의하지 아니하고 선고한 경우, 상소권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 등)

 

 판결선고 전 소송절차의 법령위반(공판개정의 위법, 증 인신문방식의 위법, 공소장변경의 위법 등) 등이 이에 해당한다.

 

. 형사 파기환송판결의 기속력

 

 기속력의 의의와 성질

 

파기판결의 기속력이란 상소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하급심으로 환송 또는 이송한 경우 상급심의 판단이 당해 사건에 관하여 환송이송받은 하급심을 기속 하는 효력을 말한다. 기속력의 성질에 관하여는  중간판결설[파기판결을 일종의 중간판결로 보아 환송받은 하급심의 심리는 환송판결을 한 상급심 절차의 속행으로 보는 견해이다. 종전 대법원의 견해이다(대법원 1959. 6. 25. 선고 4291민상419 판결, 대법원 1971. 6. 22. 선고 7143 판결, 대법원 1979. 11. 13. 선고 7820 판결, 대법원 1981. 2. 24. 선고 802029 전원합의체 판결 등). 비판: 파기환송(이송)판결은 종국적 판결인 점, 심급구조에 반하는 점 등의 문제가 있다],  기판력설[파기판결의 기속력을 확정판결의 기판력으로 보는 견해이다.  비판: 기판력과 달리 기속력은 법률적 판단 은 물론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도 포함하는 점, 기판력은 후소에 대한 효력임에 반하여 기속력은 동일소송],  특수효력설 등의 대립이 있는데, 심급제도의 합리적 운영을 위하여 정책적으로 인정되는 특수한 효력이라는 견해(특수효력설)가 다수설이다.

판례 역시 특수효력설에 입각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대법원 1995. 2. 14. 선고 93재다27, 34 전원합의체 판결).

 

 기속력의 근거

 

 법률상 근거

 

법원조직법 제8조는 상급법원 재판에서의 판단은 해당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한다.”라고 정한다.

 법원조직법

8(상급심 재판의 기속력)

상급법원 재판에서의 판단은 해당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한다.

 

형사소송의 경우 법원조직법 제8조가 기속력의 법률적 근거가 된다. 한편 민사소송의 경우에는 법원조직법 제8조 외에 민사소송법에 직접적인 기속력의 근거 조문이 있다(436조 제2항 후문).

 민사소송법

436(파기환송, 이송)

 사건을 환송받거나 이송받은 법원은 다시 변론을 거쳐 재판하여야 한다. 이 경우에는 상고법원이 파기의 이유로 삼은 사실상 및 법률상 판단에 기속된다.

 

 이론적 근거

 

기속력의 이론적 근거에 관하여는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관점으로 설명하는 견해,  심급제도의 본질에서 구하는 견해(다수설),  양자의 종합이라고 보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다수설()은 심급제도를 마련하는 이상 기속력을 인정하지 않으면 동일문제에 대하여 상급심과 하급심 사이에 의견차이가 있는 경우 양자 간에 사건이 무한히 왕복하게 되어 종국적 해결이 지연될 우려가 있으므로, 상급심의 판단에 기속력을 인정함으로써 종국성을 확보하려는 심급제도의 본질에서 오는 필연적 요청이라고 한다.

 

 형사소송법상 근거 없이 형사재판에 기속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민사소송법과 달리 형사소송법은 상급심판결의 기속력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형사재판에 관하여 상급심판결의 기속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문제 될 수 있다.

 

 민사재판에 관하여, 민사소송법은 상고심의 환송판결에 관하여만 기속력을 규정하고 있지만(436조 제2항 후문), 기속력이 명시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항소심의 환송판결에 대하여 기속력을 긍정하는 데에 이설이 없다.

 

 판례는  구 법원조직법하에서 환송판결의 하급심에 대한 구속력은 파기의 이 유가 된 원심판결의 사실상 및 법률상의 판단이 정당하지 않다는 소극적인 면에서 만 발생하는 것이다.”라고 하거나(대법원 1984. 9. 11. 선고 841379 판결 : 환송판결의 하급심에 대한 구속력은 파기의 이유가 된 원심판결의 사실상 및 법률상의 판단이 정당하지 않다는 소극적인 면에서만 발생하는 것이므로 환송 후의 심리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어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증거관계에 변동이 있었다면 그 구속력은 이에 미치지 아니하고 따라서 파기이유가 된 잘못된 판단을 피하면 새로운 증거에 따라 다른 가능한 견해에 의하여 환송 전의 판결과 동일한 결론을 낸다고 하여도 환 송판결의 하급심 기속에 관한 법원조직법 제7조의2에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형사소송법에는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후문과 같은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법률심을 원칙으로 하는 상고심도 형사소송법 제383조 또는 제384조에 의하여 사실인정에 관한 원심판결의 당부에 제한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것이므로 조리상 상고심판결의 파기이유가 된 사실상의 판단도 기속력을 가지는 것이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4. 4. 9. 선고 2004340 판결 : 법원조직법 제8조는 상급법원의 재판에 있어서의 판단은 당해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한다.’고 규정하고,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후문도 상고법원이 파기의 이유로 삼은 사실상 및 법률상의 판단은 하급심을 기속한다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으며, 형사소송법에서는 이에 상응하는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법률심을 원칙으로 하는 상고심도 형사소송법 제383조 또는 제384조에 의하여 사실인정에 관한 원심판결의 당부에 관하여 제한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것이므로 조리상 상고심판결의 파기이유가 된 사실상의 판단도 기속력을 가지 는 것이며, 이 경우에 파기판결의 기속력은 파기의 직접 이유가 된 원심판결에 대한 소극적인 부정 판단에 한하여 생긴다고 할 것이다).

 

 판례의 태도는, 형사소송법상의 근거가 없더라도 법원조직법 또는 조리에 근거하여 형사재판에서 파기판결의 기속력을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이해된다.

결국 형사소송법에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법원조직법이나 조리에 근거하여 파기판결의 기속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볼 것이다.

 

 기속력의 범위와 효력

 

 기속력이 발생하는 재판

 

상소심의 파기환송판결 또는 파기이송판결에 기속력이 발생한다. 재항고심 또는 항고심의 파기환송결정, 파기이송결정도 기속력이 발생한다고 봄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파기자판하는 경우에는 기속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사건이 종결되므로 하급심에 대하여 기속력이 발생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기속력은 파기환송(이송)판결에 의하여 사건을 환송(이송)받은 하급심에 미친다.

 

 기속력이 발생하는 판단

 

기속력이 발생하는 것은 소극적부정적 판단에 한정된다. 원판결의 이유에 대한 적극적긍정적 판단에 대하여도 기판력이 발생한다는 견해가 있지만, 통설판례(대법원 2004. 4. 9. 선고 2004340 판결)는 파기판결의 직접적 이유, 즉 원판결의 이유에 대한 소극적부정적 판단에 대하여 기속력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파기판결의 기속력은 법률판단뿐 아니라 사실판단에 대하여도 발생한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10572 판결 : 법원조직법 제8조는 상급법원의 재판에 있어서의 판단은 당해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한다.’고 규정하고,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후문도 상고법원이 파기의 이유로 삼은 사실상 및 법률상의 판단은 하급심을 기속한다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으며, 형사소송법에서는 이에 상응하는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법률심을 원칙으로 하는 상고심은 형사소송법 제383조 또는 제384조에 의하여 사실인정에 관한 원심판결의 당부에 관하여 제한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것이므로 조리상 상고심판결의 파기이유가 된 사실상의 판단도 기속력을 가지는 것이며, 따라서 상고심으로부터 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은 그 사건을 재판함에 있어서 상고법원이 파기이유로 한 사실상 및 법률상의 판단에 대하여 환송 후의 심리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어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증거관계에 변동이 생기지 않는 한 이에 기속된다 할 것이다).

그러나 상소법원이 파기판결을 하면서 판단하지 아니한 부분에 대하여는 파기판결의 기속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77042 판결).

 

 기속력의 효력

 

사건을 환송(이송)받은 하급심법원은 파기판결의 판단 중 기속력이 발생한 부분에 대하여는 이에 기속되어 판단을 하여야 한다.

 

 기속력의 배제

 

 증거의 변경

 

환송 후의 심리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어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나 증거관계의 변동이 생긴 경우에는 기속력이 배제된다(통설판례).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610447 판결 : 상급법원 재판에서 한 판단은 해당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하며(법원조직법 제8), 상고심판결의 파기이유가 된 사실상의 판단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상고심으로부터 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이 상고법원이 파기이유로 한 사실상 및 법률상의 판단에 대하여 심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어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증거관계에 변동이 생기지 아니하는 한 그 판단에 기속된다.

 

환송 후의 새로운 증거를 채택하여 환송 전의 증거와 종합하여 환송 전의 판단을 유 지한 경우는 파기판결이 파기이유로 한 판단을 무시한 것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법원 1983. 12. 13. 선고 832613 판결 : 또 이 건에 대한 환송판결판단에 의하면 그 환송 전 원심판결이 그 적시 증거만으로 피고인 3에 대한 이건 범죄사실을 인정한 것은 증거 없이 사실을 인정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는 것이므로 환송 후의 원심판결이 환송 후의 새로운 증거를 채택하여 환송 전의 증거와 종합하여 그 판시사실을 인정하였다 하여 환 송판결의 파기이유로 한 판단을 무시한 것이라 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이 법원조직법 제7조의2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논지도 이유없다.

 

어느 정도의 증거조사가 필요한지에 대하여는 견해의 대립이 있다.

파기이유로 된 판단을 좌우할 정도의 증거가 새롭게 제시된 경우 등과 같이 사실관계 내지 증거관계에 실질적 변동이 있는 경우가 요구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파기판결이 지적한 의문점이나 파기이유에 대한 실질적인 추가 심리를 통해 파기이유를 극복하고 환송 전 원심과 동일하게 판단할 수 있는 새로운 근거가 확보된 경우라면 파기판결의 기속력이 배제될 수 있다.

따라서 환송 후 원심이 추가 증거조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종전의 진술내용을 재확인하는 정도에 그칠 뿐 파기판결의 기초가 된 증거관계에 변동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면 기속력이 배제되지 않는다.

판례의 입장도 유사하다고 보인다.

 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10572 판결 : 기록에 의하여 환송 후 원심에서의 공소외 2와 공소외 4의 각 증언 내용을 살펴보면, 환송 전까지의 진술 내용과 같은 취지로서 그들의 종전 진술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정도에 그쳤음을 알 수 있고, 환송 후 원심에서 그외 추가적으로 증거조사를 한 바는 없다. 이러한 경우는 앞서 본 법리의 환송 후의 심리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어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증거관계에 변동이 생긴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환송 후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파기환송 판결의 기속력에 관한 법리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

 대법원 1987. 11. 24. 선고 871804 판결 : 그런데 환송 후 원심은, 위 공소외 1, 공소외 2를 다시 환문하여 그들의 종전진술을 다짐하는 정도에 그쳤을 뿐, 환송판결이 지적한 의문점에 대하여는 전혀 심리를 한 바도 없이, 환송 전 원심판결이 유지한 제1심 판결 거시의 증거에다 환송 후 원심에서 한 위 공소외 1, 공소외 2의 진술을 덧붙여서 위 범죄사실들을 유죄로 단정하고 말았으니, 이는 당원이 파기환송 하면서 파기이유로 설시한 판단에 반하는 판단을 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법령의 변경

 

파기판결의 기속력은 적용하여야 할 법령을 전제로 하므로, 적용하여야 할 법령에 변경이 있는 경우에도 기속력이 배제된다.

 

 판례의 변경

 

파기판결 후에 별개 사건에서 판례가 변경되는 경우 기속력이 배제되는지에 관하여는 긍정설과 부정설의 대립이 있다.

한편 파기환송판결의 판단을 변경하는 취지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되는 경우에는 종전 파기환송판결의 기속력이 배제된다

 대법원 2001. 3. 15. 선고 9815597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은 법령의 정당한 해석적용과 그 통일을 주된 임무로 하는 최고법원이고, 대법원의 전원합의체는 종전에 대법원에서 판시한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을 스스로 변경할 수 있는 것인바(법원조직법 제7조 제1항 제3), 환송판결이 파기이유로 한 법률상 판단도 여기에서 말하는 대법원에서 판시한 법령의 해석 적용에 관한 의견에 포함되는 것이므로 대법원의 전원합의체가 종전의 환송판결의 법률상 판단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통상적인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의 변경 절차에 따라 이를 변경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환송판결이 한 법률상의 판단을 변경할 필요가 있음 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의 전원합의체까지 이에 기속되어야 한다면, 그것은 전원합의체의 권능 행사를 통하여 법령의 올바른 해석적용과 그 통일을 기하고 무엇이 정당한 법인가를 선언함으로써 사법적 정의를 실현하여야 할 임무가 있는 대법원이 자신의 책무를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 될 것이고, 그로 인하여 하급심법원을 비롯한 사법전체가 심각한 혼란과 불안정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며 소송경제에도 반하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환송판결의 자기기속력의 부정은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변경의 권능을 가진 대 법원의 전원합의체에만 그 권한이 주어지는 것이므로 그로 인하여 사건이 대법원과 원심법원을 여러 차례 왕복함으로써 사건의 종국적 해결이 지연될 위험도 없다고 할 것이다.

 

 기속력을 위반하는 경우

 

사건을 환송 또는 이송받은 하급심법원이 파기판결의 기속력에 반하는 판결을 하는 경우 그 판결 항소 및 상고의 대상이 된다(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1, 383조 제1). 파기판결의 판단에 기속되지 않은 하급심판결은 파기대상인데, 그 이유에 관하여 기속력의 법률적 근거인 법원조직법 제8조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는 표현 대신 기속력 위반 그 자체를 지적하여 기속력에 관한 법리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라고 보아 파기한 선례가 확인된다.

 대법원 1987. 11. 24. 선고 871804 판결 : 그런데, 환송 후 원심은, 위 공소외 1, 공소외 2를 다시 환문하여 그들의 종전진술을 다짐하는 정도에 그쳤을 뿐, 환송판결이 지적한 의문점에 대하여는 전혀 심리를 한 바도 없이, 환송 전 원심판결이 유지한 제1심 판결 거시의 증거에다 환송 후 원심에서 한위 공소외 1, 공소외 2의 진술을 덧붙여서 위 범죄사실들을 유죄로 단정하고 말았으니, 이는 당원이 파기환송하면서 파기이유로 설시한 판단에 반하는 판단을 한 위법을 저지 른 것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610447 판결 :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환송판결의 파기이유와 달리 판단한 환송 후 원심 판결에는 파기환송 판결의 기속력에 관한 법리를 위반하여 판단을 그르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양형부당에 관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기속력에 반하는 확정판결에 대한 비상상고

 

 기속력 위반을 이유로 한 비상상고 가부

 

 문제의 소재

 

파기판결을 통해 사건을 환송이송받은 하급심법원이 기속력에 반하는 판결을 하고 그 판결이 미상소로 그대로 확정되는 경우, 그 하급심판결을 비상상고로 다툴 수 있는지 문제 된다. 이는 결국 파기판결의 기속력 위반을 비상상고 이유인 법령위반으로 볼 수 있는지의 문제에 해당한다.

이에 대하여는  법령위반 긍정설과  법령위반 부정설이 대립한다.

 

 검토

 

파기판결의 기속력에 반하는 하급심판결이 확정된 경우, 이는 법령위반에 해당하고 따라서 비상상고로 이를 다툴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판결의 법령위반 vs 소송절차의 법령위반

 

 기속력 위반을 이유로 비상상고가 허용된다고 볼 때(= 비상상고 긍정설), 기속력 위반의 잘못이 판결의 법령위반인지 아니면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인지 문제 될 수 있다.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자판에 나아갈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실익이 있다.

 

 이에 대하여는 양설(판결법령위반설 vs 소송절차법령위반설) 모두 입론이 불가능 하지 않다고 보인다. 기속력은 하급심법원으로 하여금 기속력에 반하지 않는 판단을 할 의무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법원이 준수해야 할 절차상 의무로 볼 수 있고, 따라서 비상상고에 관하여는 기속력 위반을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소송절차법령위반설). 반면, 기속력은 결국 그 기속력이 발생한 부분에 관하여 상급심의 파기판결과 다른 내용의 판단을 할 수 없다는 것이므로, 하급심판결 중 기속력에 반하는 부분의 판단은 내용상 오류가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판결법령위반설).

 

 살피건대, 기속력 위반의 잘못은 판결의 법령위반으로 봄이 상당하다. 판결의 법령 위반과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의 구별은 통설적 견해에 따라 판결 내용에 직접 영향을 주는 법령위반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함이 타당하다(= 판결영향설). 기속력을 위반 한 잘못은 법원의 심리에 관한 절차적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측면이 없지 않으나, 기속력을 위반한 판결은 결과적으로 그와 같이 판단할 수 없는 잘못된 내용이 판결에 포함되었다는 것이어서 그러한 결과는 판결 내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에 해당 한다. 따라서 원판결의 기속력 위반은 판결이 법령에 위반한 경우라고 봄이 상당하다.

 

 기속력 위반의 법령위반과 자판의 가부 문제

 

 기속력을 위반한 법령위반을 이유로 원판결을 파기하는 경우 자판도 가능한지 문제 된다. 원칙적으로 자판은 원판결보다 새로운 판결이 피고인에게 이익으로 된다는 점이 명백한 경우에만 가능하고, 이러한 원칙은 기속력 위반의 법령위반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원판결(유죄)에 무죄 취지의 기속력을 위반한 법령위반이 있는 경우에는 언제나 자판이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이 경우는 범죄성립을 조각하는 사실상법률상 판단에 기속력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기속력 위반의 법령위반을 이유로 원판결을 파기하는 경우라면 새로운 판결은 기속력에 구속을 받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판결은 무죄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므로 원판결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함이 명백한 경우라고 볼 수 있고, 자판이 가능하다.

 

 이와 달리 원판결(무죄)에 유죄 취지의 기속력을 위반한 법령위반이 있는 경우에는 자판이 불가하다. 새로운 판결은 어떠한 경우라도 원판결보다 유리함이 명백하지 않으므로, 자판에 나아갈 수 있는 경우를 상정하기 어렵다.

 

. 대상판결(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25 판결)의 결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본 최초 항소심판결에 대하여 1차 상고심은 구 군형 법 제35조에 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보아 이를 파기하였는데, 1차 환송 후 원심은 1차 상고심의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증거관계에 특별한 변동이 없음에도 다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에 2차 상고심은 피고인의 행위를 가리켜 적에 대하여 공격을 아니하였거나 위난으로부터 이탈하였다고 볼 수 없고, 1차 환송 후 원심판결에는 증거 없이 사실을 단정하고 새로운 증거 없이 1차 상고심판결의 판시 취지에 반하는 판단을 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무죄 취지로 1차 환송 후 원심판결을 다시 파기하였다. 2차 상고심은 1차 환송 후 원심판결에 구 군형법 제35조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은 물론이고 기속력을 위반한 잘못이 있음을 명시적으로 지적하였다.

 

 그럼에도 2차 환송 후 원심은 역시 증거관계에 변동이 없음에도 다시 이 부분 공소사실상 피고인의 행위를 공격기피로 평가하여 유죄로 판단함으로써 2차 상고심의 기속적 판단에 반하는 판단을 하였다. 그렇다면 원판결에는 기속력에 관한 법리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비상상고는 이유 있다.

 

 대상판결(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25 판결)은 이 사건 비상상고를 받아들이면서 원판결을 파기하고 자판에 나아가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판결에 판결의 법령위반이 있고, 원판결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보았는바 원판결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것임은 명백하다. 앞서 의 논의에 비추어 보면 대상판결(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25 판결)의 결론은 타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상판결(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25 판결)은 원판결이 상고심판결의 기속력에 반하는 경우 비상상고 대상에 해당 할 수 있음을 최초로 밝혔다.

 

 

 

 

 

 

 

 

 

'법률정보 > 형사소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장 없이 촬영된 촬영물, 영장없는 범행현장 대화녹음 등의 증거능력】《수사기관의 영장 없는 범행장면 촬영이 허용되는 범위, 수사기관의 영장 없는 범행장면 촬영이 위법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대법원 2023. 4. 27. 선고 2018도8161 판결), 수사기관의 영장없는 범행현장 대화녹음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0도9370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0) 2025.04.01
【부재중 전화에 대한 스토킹행위 판단】《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다)목의 해석(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도12037 판결),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연장청구 및 재청구의 관할법원(대법원 2024. 6. 25. 자 2022모1829 결정)》〔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2025.03.31
【형사판례】《준강간죄의 불능미수에 관한 직권심판의무(대법원 2024. 4. 12. 선고 2021도9043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0) 2025.03.28
【세금계산서, 동일한 가공거래에 대한 세금계산서 및 세금계산서 및 합계표상 공급가액 등 합계액 산정, 수정세금계산서, 부가가치세,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자로부터 재화를 공급받고 세금계산서를 미수취한 자의 조세범처벌법위반 여부, 가공거래, 명의위장거래, 명의위장등록거래, 끼워넣기거래, 실질과세원칙, 법인세법상 손금의 요건, 장기부과제척기간 및 부당과소신고가산세의 요건, 부정행위, 조세포탈, 법인세부과처분, 부가가치세부과처분, 증빙미수취가산세와 부과제척기  (0) 2025.01.09
【형사합의금과 형사공탁금의 법적 성격, 형사공탁특례제도 , 형사합의의 효력】《형사공탁에 관한 업무처리지침(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 공탁방법, 비실명처리할 피공탁자의 ..  (0) 2024.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