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할 수 없는 달콤한 유혹에 또 빠지다.]【윤경변호사】
점심 식사 후 여유가 잠시 찾아 오는 시간 남자라면 갑자기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대상에 마음을 온통 빼앗긴다.
사무실 책상 서랍이나 옷장 안쪽 구석에 숨겨둔 그것 말이다.
남자에게 초콜릿(chocolate)의 존재와 그 의미는 남녀 사이의 관계보다 더 은밀하고 강렬하다.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그 종류가 다양할뿐더러, 훨씬 더 큰 육체적 쾌락과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식후에 먹는 디저트(Dessert)나 아이스와인(Ice Wine)이 너무 달아서 거부감이 들었다.
지금은 왜 디저트를 달게 만드는지 너무도 완전하게 이해 된다.
‘달콤함’이 기분 좋은 식사를 가장 황홀하게 마무리 짓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점심 식사 후 사무실에 들어와서는 커피 한 잔과 함께 책상 서랍 속에 숨겨둔 ‘커다란 초콜릿 덩어리’를 입 안에 넣고 우물우물 씹으며 그 달콤함에 ‘행복한 신음소리’를 낸다.
사각형 초콜릿에 그어져 있는 선(線)은 한 번에 얼마를 먹어야 할지에 대해 귀뜸해 주고 있다.
체중에 신경쓰는 사람들은 몇 달에 걸쳐 그 선에 따라 ‘한 조각’씩 꺼내 먹는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그 선이 존재하는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선(線)이란 넘으라고 있는 것이다.
넘지 못할 선(線)은 없는 것이고, 넘지 못하면 선(線)이 아니다.
선을 무시하고, 하나를 통째로 입에 넣어본들 누가 알아차리겠는가.
나에겐 일단 뚜껑을 열면 멈추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나마 찢기 성가신 포장지들이 왕성한 식탐(食貪)을 잠시 저지시키는 유일한 방해물이다.
오늘 빵집에 들렸더니, 온갖 종류의 신비롭고 황홀한 자태의 초콜릿이 사방에 진열되어 있다.
아마도 발렌타인데이(Valentine's Day)의 영향인 듯하다.
초콜릿이 갖는 명성과 지위는 감히 범접할 수 없다.
유혹적이고 치명적인 매력 말이다.
그런 경지에 도달한 것이라면, 다소 오래된 맛이나 냉장고 냄새가 난다고 하여도 존경받아 마땅하다.
책상 서랍 속에 넣어 두고 보물처럼 고이 간직할 초콜릿 몇 통을 샀다.
행복을 주는 이런 신성(神聖)하고 고결한 음식을 함부로 범접해서는 안되는데, 나도 모르게 그만 또 선을 넘었다.
그것도 앉은 자리에서 두통이나…
아담(Adam)과 이브(Eve)의 후예라서 어쩔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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