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오래 살면서 사고방식은 물론 얼굴조차 닮아가는 이유】《서로 비슷한 모습과 성격, 특징을 지닌 사람끼리 호감을 느끼는 것을 ‘유사성의 원리(Principle of Similarity)’라 한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남녀가 만나는 것이 이상적일까>
사람들은 극과 극의 남녀가 만나는 것을 꿈꾼다.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남녀가 만나 서로를 보완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드러내 놓고 자신과 비슷한 짝을 구하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는 말한다.
“내 삶도 지루한데 나랑 비슷한 사람 만나서 함께 사는 것은 원치 않아.”
부부로 오래 행복하려면 정말 정반대의 성격을 만나야 하는 걸까.
극과 극이 서로를 끌어당길까.
이에 대한 연구결과는 너무도 명백하다.
서로 닮은 점이 많을수록 부부는 오래 행복하게 산다.
이는 외모뿐 아니라 교육정도, 직업, 취미, 정치적 견해, 성격, 소통유형 등 거의 모든 특징에 적용된다.
이처럼 서로 비슷한 모습과 성격, 특징을 지닌 사람끼리 호감을 느끼는 것을 ‘유사성의 원리(Principle of Similarity)’라 한다.
오히려 성격이나 가치관의 차이는 이혼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래서 ‘유유상종(類類相從)’이란 말이 생겼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어울린다는 말이다.
유사성이 호감을 유발하는 이유는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이나 행동에 가치를 부여해 주기 때문이다.
성격이나 취향이 비슷할수록 자신의 행동을 더 지지해 주고, 맞장구를 쳐주기 때문에 갈등이 적다.
가치관이나 종교, 성격이 다르면 자연히 의견충돌이 생기고, 상대방의 이해부족으로 인하여 자존심이 상하고 감정에 상처를 입는다.
갈등과 반목의 골이 점점 깊어져 가는 것이다.
<자신과 비슷한 모습에 호감을 느낀다.>
영국 뉴사이언티스트지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성 앤드루 대학에서 3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 학생들의 모습에서 성(性)을 바꾸어 놓은 사진(남자 학생이라면 그의 얼굴을 여성으로 변형시킨 사진)과 다른 여러 장의 다른 사람들 사진들을 펼쳐놓고 이 중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을 고르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학생들은 자신들과 닮은 모습을 가장 매력적이라고 대답했다.
‘단순노출효과’라 해서 계속 보다보면 익숙해져서 정이 드는 현상이 있는데, 사람은 살면서 자기 얼굴을 가장 많이 보게 되고 친밀감이 든 자기 얼굴과 비슷한 사람에게 호감이 가는 것이다.
또한 외모가 닮으면 성격이나 능력, 기호 등 다른 측면도 닮았을 것이라고 판단을 하는 경향이 있다.
결혼식장에 가면 의외로 신랑과 신부가 오누이처럼 닮은 경우를 많이 본다.
개그맨 정종철 부부를 보라. 천생연분이다.
얼굴이 닮은 오누이 간에는 근친상간을 막기 위하여 이성으로서의 호감을 갖지 못하도록 유전자가 자동프로그램화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오누이가 어릴 적 서로 떨어져 살다가 오누이인 것을 모른 채 다시 만나게 되면, 닮은 모습에 더 강한 호감을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인간에게는 닮지는 않았더라도 좋아하는 대상의 목소리, 모습, 태도 등을 흉내 내는 본능이 있다고 한다.
좋아하는 대상과의 ‘유사성’을 형성하기 위한 것이다.
상대방의 행동을 따라하고 같은 행동을 하는 것만으로 사람들은 호감을 형성하고 친근감을 느낀다.
<좋아하면 서로 닮아간다>
친한 사람일수록 자세나 동작에서 일치하는 점들이 많다.
여자가 웃으면 남자도 웃고, 창밖을 쳐다보면 따라서 쳐다보고, 스푼(spoon)으로 커피잔을 저으면 상대도 따라 젓는다.
한 사람이 와인(wine)잔을 비우면, 상대방도 따라 비우거나 함께 잔을 부딪치며 마신다.
재미있는 것은, 친한 사이일수록 이런 행동의 일치가 많이 일어나고 시간 간격이 좁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같은 감정이나 생각을 갖고 있을 때 또는 서로에 대해 강한 신뢰감을 느낄 때 ‘태도’와 ‘표정’이 닮아간다고 한다.
부부가 오래 살면서 ‘사고방식’은 물론 ‘얼굴’조차 닮아가는 이유이다.
그래서 ‘마음이 통한다’는 표현을 ‘손발이 잘 맞는다’라고도 말한다.
살아가면서 비슷하지 않으면 피차 괴롭고, 서로 닮아 가면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것을 터득해 가는 것 같다.
그래서 서로 양보하고 상대에게 맞춰가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다소간 차이가 있더라도 유사한 태도나 취향을 가지려 애쓰고 서로 양보하면서 노력하면, 오랜 기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행동과 사고방식이 같아질 뿐 아니라, 옷차림이나 분위기마저 비슷해져 얼굴마저 닮아 보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