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작은 발걸음 하나】《“저 놈 하나한테는 분명히 소용이 있소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4. 2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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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발걸음 하나저 놈 하나한테는 분명히 소용이 있소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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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폭풍이 지나간 어느 바닷가,

수평선은 잠잠했지만 모래사장 위는 조용한 비명으로 가득했어요.

해파리, 불가사리, 작은 문어, 해삼

물속에 있어야 할 바다 친구들이 햇살에 타들어가고 있었지요.

 

그 해변을 한 젊은 부부가 걷고 있었어요.

세상에이렇게 많이

그들은 발 디딜 틈 없는 해변을 바라보며 혀를 찼습니다.

 

그때 저 멀리서 한 작은 노인이 보였어요.

햇살에 구부러진 허리를 하고,

노인은 바다로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몸을 숙여 무언가를 주워 바다로 다시 데려다 주고 있었지요.

 

젊은 부부는 호기심에 다가갔어요.

할아버지, 뭐하세요? 이 많은 생물들 다 구할 수 없어요. 아무 의미 없잖아요.”

 

노인은 말없이 한 어린 문어를 들어 올렸습니다.

그 눈빛은 마치 오래 전부터 이 친구와 약속을 한 것 같았어요.

노인은 조심스레 문어 몸의 모래를 닦아주고,

촉수에 엉킨 해초도 살살 풀어주었어요.

그리고 따뜻한 손으로 문어를 감싸 바닷물 속에 천천히 풀어주었지요.

 

문어는 처음엔 조심스레 움직이다가,

점점 힘을 내어 파도 속으로 스르륵돌아갔습니다.

 

그때 노인이 돌아서며 말했어요.

저 녀석 하나에게는분명히 소용이 있었소.”

 

그 말은 바람처럼 부부의 마음을 스쳤어요.

그들은 처음으로 불가능이 아니라, ‘가능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날, 그들도 작은 생물 하나를 주워 바다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작은 일은 때때로

가장 위대한 변화의 시작이 됩니다.

 

정성을 들인 하나의 손길,

그것이 세상을 움직이는 첫 걸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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