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진짜 쓸 만한 지식은 학교에서 못 배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8. 9. 1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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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쓸 만한 지식은 학교에서 못 배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난 대학 시절 지루한 겨울 밤에 큐브를 단 1분 만에 맞추는 훈련을 하며 보냈다.

도서관에서는 오른손 위에 볼펜을 올려놓고 빙글빙글 돌리는 능력을 키웠다.

하지만 이런 재주는 돈벌이가 되지 못한다.

 

난 더 나아가 왼손으로 볼펜을 돌리는 능력까지 배양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멋진 묘기다.

하지만 이 재주 역시 별로 유용하지 않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연습하는 가이다.

연습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무엇을 연습해야 할지 알기 어려울 뿐이다.

 

인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선생님 제가 물 위를 걸어 갠지스강을 건널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수행자가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인 라마크리슈나를 찾아가 의기양양하게 자신의 도력을 고했다.

 

눈을 지그시 감고 듣고 있던 라마크리슈나가 물었다

"그래 몇년이나 수련을 했는가?"

 

제자는 대답했다. "18년이나 걸렸습니다."

 

스승은 다시 물었다. "이보게 갠지스 강을 건너는데 뱃삯이 얼마인가?"

 

제자는 대답했다. "18루피라고 들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라마크리슈나가 수행자에게 말했다.

"자네는 18년 동안 노력해서 겨우 18루피를 벌었네."

 

죽도록 열심히 일해도 여전히 힘든 이유가 무얼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만큼 쓸모 없는 일은 없다.

 

‘생활의 달인’이란 TV 프로그램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난다,

다른 사람들보다 일을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처리하는 달인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하는 일과 직업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강하고, ‘즐겁게’ 일을 하는 ‘낙천적’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그런 사람만이 달인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달인이 한 말이 귓가에 맴돈다.

“내 대에서 가난을 끝내고 싶어 죽어라고 일했어요. 그러다 보니 이 일에서만은 아무도 따를 수 없는 달인이 되었지요. 하지만 문제는 제가 여전히 가난하다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고 그래서 남보다 더 잘하게 되면 얻는 것도 더 많아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효율성(Efficiency)’과 ‘효과성(Effectiveness)’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죽도록 일하면서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이유이다.

일을 열심히 더 잘하면서도 여전히 힘들게 사는 이유이다.

 

효율적으로 일한다는 것은 성과와 관계 없이 일을 경제적으로 즉 노련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효과적으로 일한다는 것은 성과나 기여도를 높일 수 있는 일을 말한다.

 

그저 일을 열심히 하거나 일을 잘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무엇을 했는가가 더 중요하다.

단순하고 기계적인 일이나 중요하지 않은 일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세상에는 더 적게 일하면서도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언제나 효율성보다는 효과성을 먼저 생각한다.

 

남들과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독일 육군 원수 ‘폰 만슈타인(Erich von Manstein)’이 독일 군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장교에는 네 가지 타입이 있다.

첫째는 게으르고 멍청한 놈들이다. 이들은 가만 둬도 별 해를 끼치지 않는다.

둘째는 열심히 일하는 똑똑한 놈들이다. 이들은 작은 부분까지 제대로 파악함으로 훌륭한 참모장교가 될 재목이다.

셋째는 죽어라 일만 하지만, 멍청한 놈들이다. 가장 위험한 놈들이니 당장 잘라야 한다.

마지막은 ‘똑똑하고 게으른 놈’들이다. 이들이야말로 최고위직에 가장 적합한 놈들이다.

 

게으른 사람은 성공하지 못한다고 가르친다.

부지런한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배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야근을 해가면서 열심히 일하는가.

하지만 세상에는 열심히 해도 안되는 것이 너무 많다.

학교의 모범생이 반드시 사회의 모범생이 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노력과 성공은 결코 비례하지 않는다.

위 독일 장군이 말한 ‘게으른’ 이라는 의미는 정말 게으른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똑똑하고 게으른 놈’은 ‘가장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곳에 ‘집중’·‘몰입’하면서, 자신의 시간을 철저히 관리해서 ‘여유로운 삶을 유지하는 사람’이다.

 

그들은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말이 ‘게으른’이지, 진정으로 ‘현명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