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避暑)’와 ‘2주간의 여름 휴정기’】《행동의 씨앗을 뿌리면 습관의 열매가 열리고, 습관의 씨앗을 뿌리면 성격의 열매가 열리고, 성격의 씨앗을 뿌리면 운명의 열매가 열린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우리 회사의 임직원 중에는 여름휴가를 가는 분이 단 한 사람도 없다.
한여름에 야외활동을 하기에는 너무 습하고 무덥지만, 오히려 에어컨이 나오는 사무실은 지내기 쾌적하기 때문에 날씨 좋은 계절로 휴가를 미룬다는 것이다.
우리 젊은 시절에는 여름만 되면 통기타를 들고 계곡으로, 해변으로 놀러가는 것이 정석이었다.
그야말로 더위를 피하는 ‘피서(避暑)’였다.
법원에는 오래 전부터 각 재판부가 약속이라도 한 듯 7월말과 8월초에 약 2주간 휴정을 하는 관행이 있었다.
지금은 그것이 10여년 전부터는 제도화가 되어 “2주간의 휴정기”를 만들었고, 이에 맞추어 법정에 출입하는 변호사들도 함께 쉬면서 휴가를 즐겼다.
하지만 법원 이외의 일반 회사의 경우 또는 MZ세대의 경우 풍속도가 많이 바뀌었다.
사실 여행을 가거나 놀러다니기에는 ‘봄’만한 계절이 없다.
에어컨이 없던 시절 더운 여름을 견디는 방법으로 ‘피서(避暑)’와 함께 여름휴가가 생겨났을 것이다.
나 역시 공직을 떠난 이후로는 여름에 휴가를 가지 않고 있다.
여행하기 좋은 계절에 떠나고 싶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관행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나름대로의 합리적 이유도 있을 것이다.
컴퓨터 자판의 왼쪽 윗부분에 배열된 알파벳 6문자가 “Q, W, E, R, T, Y”이고, 이러한 자판을 ‘쿼티자판(QWERTY 자판)’이라 부른다.
이 자판은 19세기 타자기 시절부터 사용되었는데, 현 컴퓨터 시대에도 여전히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글자를 빨리 치는 데는 효율적이지 않다.
그런데도 사라지지 않고 현재까지 사용되는 것일까.
QWERTY(쿼티) 배열은 19세기 중반에 개발되었는데, 당시 사용하던 타자기는 너무 빨리 글자를 치면 타자기의 쇠막대가 서로 뒤엉키는 경우가 많아 자주 쓰이는 글자를 배열의 바깥쪽으로 밀어내도록 설계하였다.
타자치는 속도를 떨어뜨리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배열이었다.
세월이 흐른 후 속도와 인체공학을 고려하여 ‘Dvorak(드보락) 자판’이 나왔고, 미국표준협회(ANSI)에 의하여 표준자판으로 채택되었다.
Dvorak(드보락) 자판에서는 많이 쓰이는 모음을 가운데 배치하여 그 효율성을 높였다.
문제는 이미 100년 이상 ‘QWERTY(쿼티) 자판’에 익숙해진 기존사용자들이 ‘Dvorak(드보락) 자판’을 배우려 하지 않았다.
결국 모두가 ‘습관의 노예’가 되어 ‘QWERTY(쿼티) 자판’이 승자로 군림하게 되었다.
미국의 철로는 폭이 일반적으로 4피트 8.5인치이다.
그냥 옛날부터 원래 그랬던 거라고 쉽게 말할 수도 있지만, 한번 따져보자고 들면 참으로 생뚱맞고 이상한 수치의 폭이다.
왜 미국의 선로는 딱 떨어지는 숫자의 폭이 아니라 굳이 그렇게 복잡한 숫자의 폭으로 정해지게 된 것일까?
영국의 기준 수치가 그렇고, 미국으로 간 이주자들이 그것을 그대로 따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국인들은 왜 또 선로의 폭을 그렇게 정했을까?
그것은 마찻길을 깔아왔던 사람들과 같은 사람들이 선로를 건설했기 때문이다.
그럼 그들은 왜 그렇게 이상한 수치로 길을 만들었던 것일까?
마차의 크기에 맞추어 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차는 왜 또 그런 수치로 만들었을까?
그렇게 마차를 좀 널찍하게 만들지 않으면, 아주 옛날부터 있었던 낡은 길에 깊이 팬 바퀴자국에 마차 바퀴가 빠져버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그 옛날의 낡은 도로는 또 누가 만들었을까?
바로 영국에 군대를 파견하기 위해 로마인들이 건설한 것이었다.
이 도로는 먼 과거에도 사용되었고 마차가 생긴 다음에도 사용되었다.
그럼 그 깊은 바퀴 자국은 어쩌다가 생겼을까?
옛날 도로에 깊은 바퀴자국을 남긴 것은 바로 로마의 전차들이다.
그리하여 그 후로도 마차의 바퀴가 망가지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결국 마차를 로마 황제를 위해 제작되었던 전차들과 폭이 같게 제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로마시대의 전차는 말 두 마리의 엉덩이 사이의 폭에 맞추어서 그 폭이 정해졌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미국의 선로 폭’은 ‘로마시대 전차의 바퀴 폭’ 아니, ‘말 두 마리의 엉덩이 사이의 폭’에서 유래된 것이다.
행동의 씨앗을 뿌리면 습관의 열매가 열리고,
습관의 씨앗을 뿌리면 성격의 열매가 열리고,
성격의 씨앗을 뿌리면 운명의 열매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