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워커힐호텔 애스톤하우스의 추억】《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지만,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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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젊은 동료파트너 본인(신랑)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결혼식장이 “그랜드 워커힐호텔 애스톤하우스”이다.
신랑과 신부가 너무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신랑은 능력도 출중하지만, 겸손하고 예의가 바를 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신뢰를 받는 믿음직한 사람이다.
위 결혼식장은 나에게 뜻깊고 추억이 어린 장소다.
7년 전인 2017. 9. 10.(토) 오후 5시에 우리 큰 아이의 결혼식이 이루어진 곳이기 때문이다.
그날의 요일과 시간이 오늘 결혼식 일정과 동일하다.
결혼식 내내 그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집에 돌아와 그때의 사진을 몇 장 꺼내어 보았다.
결혼식에 함께 참석한 회사 가족들과도 사진 한 장 남겼다.
이 사진 역시 몇 년 후에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추억은 가슴 깊숙이 고인 눈물샘이다.
이따금 목울대를 타고 올라와 마음을 애타게, 온몸을 아프게, 슬픔에 젖게 만든다.
어린 시절 단풍이 곱게 든 낙엽을 주워 책갈피에 끼워두었던 기억을 갖고 있다.
그 순간 간직한 것은 단지 아름다운 빛깔을 띠고 있는 낙엽이 아니라, 당시의 소중한 추억 한 조각을 담아두려 한 것일게다.
그때 그 마음은 더 이상 곁에 머물지 않는 아름다운 순간을 아쉬워하는 애틋한 심정을 닮아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삶의 나뭇가지에서 많은 추억의 낙엽을 떨어뜨린다.
어쩔 수 없이 우리 곁을 떠나는 기억을 더듬으며 느끼는 안타까운 마음을 추억을 통해 다시 확인하는 것은 아닐까.
이따금 옛 사진을 들여다 보거니 서재 한 구석에서 먼지만 풀석이는 낡은 가방을 꺼낼 때마다 나를 태운 추억의 기차는 자그락거리며 침목을 밟고 간다.
그러나 이제는 기억하지 못한다.
주워온 돌들은 어느 강가에서 온 것인지, 그 많은 기념품들은 어느 여행지에서 산 것인지, 책 사이에 곱게 말린 꽃들은 언제 어느 들판에서 왔는지.
달고나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찢어진 비닐우산을 들고 빗속을 뛰어놀고, 24색 왕자표 크레파스가 갖고 싶었던 시절은 어느 외딴 간이역의 빈자리에 남겨놓고 왔다.
외길로 뻗어 있는 기차레일을 보며 생각해 본다.
나는 혼자이고 이제 지나온 곳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지만,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