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사람 사이의 관계는 천천히 깊게 갈수록 좋다.]【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4. 4. 1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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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이의 관계는 천천히 깊게 갈수록 좋다.]【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아빠의 시간당 급료>

 

늦은 시간에 한 남자가 피곤하고 짜증난 상태로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의 어린 아들이 문 앞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빠, 저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요?"

 

"응, 그래. 그게 뭔데?" 남자가 대답했다.

 

"아빠는 한 시간에 돈을 얼마나 버시나요?"

 

"그건 네가 상관할 문제가 아냐. 왜 그런 걸 물어보는 거냐?"

남자는 쥐꼬리만한 자신의 월급을 떠올리며 짜증스럽게 말했다.

 

"그냥, 알고 싶어서요. 말해주세요, 한 시간에 얼마를 버시나요?"

소년이 다시 한 번 물었다.

 

"네가 정 알아야겠다면 말해주마. 한 시간에 20달러다."

 

"아!" 소년은 고개를 숙였다. 다시 아버지를 올려다보며 그는 말했다.

"아빠, 저에게 10달러만 빌려 주실 수 있나요?"

 

작은 월급에 초라해진 아버지는 화가 나서 말했다.

"네가 돈을 빌려 달라는 이유가 고작 멍청한 장난감이나 다른 쓸모없는 것을 사려는 거라면, 당장 네 방에 가서 잠이나 자라. 나는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고 있는데, 너는 아빠를 보자마자 돈타령이구나."

 

실망한 소년은 말없이 방으로 들어갔다.

한 시간쯤 지나고 마음이 좀 가라앉자, 남자는 자신이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10달러로 꼭 사야만 할 뭔가가 있었던 것이겠지. 게다가 평소에 자주 돈을 달라고 하던 녀석도 아니었는데. 남자는 아들의 방으로 가서 문을 열었다.

"생각해 봤는데 조금 전엔 아빠가 심했던 것 같구나. 오늘 좀 힘든 일들이 많아서 네게 화풀이를 했던 것 같다. 네가 달라고 했던 10달러 여기 있다."

 

소년은 벌떡 일어나서 미소 짓고는 "고마워요, 아빠!" 하고 소리쳤다.

 

그리고 베개 아래 손을 넣더니 꼬깃꼬깃한 지폐 몇 장을 꺼내는 것이었다.

소년은 천천히 돈을 세어 보더니,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돈이 있었으면서 왜 더 달라고 한 거냐?" 아버지가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냐면 모자랐거든요. 그치만 이젠 됐어요." 소년이 대답했다.

"아빠, 저 이젠 20달러가 있어요. 아빠의 시간을 한 시간만 살 수 있을까요?

내일은 조금만 일찍 집에 돌아와 주세요. 아빠랑 저녁을 같이 먹고 싶어요."

 

<일은 빨리 흘러야 하고, 사람 사이의 관계는 천천히 흘러야 한다.>

 

사람들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

그런데도 정작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은 점점 궁핍해 진다.

 

형편이 좋지 않을 때는 살기 위해서 참고 견디며 일한다.

형편이 나아지면 남들보다 앞서 달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일한다.

시간을 금이라 생각하며 바쁘게 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는 우리를 ‘시간 빈곤’의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

 

일은 빨리 가는 물결이고, 사람과의 관계는 천천히 흐르는 물결이다.

일은 빨리 효율적으로 늘 더 좋은 방법으로 모색하여 처리하는 것이 필요한 고속도로다.

그러나 가족이나 친구, 동료와의 관계는 가늘게 빨리 흘러서는 안되는 길이다.

 

사람 사이의 관계는 천천히 깊게 갈수록 좋다. 그 것은 계단이 군데군데 있는 좁은 골목길이다. 차로는 질주할 수 없다. 계단에서 서로 부축해 주고, 함께 어슬렁거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어깨동무를 하면서 걸어가는 길이다.

 

인생은 흐르는 강물이다.

강에는 급하게 소리를 지르며 흐르는 곳이 있는가 하면, 넉넉한 수량으로 천천히 흐르는 곳도 있다.

빠른 물결과 느린 물결이 서로 섞여야 물고기와 수초가 잘 자라고 강도 바다에 이를 수 있다.

 

문명인은 서두르지 않는다.

사람들은 흔히 ‘시간은 돈’이라고 말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난한 것이 틀림없다.

하루에도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시간이 없어서…”라고 말하지 않는가.

사람들이 가장 밥 먹듯 하는 말이 그저 ‘시간이 없다’거나 ‘바빠 죽겠다’는 말이다.

시간은 변함이 없는 데, 저 혼자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그 말을 뱉는 순간 시간의 노예가 되어 버린다. 시간의 노예가 되는 순간 ‘쳇바퀴를 돌리는 쥐’가 되는 것이다.

쳇바퀴를 돌리는 쥐들의 경주가 비극적인 점은 경주에서 우승하더라도 여전히 쥐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사실이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아주 천천히 서로의 뿌리를 적실 만큼 길고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푼수같이 굴면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빈둥거리며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 보자.

그러니 제발 시간이 없거나 바빠 죽겠다고 엄살 부리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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