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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형법의 시간적 적용 범위와 ‘법률의 변경’, 형벌법규의 개정, 법령의 변경, 재판시법, 행위시법, 경한 신법 적용, 가벼워진 신법, 전동킥보드 음주상태 운전>】《범죄행위 당시 적용..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3. 2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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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형법의 시간적 적용 범위와 ‘법률의 변경’, 형벌법규의 개정, 법령의 변경, 재판시법, 행위시법, 경한 신법 적용, 가벼워진 신법, 전동킥보드 음주상태 운전>】《범죄행위 당시 적용되는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범죄행위 이후 변경되어, 범죄행위 이후에는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변경된 신법(재판시법)에 따라야 하는 지 여부(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16420 전원합의체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전동킥보드 음주운전 행위에 대하여 구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로 기소된 사안에서, 재판 진행 중 개정 도로교통법(2020. 6. 9. 법률 제17371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의 시행에 따라 법정형이 종전보다 가벼워진 사안]

 

범죄행위 당시 적용되는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범죄행위 이후 변경되어, 범죄행위 이후에는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개정 법령의 취지가 종전 법령이 범죄로 정하여 처벌한 것이 부당하였다거나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되므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변경된 신법(재판시법)에 따라야 한다.

 

이와 달리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범죄행위 이후 피고인에게 유리한 법령 변경이 있는 경우 유리한 신법을 적용하도록 한 규정)는 법령 변경의 동기가 종래의 처벌 자체가 부당하였다거나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변경하였을 경우인 때에만 적용(이른바 동기설)된다고 한 대법원 1963. 1. 31. 선고 62257 판결 등을 비롯한 종래의 대법원 판례를 모두 변경하였다.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 공소사실의 요지 :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피고인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2020. 1. 5. 혈중알코올농도 0.209%의 술에 취한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운전하였다.

 

검사는 피고인의 위 범죄행위에 대하여 구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1(법정형: 징역 2년 이상 5년 이하 또는 벌금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으로 기소하였다.

 

. 소송의 경과

 

1심 및 원심 : 유죄(징역 210월 등)

 

원심은 2020. 6. 9. 법률 제17371호로 개정(이하 이 사건 법률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시행되기 전의 구 도로교통법에 따라 제148조의2 1항을 적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선고 후인 2020. 12. 10.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됨

 

개정 도로교통법은 제2조 제19호의2 및 제21호의2에서 이 사건 전동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와 이를 포함하는 자전거등에 관한 정의규정을 신설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전동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 음주운전 행위는 자동차등에 관한 제148조의2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 ‘자전거등에 관한 제156조 제11호의 적용 대상이 되었다.

 

이 부분 공소사실은 구법(구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1)에 따르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되나, 신법(개정 도로교통법 제156조 제11)에 따르면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된다.

 

이에 원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이 상고를 제기하였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환송하였다.

 

.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법률 개정과 같이 범죄 후 법령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하여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변경된 신법에 따를 것인지 여부(=대법원 1963. 1. 31. 선고 62257 판결 등 종래의 대법원 판례의 변경 여부)이다.

 

, 범죄 후 법령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과 방법 및 위 규정들이 말하는 법령의 변경의 의미(형법 제1조 제2, 형사소송법제326조 제4호의 적용과 관련된 종래 동기설의 폐지 여부)가 핵심쟁점이다.

 

범죄 후 법률이 변경되어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구법보다 가벼워진 경우에는 신법에 따라야 하고(형법 제1조 제2), 범죄 후의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는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 이러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규정은 입법자가 법령의 변경 이후에도 종전 법령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경과규정을 따로 두지 않는 한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하여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종전 법령이 범죄로 정하여 처벌한 것이 부당하였다거나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된다. 형벌법규가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과 같은 법규명령이 아닌 고시 등 행정규칙ㆍ행정명령, 조례 등(이하 고시 등 규정이라고 한다)에 구성요건의 일부를 수권 내지 위임한 경우에도 이러한 고시 등 규정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형벌법규와 결합하여 법령을 보충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므로, 그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졌다면 마찬가지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된다.

그러나 해당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다른 법령이 변경된 경우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하려면,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의 성립 및 처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여야 하므로, 이와 관련이 없는 법령의 변경으로 인하여 해당 형벌법규의 가벌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에는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법령이 개정 내지 폐지된 경우가 아니라, 스스로 유효기간을 구체적인 일자나 기간으로 특정하여 효력의 상실을 예정하고 있던 법령이 그 유효기간을 경과함으로써 더 이상 효력을 갖지 않게 된 경우도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서 말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는 종래의 처벌 자체가 부당하였다거나 또는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법령을 변경하였을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한 대법원 1963. 1. 31. 선고 62257 판결 등 종래 대법원판례 법리(이른바 동기설’)를 변경하여,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하여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된다고 판시하였다.

 

원심판결 선고 후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이 사건 전동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 음주운전 행위는 자동차등에 관한 제148조의2가 아니라 자전거등에 관한 제156조 제11호의 적용 대상이 됨으로써 그 법정형이 종전보다 가볍다.

 

대법원은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위 법률 개정은 구성요건을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의 개정에 따라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 해당하므로 종전 법령이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형법 제1조 제2항을 적용하여야 하고,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원심판결 후 시행된 위 법률 개정을 반영하여 신법인 도로교통법 제156조 제11호로 처벌할 수 있을 뿐이어서 행위시법인 구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1항을 적용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안철상의 별개의견1, 대법관 노태악, 대법관 천대엽의 별개의견2,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이동원의 보충의견이 있다.

 

별개의견1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대법원은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전제로 하는 법령의 변경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때 행위시법주의의 예외로서 형법 제1조 제2항을 적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종래 대법원판례를 대체하는 기본 법리를 제시하고, 이에 따라 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으로 충분함

형벌법규 자체가 변경된 원칙적인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 유형들은 추후 해당 사건에서 이러한 기본 법리를 기초로 한 균형 잡힌 해석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함

따라서 다수의견이 이 사건의 직접 쟁점이 아닌 예외적 유형들에 관하여 설시한 것은 적절하지 않음. 이 사건은 형벌법규 자체가 변경된 경우이므로 행위시법을 적용한 원심판결을 유지할 수 없어 파기하여야 한다는 결론은 다수의견과 같지만, 대법원판결의 적정한 판단 범위와 필요성에 관하여 의견을 달리함

 

별개의견2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다수의견이 유효기간을 구체적인 일자나 기간으로 특정한 법령이 유효기간을 경과한 경우를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서 말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일률적으로 행위시법의 추급효를 인정하는 부분에는 동의할 수 없음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형벌법규가 변경되었다는 관점에서 법령이 개정ㆍ폐지된 경우와 법령의 유효기간이 경과된 경우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으므로,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이상 원칙적으로 피고인에게 유리한 재판시법이 적용되어야 함

예외적으로 변경된 법령이나 고시 등 규정을 형사법적 관점으로 평가하여 행위시법을 적용할 여지는 있으나, 이 사건은 이러한 예외 법리가 문제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행위시법을 적용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함

 

3. 대법원의 판시 내용

 

. 다수의견 : 파기·환송 (= 종전 판례를 변경하는 새로운 법리 판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는 입법자가 법령의 변경 이후에도 종전 법령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경과규정을 따로 두지 않는 한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하여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종전 법령이 범죄로 정하여 처벌한 것이 부당하였다거나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된다.

 

형벌법규가 법규명령이 아닌 고시 등 규정에 구성요건의 일부를 수권 내지 위임한 경우에도 이러한 고시 등 규정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형벌법규와 결합하여 법령을 보충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므로, 그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졌다면 마찬가지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된다.

 

그러나 해당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다른 법령이 변경된 경우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하려면,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의 성립 및 처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여야 하므로, 이와 관련이 없는 법령의 변경으로 인하여 해당 형벌법규의 가벌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에는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법령이 개정 내지 폐지된 경우가 아니라, “스스로 유효기간을 구체적인 일자나 기간으로 특정하여 효력의 상실을 예정하고 있던 법령이 그 유효기간을 경과함으로써 더 이상 효력을 갖지 않게 된 경우도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서 말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다수의견의 논거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법문언에 기초하여 정당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형법 제1조 제2항은 범죄 후 법률이 변경되어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구법보다 가벼워진 경우에는 신법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형사소송법 제326호 제4호는 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 면소판결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은 범죄 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법령이 변경된 경우 행위시법이 아니라 피고인에게 유리한 재판시법을 적용한다는 취지임이 문언상 명백하다.

 

문언의 명확한 개념과 다르게 종래 대법원판례와 같이 반성적 고려에 따른 것인지에 따라 위 규정들의 적용 여부를 달리하여야 하는 근거를 찾기가 어렵다.

 

종래 대법원판례는 법문에 없는 추가적인 적용 요건을 설정한 것으로 목적론적 축소해석에 해당하나, 피고인에게 유리한 규정에 대한 축소해석은 불가피하고 합리적인 범위 내로 최대한 제한되어야 한다.

 

입법자가 법령의 변경 후에도 종전 법령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할 경우 이에 상응한 경과규정을 둘 수 있다.

 

종래 대법원판례가 최초 판시된 1960년대 이후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상당한 법제도적ㆍ기술적 발전이 있었고, 국회 또는 행정부의 입법절차와 입법환경에서 많은 개선과 정비가 이루어지는 등 입법자가 종전 법령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의 유지 여부를 숙고하여 적법하고 적절한 형태로 경과규정을 둘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갖추어졌다.

 

입법자는 법령의 변경 과정에서 종전 법령에 따른 처벌을 유지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를 스스로 면밀히 검토하여야 하고, 그러한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법령의 변경과 동시에 적절한 경과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입법자의 의사는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명문규정에 따라 가벼워진 신법을 적용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형법 제1조의 문언과 입법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서 말하는 법령의 변경은 해당 형벌법규의 가벌성에 관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전제로 한 법령의 변경을 의미하는 것이다.

 

구성요건을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당연히 이러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에 근거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으므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그대로 적용된다.

형벌법규가 헌법상 열거된 법규명령이 아닌 고시 등 규정에 구성요건의 일부를 수권 내지 위임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피고인에게 유리한 법령의 변경이 문제된 사례 중 대부분은 위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게 유리한 법령의 변경이 문제된 경우는 대부분 신법(재판시법)이 적용되는 결과가 된다.

 

이러한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다른 법령이 변경되어 결과적으로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가 성립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문제된 법령의 변경이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의 성립 및 처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하는 것인지 여부를 따져 보는 것이 불가피하다. 즉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한다고 인정할 수 있는 법령의 변경의 경우에만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된다.

 

한편 법령 자체가 명시적으로 예정한 유효기간의 경과에 따른 효력 상실은 일반적인 법령의 개정이나 폐지 등과 같이 애초의 법령이 변경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어떠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에 근거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적용 대상인 법령의 변경이 아니다.

 

. 판례의 변경 (= 위와 다른 취지의 종래 판례를 모두 변경함)

 

종래 판례(대법원 1963. 1. 31. 선고 62257 판결 등),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는 종래의 처벌 자체가 부당하였다거나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법령을 변경하였을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았다.

 

위 대법원 1963. 1. 31. 선고 62257 판결 등과 같은 취지의 대법원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모두 변경되었다.

학설상 이른바 동기설로 지칭되는 종래 대법원 판례 법리를 변경하였다.

 

. 이 사건의 결론 (= 파기환송)

 

위와 같은 새로운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법률 개정은 구성요건을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의 개정에 따라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 해당하므로, 종전 법령이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질 필요 없이 형법 제1조 제2항을 적용해야 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형법 제1조 제2항에 따라 행위시법인 구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1항으로 처벌할 수 없고, 원심판결 후 시행된 이 사건 법률 개정을 반영하여 신법인 도로교통법 제156조 제11호로 처벌할 수 있을 뿐이다.

 

결국 원심판결은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2호의 판결 후 형의 변경이 있는 때에 해당하여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환송하였다.

 

. 별개의견1 : 이 사건은 형벌법규 자체가 변경된 원칙적인 경우이므로 행위시법을 적용한 원심판결을 유지할 수 없어 파기하여야 한다는 결론은 다수의견과 같지만, 아래와 같이 대법원 판결의 적정한 판단 범위와 필요성에 관하여 의견을 달리한다.

 

대법원은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전제로 하는 법령의 변경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때 행위시법주의의 예외로서 형법 제1조 제2항을 적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종래 대법원판례를 대체하는 기본 법리를 제시하고, 이에 따라 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형벌법규 자체가 변경된 원칙적인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 유형들은 추후 해당 사건에서 이러한 기본 법리를 기초로 한 균형 잡힌 해석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다수의견이 이 사건의 직접 쟁점이 아닌 예외적 유형들에 관하여 설시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

 

. 별개의견2 : 이 사건은 법령의 유효기간이 문제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는 결론은 다수의견과 같지만, 아래와 같이 법령의 유효기간이 경과된 경우에 적용할 법리에 관하여 의견을 달리한다.

 

다수의견이 유효기간을 구체적인 일자나 기간으로 특정한 법령이 이를 경과한 경우를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서 말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일률적으로 행위시법을 적용하도록 판시한 부분에는 동의할 수 없다.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형벌법규가 변경되었다는 관점에서 법령이 개정ㆍ폐지된 경우와 법령의 유효기간이 경과된 경우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으므로,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이상 원칙적으로 피고인에게 유리한 재판시법이 적용되어야 하고, 예외적으로 변경된 법령이나 고시 등 규정을 형사법적 관점으로 평가하여 행위시법을 적용할 여지를 남겨둘 수 있을 뿐이다.

 

4. 대상판결의 의미

 

법령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변경된 경우 행위시법과 재판시법 사이에서 재판규범을 결정하는 기준에 관하여, 1960년대부터 장기간 형성ㆍ유지되어온 판례 법리(이른바 동기설)를 폐기하고 새로운 법리를 제시하였다.

 

법령의 변경이 문제되는 경우 재판규범의 결정에 관하여 법문에 기초하여 보다 분명하고 예측가능한 판단기준과 방법을 제시하고, 대표적인 사안들에 적용되는 구체적인 법리를 제시하였다.

 

이로써 수범자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하고, 행정청과 사법기관의 자의적인 법해석을 방지하여 법치주의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