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염증반응】《내 어리석은 실수로 그만 또르가...》〔윤경 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9. 12. 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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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반응】《내 어리석은 실수로 그만 또르가...》〔윤경 변호사

 

또르의 수술부위가 꽤나 크다.

수술부위를 긁거나 핥지 못하도록 병원에서 넥칼러(Neck Collar)를 씌웠다.

 

그런데 넥칼러(Neck Collar)가 딱딱한 플라스틱 재질이라서 움직이거나 음식을 먹을 때 불편한 때문인지 또르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좀 더 편한 패브릭(fabric) 재질로 바꾸어 주었다.

 

수술 후 이틀 뒤부터 수술 부위에 심한 붓기와 피멍이 보인다.

침울해하고 잘 움직이지 않는 등 또르의 상태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겁이 덜컹 나서 밤 늦게 병원에 데리고 갔다.

 

수술 부위 아랫 부분 꼬맨 실이 살짝 풀려 있고, 그 부위에 염증이 생겼다.

패브릭 넥칼러의 경우 몸을 유연하게 구부리면 수술부위를 핥을 수 있단다.

그 부분을 핥아서 실이 약간 풀리면서 염증 반응이 생겼다.

 

이런, 에구.

내가 어처구니 없는 일을 저질렀다.

항생제 주사를 맞고, 다시 플라스틱 목칼러를 씌웠다.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을 가지고 와서 열심히 치료를 해주고 있다.

염증이 가라앉고, 합병증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르가 잘못되면 죄책감에 시달릴 것 같다.

 

(상상)

염라대왕 : 또르가 많이 아프구나. 갈 때가 된 모양이다.

: 아니 깜비도 15년을 살았는데, 무슨 망발을...

 

염라대왕 : 또르의 하늘에 달렸느니라.

: 거위도 몇십 년을 산다는데, 겨우 5살 된 어린아이에게 그런 잔인한 말을 하시다니.

 

 

염라대왕 : 둘 중 하나를 선택해라. 첫 번째, 1년을 같이 살다가 영영 헤어지는 것. 두 번째 1개월만 같이 살고 나머지 시간은 한 달에 한 번씩 15년 동안 만나는 것.

: 아니 잠깐. 겨우 염증 하나 생긴 것 가지고...

 

염라대왕 : 열을 셀 동안 대답 안 하면 선택권을 박탈하겠다.

: ,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염라대왕 : 하나, , .. 아홉...

: 으악! 알았어. 제발. 두 번째! 두 번째!

 

또르를 와락 껴안았다.

: 안 돼!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자. 에궁!

또르 : (숨이 막혀 눈에 흰 눈동자를 보이며) ! !

 

그러면서도 내 얼굴을 핥는다.

또르가 옆에 있으면 즐겁고 재미 있다.

에너지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