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찾지 못하는 남자】《방향감각이 없는 남자가 길을 잘못 들으면,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멘트는 오직 한 가지 뿐이다. “난 일렬로 늘어선 철탑을 따라 나 있는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는 것이 너무 좋아. 여유롭고 재미있잖아. 그치.”》〔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도로에 이정표가 있다고 해도 길 찾기가 만만한 것은 아니다.
남자들은 여자들에게 길 찾기에 필요한 유전자가 없다고 믿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남자들은 자신의 여자 친구나 아내가 쇼핑센터에서 뚜렷한 목적이나 방향도 없이 이리저리 이 가게 저 가게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지켜봐 왔고, 복잡한 도로에서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결혼생활이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것도 둘 중 한 사람이 “당신은 조수석에서 지도를 봐”라는 발언을 한 이후부터이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차 안에 엄청나게 큰 도로 지도를 가지고 다녔다.
도로 지도가 그렇게 크고 퍼덕거리는 종이 재질인 이유는 안전상의 문제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만약 지도가 대법전처럼 두꺼운 재질이었다면 운전석에 앉아 있는 남성이 조수석에 앉아 지도를 보는 여성에게 “거기 파란 줄은 도로야. 강이 아니고.”라고 말하는 순간, 날아오는 지도책에 맞아 정신을 잃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모든 남성이 길을 잘 찾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첨단 내비게이션이 “500미터 전방에서 좌회전 하십시오.”라고 말해도 그 말을 믿지 않고 그냥 지나쳐 버린다.
그러면 내비게이션은 다시 중얼거림을 반복한다.
“아까 했었어야 하는데. 바보! 바보! 바보!”
길을 잘못 들으면,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멘트는 오직 한 가지 뿐이다.
“난 일렬로 늘어선 철탑을 따라 나 있는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는 것이 너무 좋아. 여유롭고 재미있잖아. 그치.”
길 잘 찾기의 비결은 똑 같은 장소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는 일이다.
같은 길을 두 번 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 길이 원형이거나 누군가 옆에 앉은 여자의 핸드백으로 얻어맞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