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 3415

[이태원 언덕 위에 있는 ‘코리아노스 키친(Coreanos Kitchen)’에서 ‘마르가리따(margarita)’ 두 잔을 들이키다.]【윤경변호사】

[이태원 언덕 위에 있는 ‘코리아노스 키친(Coreanos Kitchen)’에서 ‘마르가리타(margarita)’ 두 잔을 들이키다.]【윤경변호사】 책을 읽다 창 밖을 보니 날씨가 너무 화창하다. 산책도 하고 시원한 ‘크래프트 비어(Craft Beer)’도 한 잔 마실 겸 ‘경리단길’로 나섰다. 말로만 듣던 경리단길은 처음 가본다. 한적하고 좁은 골목길에 맛있는 음식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다소 산만하고 어수선하다. 맛있는 음식점은 어디 숨었는지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리스 음식점 하나를 찾았는데, 작고 어두워 답답하다. 실망을 한 채 다시 돌아 나오는데 이태원길 입구 언덕 위에 근사한 식당이 하나 보인다. 올라가 보니 ‘코리아노스 키친(Coreanos Kitchen)’이라고 쓰여 있는 멕시칸 식당..

[인생을 후회하지 않고 사는 방법이 있을까?]【윤경변호사】

[인생을 후회하지 않고 사는 방법이 있을까?]【윤경변호사】 지금껏 살면서 가장 후회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고교 학창시절은 대학입시공부만 하다가 고통스럽게 지나갔다. 대학 들어와서는 사법시험 공부만에 매달렸다. 28살에 법관으로 임관 받아서는 소송기록더미에 파 묻혀 일에 치이며 살았다. 그저 ‘이 힘든 시간’이 지나가길 바라면서 열심히 일을 했다. 그 시간은 결국 지나갔지만, 어제와 같은 시간이 또 다시 오늘로 다가 왔다. 딴에는 최선을 다하는 건데도 그걸 알아주는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모든 일이 숙제처럼 하기 싫은 일이 되어 버렸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하루를 또 어떻게 버텨야 하나’하는 마음에 한숨이 나왔다. 그때 그렇게 힘들게 버틴 것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은 분명..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이다.]【윤경변호사】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이다.]【윤경변호사】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위험한 동물이 바로 인간이다. 강아지는 한결 같은 충성과 애정을 보인다. 하지만 제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항상 남의 것을 탐내는 동물, 남들이 고통스러워 하든 말든 나만 잘되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동물, 높은 지능을 이용해 남을 속이고 파괴하는 동물이 바로 사람이다. 친절하다가도 어느 순간 무섭게 돌변한다. 친구와 이웃의 등에 칼을 꽂기도 한다. 사람을 믿지 않고 의심하면 배반당할 일은 분명히 줄어 든다. 하지만 매일 누군가를 경계하고 의심하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게 될 것이다. 믿지 못하면 외로워진다.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거리낌 없이 단호하게 대답한다. ‘나는 사람을 믿는다’고. 정말 철저하고 완벽하게 믿는다...

팔로워 수천명의 법조계 SNS 오피니언 리더는?

팔로워 수천명의 법조계 SNS 오피니언 리더는? "페이스북은 참 묘한 매체다. 독백체로 글을 쓰지만 사실은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에게 건네는 말들이다. 방자와 향단이를 통해 대화를 주고받는 이도령과 춘향이 같다. '어쩐지 우울한 날이다…'라고 쓰면 저커버그(페이스북 최고경영자)씨가 열심히 이집 저집 다니며 '00님이 외롭다셔요. 놀아주세요' 또는 '00님이 섬세한 감정도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달라셔요'라며 말을 전한다. 똑똑똑. 똑똑똑. 방문을 두들기며." 현실에서 불가능하지만 SNS에선 가능 지난 2월 15일 문유석(46•사법연수원 26기)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이 글은 순식간에 5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좋아요' 버튼을 눌렀다.문 부장판사는 자신..

[열등감이 늘 나쁜 것만은 아니다.]【윤경변호사】

[열등감이 늘 나쁜 것만은 아니다.]【윤경변호사】 나는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부유한 집안이 아니어서 그 흔한 ‘유치원’이나 ‘피아노 학원’을 다닐 형편이 아니었다. 지금은 음악을 좋아함에도, 어린 성장기에는 그런 환경에 노출될 기회가 없었다. 그 남자 꼬마 아이는 자기가 제일 못 생겼다고 생각했고, 자신이 늘 부족하다고 여겼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점점 두려워 졌다. 그러다보니 반장이란 걸 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사람들은 나를 ‘B형 남자’로 착각한다. 나도 그런 ‘나쁜 남자’가 되어 보는 것이 소원이다. 난 소극적이고 소심한 ‘A’형 남자다. 어쩌다 사람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모두 깜짝 놀라곤 한다. “에이, 설마요? 항상 자신감 있어 보이고 말씀도 너무 잘 하시는데, 무슨 말씀..

[고독을 즐기면서도 혼자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윤경변호사】

[고독을 즐기면서도 혼자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윤경변호사】 난 홀로 있는 시간을 즐기는 편이다. 혼자서 음악을 듣고, 서재에서 홀로 독서를 하고, 이어폰을 끼고 눈을 감은 채 운동을 하고, 혼자 커피를 마시며 사색에 잠긴다.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면 인생의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홀로 있는 시간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바로 볼 수 있어 좋다. 외로움에 감사하고 그 고독감에 친절하게 귀를 기울이면, 내가 진정 그리워하고 바라는 것이 들린다. 고독이 엄습할 때 오히려 당당한 사람이 진짜 자신을 사랑하고 다른 이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다. 고독에 길들여지면 겁나는 게 없다. 중심이 잡히면 혼자 있어도 결코 외롭지 않다. 중심이 잡힌 사람은 자유롭다. ‘자유’란 자기를 살 줄 아는 사람..

[보잘 것 없는 인생을 아름답게 완성시키는 것은 결국 ‘사랑’이다.]【윤경변호사】

[보잘 것 없는 인생을 아름답게 완성시키는 것은 결국 ‘사랑’이다.]【윤경변호사】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음으로써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를 경험한다. 누군가를 목숨보다 사랑했던 경험은 이 세상에 ‘자신’을 초월한 어떤 가치가 있음을 느끼게 한다. 사랑에 빠졌을 때의 합치감과 시간이 정지된 느낌은 우리의 덧없고 짧은 인생에도 영원성이 있음을 깨닫게 한다. 유한한 삶에서 무한한 가치를 체험하게 하는 것, 그것은 바로 ‘사랑’이다. 사람들은 죽음이라는 숙명 앞에서도 삶에 불변의 가치와 무한한 의미가 있다고 믿으며 꿋꿋하게 살아간다. 나는 그 희망과 믿음이 ‘사랑’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고통과 역경이 내 삶을 지배할 때도 이에 맞서 싸울 가치가 있다고 만드는 것은 ‘사랑’이다. ..

[간섭과 명령을 싫어하는 사람의 생존 방식]【윤경변호사】

[간섭과 명령을 싫어하는 사람의 생존 방식]【윤경변호사】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거의 간섭이나 잔소리를 하지 않는 편이다. 나 역시 ‘청개구리 심보’가 있어 누구의 간섭이나, 명령 또는 지시를 받는 것을 좋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릴 적에는 뭘 하려다가 누가 시키면 갑자기 하기 싫고 ‘내가 하나 봐라’하면서 심술을 부리고 일부러 안 했다. 공부하려고 마음 먹고 있는데 “TV 그만 보고 공부해라”는 엄마의 말에 갑자기 공부할 맘이 사라지곤 했다. 우리 아이들도 이런 DNA를 물려 받았나 보다. 사람들마다 DNA가 다르듯이 자기만의 삶의 방식이 있다. 각자의 생존방식이 있는 것이다. 사실 부모나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잘 따라하는 ‘범생이’들도 주위에 많이 보인다. 고분고분하고 성격도 원만하며, 책임감 있고 ..

[겁에 질려 다리에 쥐가 나다.]【윤경변호사】

[겁에 질려 다리에 쥐가 나다.]【윤경변호사】 압구정 CGV로 영화(스파이 Spy, 2015)를 보러 갔다. 둘째에게 운전을 부탁하니 화들짝 놀란다. “수년째 장롱면허인거 몰라. 겁난단 말이야. 나중에 내 차 가지면 도로주행연수받고 운전할 거야. 사고 나면 어쩌려고 그래.” “네 차로 사고 나는 것보다 아빠 차로 사고 나는 것이 훨씬 더 좋지. 네 돈으로 수리비를 내는 것이 아니니 말야.” “아니 무슨 설득이 그래.” 아웅다웅 다투다가 결국 둘째가 운전대를 잡는다. 너무 긴장을 해서 다리가 저린단다. 나는 더 겁이 나고 긴장 되서 토할 뻔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으려고 허벅지를 꼬집었다. 놀이동산의 ‘자이로드롭(Gyro Drop)’보다 더 짜릿하다.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윤경변호사】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윤경변호사】 5월의 날씨가 너무 좋다. 전에는 ‘계절의 아름다움’을 그저 좋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자연과 계절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누리고 싶다. ‘살아 온 날’보다 ‘살아 갈 날’이 점점 줄어 들기 때문에 오는 ‘아쉬움’일까? 어릴 적에는 아무 할 일 없는 지내는 노인들을 보면 “무슨 재미로 이 세상을 살까?”하고 생각했다. 표정 없이 지친 얼굴 위에 깊이 패인 잔주름은 그들이 보낸 고된 세월과 시름, 무기력한 지루함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나이 든 지금, 그 생각은 틀렸다. 난 지금도 산다는 게 너무도 재미있고 흥미롭다. 나이 든다는 것은 그렇게 무섭고 슬픈 일이 아니다. 세월은 젊음을 앗아가지만, 그만큼의 다른 선물을 주기 때문이다. ..